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9 앵커직, 'KBS 사장 지망생' 자리로 전락했다"

이명선 기자 2024. 10. 2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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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방송공사(KBS) 기자들이 박장범 <뉴스9> 앵커가 차기 사장 후보자로 결정되자 크게 반발하고 있다.

KBS 50기 취재·촬영기자들은 25일 '우리는 박장범 사장 후보자를 거부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성명을 내고 "지난 1년간 KBS 뉴스는 공정했나"라고 물은 뒤 "현직 앵커인 당신이 사장직에 지원하면서, 현장 기자들이 땀 흘려 취재한 결과물을 전달하는 <뉴스9> 앵커직이 '사장 지망생' 자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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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기자들, 줄줄이 반대 성명…"용산만 바라보는 사장 후보자, 자격 미달"

한국방송공사(KBS) 기자들이 박장범 <뉴스9> 앵커가 차기 사장 후보자로 결정되자 크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젊은 기자들은 "<뉴스9> 앵커직이 '사장 지망생' 자리로 전락"했다며 박 앵커에게 사장 후보직과 앵커 자리에서 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KBS 50기 취재·촬영기자들은 25일 '우리는 박장범 사장 후보자를 거부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성명을 내고 "지난 1년간 KBS 뉴스는 공정했나"라고 물은 뒤 "현직 앵커인 당신이 사장직에 지원하면서, 현장 기자들이 땀 흘려 취재한 결과물을 전달하는 <뉴스9> 앵커직이 '사장 지망생' 자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50기는 또 "박 앵커가 말하는 '중립성'이란 무엇인가"라며 "우리에게는 이 말이, 사장이 되면 지금보다 더 용산 입맛에 맞는 보도만 하겠다는 선언으로 들린다"고 했다. 이어 "참사를 추모하는 스티커 하나 용인하지 못하던 회사가, 용산의 줄을 탄 앵커의 사장 도전은 너무도 쉽게 용인하고 있다"며 "시청자 눈에 KBS는 치열하게 취재하고 감시하는 언론이 아닌, 치열하게 줄 서고 눈치 보는 언론으로만 비칠까 두렵다"고 했다.

50기는 "앵커가 뉴스를 사유화해 사장 자리를 얻어내는 사이, 우리는 현장에서 부끄러움을 견디는 법을 배워야 했다", "뉴스 가치를 따지기보다 데스크 입맛에 맞을지를 먼저 가늠하고 있다"며 "공영방송의 가치가 훼손되는 모습을 더는 보고 싶지 않다. 박 앵커는 후보직과 앵커 자리에서 책임지고 물러나라"고 했다.

▲ 윤석열 대통령과 박장범 KBS 앵커. 사진은 지난 2월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진행된 '특별대담 대통령실을 가다'의 한 장면이다. ⓒ연합뉴스

45기 취재·촬영기자들도 전날 성명을 내고 박 후보자의 즉각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은 "박 후보자의 사장 후보자 지명으로, KBS의 신뢰도는 또 한 번 곤두박질쳤다"며 "부끄럽고 참담하다"고 했다.

45기는 박 앵커를 향해 "그저 용산만 바라보는 후보자는 그야말로 '자격 미달'"이라며 "물러나라. 후배로서, 직원으로서, 공영방송인으로서 간곡히 부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박 후보자를 인정할 수 없다. 이제 더는 지켜보지만은 않겠다"고 덧붙였다.

KBS 기자협회도 같은 날 성명을 내고 "박 앵커를 사장 후보자로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앞으로 박 앵커가 사장으로 취임한다면 그 이름 앞에는 영원히 '파우치'라는 단어가 따라다닐 수밖에 없다. 어떤 뉴스를 만들어도, 어떤 프로그램을 방송해도 용산과의 관계가 주홍글씨처럼 따라다닐 것"이라며 "공영방송 KBS와 그 구성원들이 왜 이런 오욕을 감당해야 하는가? 왜 부끄러움은 현장 기자들의 몫인가?"라고 반문했다.

KBS 이사회는 지난 23일 박 앵커를 차기 사장 후보자로 결정했다. 박 앵커는 1994년 2월 KBS 공채 20기로 입사했으며 지난해 11월부터 KBS 메인 앵커를 맡고 있다. 그는 지난 2월 윤석열 대통령과의 신년대담에서 김건희 전 코바나컨텐츠 대표가 받은 '명품 가방'을 "이른바 파우치, 외국 회사에서 만든 조그마한 백"이라고 표현해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그는 이번 사장 후보자 면접에서도 "수입산 사치품을 왜 명품이라고 불러야 하는지, 그건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선 기자(overview@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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