인테리어 업체랑 대판 싸웠더니.. 집이 다 부서져있었어요

안녕하세요. 저희는 3년의 연애, 5년의 헤어짐 이후, 운명처럼 다시 만나 2년의 연애 끝에 처음 만난 지 10년째 되는 해에 결혼한 부부입니다.

처음 신혼집은 신랑이 살던 전셋집 빌라에서 시작했고 친정 부모님을 따라 이사하게 되면서 아파트를 매매하게 되었습니다. 구축이다 보니 올 수리를 해야 했는데 턴키로 맡겨도 결국에는 관여하게 되는 제 성격을 너무 잘 알아서 반셀프로 준비하다가 잦은 하자와 업자들과의 트러블로 인해 리얼 셀프로 집을 뜯어고치게 되었습니다.

일부 공정을 제외하고는 제 손으로 직접 하나하나 셀프로 작업하는 과정을 꼼꼼하게 담았으니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계시는 분들께 도움이 되는 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도면 & 공사계획

저희 집은 24평에 방 3개 2bay 구조인 아파트입니다. 전형적인 구축 아파트에요. 구조변경을 하기에는 큰 제약이 많은 아파트 구조라서 별도의 구조 변경은 하지 않았고 모든 공간을 넓어 보이고, 실용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 가구 배치를 미리 염두에 두고 인테리어 계획을 세웠습니다.

셀프 인테리어를 한 이유

셀프 인테리어를 결정한 가장 큰 이유는 비용 문제였어요. 턴키로 맡기면 편하겠지만 비용이 비싸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제가 하나하나 관여하게 될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처음부터 셀프 인테리어를 마음먹었습니다. 처음에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몰라서 최대한 많은 정보를 찾아서 기록했어요.

내가 하고자 하는 공정과 그것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느 정도는 그려지기 시작하면서 하나하나 결정해나갔습니다. 일부를 제외하고 리얼 셀프로 진행하게 된 이유는 작업자 운이 없었기 때문인데요, 유독 저는 전문가에게 돈을 주고 맡긴 공정들이 모두 크고 작은 하자가 있어서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았어요. 이럴 바엔 내 몸이 힘든 게 낫겠다 싶어서 셀프로 급 선회했습니다.

📋 셀프리모델링 내역
셀프철거(싱크대, 벽지, 몰딩, 확장방, 가벽 등) / 베란다 타일시공 / 주방 벽, 현관 타일 시공 / 세탁기 단올림 / 문턱 제거, 미장 / 문 리폼 / 문 손잡이 교체 / 무몰딩 시공 / 벽면 퍼티 작업 후 페인트 / 걸레받이 시공 / 베란다 페인트 시공, 벽단열 / 스위치, 콘센트, 전등 교체 / 이케아 주방, 가구장 조립

컨셉

인테리어를 시작하기 전에 '내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가?"를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게 좋아요. 예쁜 것도 중요하지만, 집은 무엇보다 불편함 없이 지내야 하니 취향과 함께 생활 패턴도 고려해서 구상하면 모든 것을 만족할 수 있는 집을 만들 수 있어요.

저는 심플하고 깔끔하면서도 개방감을 무척 중요하게 생각한답니다. 그래서 저희 집은 키큰 가구나 많은 소품 없이 미니멀한 공간으로 만들었습니다. 20평 대 아파트라서 넓어 보이는 효과를 내기 위해 화이트 톤에 주방만 우드 한 스푼을 넣었습니다.

철거부터 타일까지 직접 한땀 한땀 제 손목과 손가락을 갈아 넣어 만든 집인데요. 리얼 셀프로 어디까지 진행할수 있을까 궁금하시죠? 제가 셀프로 진행했던 과정을 기록해볼게요.

현관 Before

현관에서 화장실이 보이는 게 풍수지리 상 좋지 않다고 해서, 가벽을 계획했어요. 튀어나와 있는 신발장은 너무 투박해 철거하기로 했습니다.

셀프 철거를 하다 보니 일을 줄이기 위해서 무료 나눔으로 글을 올렸더니, 남자 두 분이 바로 오셔서 뚝딱 해체해서 가져가셨어요. 무료 나눔이 폐기물도 줄이고 셀프로 철거할 수 있는 꿀팁이에요.

현관 타일은 나눔으로 받아온 타일이라 처음에는 마음에 안 들었는데 지금은 저희 집에 포인트가 됐어요.

