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추천 여행지

한여름의 설악산에도 유독 고요가 오래 머무는 곳이 있다. 거센 폭포수 소리 대신 잔잔하게 흐르는 물결이 귓가를 스치고 발목까지 스며드는 차가운 계곡물이 한낮의 열기를 단번에 가라앉힌다.
물줄기는 폭이 넓고 흐름이 완만해 처음 찾는 이들도 편안하게 걸음을 옮길 수 있다. 부드러운 산세와 길게 이어진 물길 사이에는 오래된 고찰이 자리해 이곳의 풍경에 깊이를 더한다.
바로 ‘백담사’로, 근현대사의 한 장면을 남긴 만해 한용운이 머물렀던 곳이다. ‘백담’이라는 이름은 물이 고여 깊이를 이루는 웅덩이가 백 개나 된다는 뜻에서 비롯됐다고 전해진다.
여름 햇살이 바위 위를 비추면 계곡 물빛은 더 맑아지고 조약돌 사이로 흐르는 시원한 물에 발을 담그는 순간 더위가 사라진다.

이곳에서 출발해 수렴동 계곡과 마등령을 지나 외설악으로 이어지는 길은 하루 종일 걷는 긴 여정이지만, 마등령 정상에서 맞이하는 공룡능선의 장엄한 풍경은 그 시간을 잊게 만든다.
지금부터 내설악의 품속에 숨겨진 백담계곡의 매력을 자세히 들여다보자.
백담계곡
“무료입장·연중무휴, 8km 완만한 계곡길과 역사 품은 고찰이 있는 강원 여행지”

강원특별자치도 인제군 북면 백담로 150에 위치한 ‘백담계곡’은 백담사에서 용대리에 이르는 약 8km 구간을 말한다. 이 구간에는 차도가 나 있지만 일반 차량의 통행은 금지돼 있어 보행자나 셔틀버스만 이용할 수 있다.
계곡은 설악산 최고봉인 대청봉과 마등령을 잇는 능선을 중심으로 한 내설악 서부에 자리하며 선녀탕, 백담, 수렴동, 가야동, 백운동 계곡 등과 함께 내설악을 대표하는 주요 하천 경관을 형성한다.
백담계곡은 시냇물처럼 폭이 넓고 길이가 길어 다른 계곡에 비해 완만한 형태를 띤다. 깊이는 발목에서 무릎 중간 정도로 얕아 어린이와 노약자도 안전하게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바닥에는 깨끗한 암반과 둥근 조약돌이 깔려 있으며 흐르는 물은 맑고 투명하다. 계곡을 둘러싼 울창한 숲과 완만한 산세가 어우러져 여름철 시원하고 차분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백담’이라는 지명은 이곳에 100개의 담, 즉 물이 고인 깊은 웅덩이가 있다는 데서 유래했다. 계곡 중심부에는 백담사가 위치하며 이 절은 근현대사의 중요한 인물인 만해 한용운이 머물렀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계곡을 찾는 이들은 백담사를 둘러보며 자연경관과 함께 역사적인 의미를 느낄 수 있다.
백담계곡에서 상류로 올라가면 수렴동 계곡이 이어진다. 수렴동은 크고 작은 폭포와 소, 기암괴석이 조화를 이루는 경관이 특징으로, 내설악의 또 다른 절경으로 손꼽힌다.
맑은 물이 바위를 타고 흐르며 만든 작은 소들은 한여름에도 차가운 수온을 유지해 발을 담그면 즉시 서늘함이 전해진다.
더 긴 여정을 계획한다면 백담계곡에서 수렴동, 마등령을 거쳐 외설악으로 향하는 등산로를 선택할 수 있다.

이 코스는 새벽에 출발해 저녁 무렵 설악동에 도착하는 장거리 산행이며 마등령 정상에서는 칼날 같은 공룡능선을 조망할 수 있다. 능선의 굴곡과 바위의 절리, 주변 산세가 어우러져 웅장한 풍경을 이룬다.
백담계곡은 여름철에도 혼잡하지 않고 계곡 특유의 완만한 지형 덕분에 가벼운 산책이나 물놀이를 즐기기에 적합하다.
이용 시간은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며 연중무휴로 개방된다. 입장료는 무료이나, 일반 차량 주차는 불가능하므로 인근 주차장에서 셔틀버스를 이용해야 한다.
한여름에도 시원하고 평탄한 물가를 따라 걷고, 역사와 절경을 함께 만날 수 있는 백담계곡으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