현관 After

저희 집은 계단식 아파트이기도 하고, 베란다 확장도 하지 않아서 중문이 있으면 거실이 좁고 답답해질 것 같아 중문을 설치하지 않았어요. 현관문에 가스켓을 재정비해서 추위나 소음에 크게 불편함 없이 잘 지내고 있어요.

벽은 예쁜 그림을 걸어놓기 위해서 비워뒀는데 못생긴 두꺼비집이 노출돼서 현재는 직접 그린 두꺼비집 가리개만 두고 사용하고 있습니다. 최대한 깔끔하고 깨끗하게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신발장은 맞춤으로 하려다가 아주 비슷한 사이즈의 기성장을 발견해서 넣었습니다. 신랑과 저 2명이서 사는 집이고, 미니멀라이프라 신발이 많이 없어 신발장을 크고 높게 넣지 않았어요. 추후에 신발이 많아지면 빈 공간에 추가로 신발장을 넣을 계획입니다. 신발장 위에는 사이즈에 맞게 재단된 합판을 올리고 작은 소품들을 배치했어요.

거실 Before

셀프로 공사하다 보니 작업 과정을 남기기가 참 어렵더라구요. 작업 전후 기록용으로 사진 한두 장 겨우 찍은 걸보며 인테리어 했던 기억을 되짚어 보고 있어요.

거실은 집에 들어오자마자 가장 잘 보이는 공간이라서 제일 많이 신경 쓴 공간이기도 해요. 저희 집은 무몰딩 시공을 해서 모든 면에 각을 잡아주기 위해 코너비드를 사용했습니다. 벽지 뜯는 것도 정말 힘들었는데, 퍼티 작업과 샌딩 작업이 훨씬 더 힘들었습니다.

모든 무몰딩 각에 집착하고 퍼티 후에 샌딩도 제일 신경 써서 했어요. 기존 콘크리트 면이 너무 안 좋아서 전체 풀퍼티만 3회 이상 해서 겨우 면을 잡았습니다.

TV는 별도의 매립이나 반매립과정 없이 벽걸이로 설치했고, 선이 지저분하게 나오는 게 싫어서 다이소에서 네트망 사다가 셀프로 정리해서 TV 뒤로 숨겼습니다.

거실 After

하얗고 하얀 우리 집. 무몰딩 각 하나하나에 집착한 덕분에 셀프지만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나온 것 같아요.

낮은 신발장을 두고 상부장 없는 주방을 시공하면서 24평 구축 아파트를 최대한 넓어 보이려고 개방감을 주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어요. 무몰딩 시공과 웜톤 페인트, 그리고 밝은색의 타일 무늬 장판을 시공해서 넓어 보이는 효과를 주었습니다.

특히 무몰딩, 무문선, 민자문으로 최대한 집을 간결하게 보일 수 있도록 밑 작업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어요. 도배가 아닌 모든 벽과 천장을 페인트 시공을 했는데요. USG 코너비드를 사용해서 꼼꼼하게 모든 면의 각을 살리면서 하자 없는 칼각으로 딱 맞는 무몰딩과 무문선을 시공했어요.

로봇청소기가 쉽게 청소할 수 있는 집을 만들고 싶어서, 바닥에는 가구나 소품을 배치하지 않았습니다. 무걸레받이도 시공하고 싶었지만, 걸레받이는 기능상 필요할 것 같아서 제일 낮은 3cm pvc 화이트 래핑 된 걸레받이를 셀프로 시공했습니다. 확실히 걸레받이 높이가 낮아진 것만으로도 집이 훨씬 세련되어 보이더라구요.

스위치는 르그랑 엑셀 3구 스위치를 사용해서 포인트를 주었어요.

거실에는 요상한 우물천장이 있었는데요. 별도의 평탄화는 하지 않고 몰딩만 제거하고 면 작업을 했어요. 실링팬과 다운라이트를 시공하니 꼭 천장을 평탄화하지 않아도 포인트가 되서 만족하고 있습니다. 저희 집은 앞뒤로 큰 건물이 없어서 모든 베란다에서 개방감을 느낄 수 있어요. 그래서 거실에도 커튼이나 블라인드를 시공하지 않고 지금 상태로 지내고 있습니다.

집에 처음 이사 왔을 때는 신랑이 실링팬을 반대해서 거실에 버블 램프를 달았는데, 기존에 사용하던 작은 벽걸이 에어컨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기능성을 높이기 위해 실링팬을 추가로 설치했어요.

SOVE 제품으로 가격도 저렴하면서 기능도 좋고 천장에 보강이 되어있는 상태라서 실링팬만 구매해서 셀프로 시공했습니다. 지금은 신랑이 실링팬을 너무 애용하며 잘 사용하고 있어요. 구축이라 천고가 2300이어서 실링팬을 할지 말지 많은 고민을 했는데 하길 너무 잘했어요.

주방 Before

구축 아파트에 비해서 생각보다 싱크대가 깨끗해 처음에는 리폼하려고 했으나, 생각보다 너무 낮았고 상부장이 없는 주방을 원해서 결국 전체를 교체했습니다.

비용 절감을 위해서 싱크대도 전부 셀프로 철거했어요. 상부장만 없애도 개방감이 훨씬 좋죠? 답답한 걸 싫어하고 주방 물건이 많은 편이 아니라서 과감하게 없앴고 지금도 매우 만족하고 있습니다.

벽타일은 욕실 철거 시 같이 철거하기로 업자와 합의했는데, 현장에서 말을 바꾸는 바람에 결국 주방 벽타일도 셀프로 철거하게 되었어요. 시멘트 떠붙임이라 뿌레카 작업을 해야 했는데 태어나서 처음 만져보는 뿌레카는 너무 무겁고 이 작업이 정말 너무 힘들었습니다.

타일 작업은 타일러에게 견적 당시부터 전부 예약했는데, 욕실 타일 시공부터 많은 하자가 있어서 뒤에 있던 타일 공정은 전부 취소하고 주방 타일도 셀프로 작업하게 되었습니다.

이케아 주방 시공

이케아 싱크대에 가장 큰 장점은 내가 원하는 대로 구상할 수 있다는 건데요. 저는 부족한 수납을 채우기 위해서 하부장을 모두 서랍형으로 구성하고, 사진 속 구상과는 다르게 장 4개에 속서랍을 포함해 서랍 10개로 구상되어 있습니다.

ㄱ자나 ㄷ자 대면형 주방을 만들고 싶었지만, 집 구조상 어려웠고 기존대로 3M 일자형 주방으로 했습니다.

셀프 인테리어답게 이케아 싱크대는 전부 셀프로 조립했고 인조 대리석 시공만 전문가 분께 의뢰하였습니다.

주방 After

처음 구상처럼 화이트에 우드 한 스푼이 완성됐어요. 하부장 앞판은 이케아 프뢰예레드 제품으로 너무 어둡지 않고, 밝은 우드 톤이라서 마음에 들어요. 인조 대리석은 하부장 우드 톤에 맞춰서 가장 잘 어울리는 롯데스타론 인조대리석 아스펜어반화이트, 12t로 뒷턱없이 시공했습니다.

싱크대 위에는 최대한 아무것도 올려놓지 않으려고 해서 조리기구도 모두 서랍에 수납하고 있습니다. 고무장갑도 우드톤에 맞추었어요. 주방은 요리하는 공간이라 주백색 3인치 다운라이트로 시공했습니다.

타일 시공 디테일

타일도 정말 고민이 많았는데, 화이트 톤 주방에 우드 한 스푼 컨셉이라서 우드에 어울리는 아기자기한 타일로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150각 정사각 무광 타일을 교차로 시공했어요. 작은 타일이다 보니 벽면 가득 시공하면 오히려 답답할 것 같아서 절반만 시공하고, 나머지 벽면은 핸디코트 작업 후에 페인트로 마감했습니다.

무광 타일에 페인트 마감이라 오염 고민이 많았어요. 1년 넘게 사용해 본 결과, 타일 표면은 맨질맨질해서 청소가 잘 되고 타일 벽면 위까지 오염이 되는 일은 거의 없어서 현재도 깨끗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타일 끝에는 코너비드를 사용해서 타일 단면을 가려줘야 하지만 별도의 코너비드 없이 타일 단면을 퍼티로 채워주고 단면까지 페인트로 시공했습니다.

무광 화이트 타일과 하부장의 우드 톤을 맞추기 위해서 메지 색상은 밤부색으로 골랐어요. 제가 시공할 당시 새로 나온 색상이라 후기가 없었지만, 잘 어울릴 거라 생각하고 시공 했어요. 실제로 보면 옅은 브라운색상이랍니다.

다이닝룸 Before

방 3개 중에 주방에 있는 방은 정말 작았어요. 기존에 집주인 분들도 여닫이문을 제거하고, 냉장고 두 대를 두고 사용하고 계셨더라구요. 저는 이 공간이 방으로서 기능이 없다고 판단되어 벽체를 철거해서 터버리기로 결정했습니다.

설계 도면을 확인하니 벽이 가변형 벽체로 이루어져 있어서 별도의 행위허가 신고 없이 철거할 수 있었습니다. 일반 벽이었다면, 내력벽인지 비내력벽인지에 따라서 철거 여부가 달라지고 비내력벽이라면 행위허가를 통해서 철거하고 확장할 수 있습니다. 반드시 미리 확인하시길 바래요.

새로운 공간으로 꾸미면서 이 못생긴 창문을 없애고 야외 뷰를 보기 위해서 픽스창으로 시공하기로 마음먹었는데, 제작해 주는 업체가 많이 없었고 따로 이 픽스창만 제작하려고 하니 비용이 많이 들더라구요.

샷시(새시) 올교체를 하면서 제 얘기를 가장 잘 들어주시고 반영해 주신 업체와 제가 원하던 픽스창으로 변신시켰어요. 에프터에서 기대해 주세요!

다이닝룸도 철거를 직접 했어요. 집안에 문턱도 전부 셀프로 제거 후 셀프 미장해주었습니다. 벽은 벽지를 한 톨도 없이 제거한 다음 바로 퍼티 작업을 하고 페인트로 마감했어요.

벽지 뜯는 게 정말 너무 힘들었습니다.. 누군가 저와 같은 방법으로 인테리어를 한다고 하시면 뜯어말리고 싶지만 힘들었지만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고 말하고 싶어요.

창문은 픽스창으로 시공하고 난 후 무몰딩 각을 위해서 목공작업이 추가되었습니다. 목공은 시간이 없어서 목수분을 초빙했는데 마감퀄리티가 너무 별로여서 셀프로 할걸 그랬다는 후회가 남는 공정이었어요.

목공 작업을 하고 난 이후에 페인트 작업을 하기 위해서 밑 작업을 해줘야 하는데요. 1차 줄 퍼티, 2차 퍼티, 3차풀 퍼티 까지 총 3번 이상의 퍼티 작업이 제대로 완료되어야 매끈하고 반질반질한 벽을 만날 수 있습니다.

손목과 손가락을 갈아 넣어서 열심히 작업하다 보면 이렇게 뽀얗고 예쁜 벽을 만나게 돼요. 조명까지 설치하고 나서 얼마나 감격스러웠는지 모르겠어요. 내 손으로 만들어가는 집이라 더더욱 그랬던 것 같아요.

다이닝룸 After

저희 집에서 가장 많이 바뀌고 가장 애정 하는 공간이에요. 예쁜 소품보다는 하얀 빈 벽을 선호해서 많은 소품을 두기보다는 깔끔한 상태로 사용하는 편입니다.

다이닝룸에는 별도의 냉장고장과 수납장을 시공하지 않고 2도어 냉장고와 이케아 요세프 장을 두었는데요. 333L의 비스포크 2도어 냉장고가 작을까 봐 걱정을 많이 했는데 2인 가구이고 음식을 자주 해먹으면서 냉장고를 주기적으로 비워주기 때문에 크게 불편하지 않더라구요.

집들이를 마치며

셀프로 공사하다 보니 일부 공정이 마무리가 안되어서 이사 후 1년만에 집들이를 했어요. 집들이 음식도 직접 하나하나 만들고 만족스러운 집들이였답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내집마련을 해서 한껏 들뜬 마음으로 집을 고칠 생각을 하면서 하고 싶은 건 많은데 예산이 문제였고, 작업자를 만나는 운이 없어서 리얼 셀프로 집을 뜯어 고치게 됐지만 오히려 하고 싶은 걸 셀프로 모두 구현해내서 전화위복이라고 생각해요.

심플하고 간결하면서도 깔끔한 걸 원하는 제 성격하고 너무 잘 맞는 집으로 만들었고, 공사과정은 힘들었지만 셀프로 공사하고 나니 집 구석구석 전부 저의 손길이 닿아있어서 집의 모든 곳이 예뻐 보이더라구요. 예쁘게 꾸며둔 공간에서 좋아하는 것을 하며 시간을 보낼 때가 가장 행복하답니다.

인테리어를 셀프로 진행하게 된 경험으로, 지금은 직업을 바꾸어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계시는 분들께 컨설팅을 해드리고 있어요. 더불어 미니멀리즘을 실천하며 인테리어와 함께할 수 있는 정리전문가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좋아하는 것들로 조금씩 채워져 가고 있는 저희 집 이야기는 블로그와 인스타에서 더 많이 보실 수 있답니다. 저와 비슷한 취향을 가지고 있고, 비슷한 인테리어 고민을 하고 계신 분들께 도움이 되는 글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다들 예쁜 집에서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