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페인 정부가 현지에 동박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인 일진머티리얼즈에 250억원 규모의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일진머티리얼즈는 국내 소재사 중 최초로 스페인에 유럽 전기차 허브를 구축하는 대형 프로젝트에 포함됐다. 일진머티리얼즈는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한 현지 생산기지로 스페인을 낙점했다.
일진머티리얼즈는 14일 유럽법인인 'IMS Technology Europe(이하 IMS)'가 스페인 정부로부터 250억원의 현금 인센티브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IMS는 올해 12월 200억원을, 이듬해 50억원을 지원받는다.
IMS는 스페인 카탈루냐주에 총 5000억원을 투입해 연산 3만톤 규모의 동박 공장을 건설한다. 상업가동 시기는 2024년으로 예정돼 있다. 스페인 정부는 일진머티리얼즈의 동박 공장을 유치하기 위해 15만평 규모의 태양광발전소 인근 부지를 무상 제공하기로 했다.
동박을 생산하려면 구리를 황산에 녹여 전기분해한 후 드럼에 전착시켜 생산하는데, 생산과정에 막대한 전력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스페인 정부는 일진머티리얼즈가 동박 생산원가를 낮출 수 있게 발전소 인근에 공장을 건설할 수 있게 지원했다. 발전소와 공장 간 거리가 500m 이하일 때 송전료 비용을 면제받을 수 있다.
일진머티리얼즈는 스페인 정부의 현금 인센티브와 공장 부지 제공 등으로 현지 생산 원가를 크게 낮출 수 있게 됐다. 스페인 정부가 일진머티리얼즈에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운 건 현지에 전기차 및 배터리 밸류체인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EU는 유럽 국가의 배터리 내재화를 위해 현지 기업에 다양한 투자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EU는 스페인에 공적자금지원 프로젝트(Next Generation EU) 명목으로 700억유로(약 95조원)를, 페르테(Perte)를 통해 배터리 및 관련 기업을 대상으로 30억유로(4조837억원)의 지원금을 책정했다.
배터리는 스웨덴 노스볼트(Northvolt) 등 EU의 회원국에 속한 기업이 직접 생산하도록 하고, 소재는 아시아 국가로부터 조달받는게 EU가 그린 배터리 내재화 전략이다. 이를 통해 EU 내 제조업을 육성하도록 하는 것이다. 실제 노스볼트는 폭스바겐과 볼보, BMW 등에 납품할 계획이다. 노스볼트는 지난 7일(현지시간) 볼보와 조인트벤처를 설립, 스웨덴 예텐보리에 기가팩토리를 건설하기로 했다.

이렇듯 EU는 배터리 내재화를 위해 생산기지를 유치하고 있고, 일진머티리얼즈는 스페인 정부로부터 인센티브를 제공받게 됐다. IMS가 받게 될 인센티브 또한 EU가 책정한 Perte 예산의 일부이다. 일진머티리얼즈는 국내 전지 소재사 중 최초로 폭스바겐그룹이 스페인에 구축 중인 프로젝트(Future: Fast Forward)에 포함됐다.
일진머티리얼즈가 유럽 자동차 메이커의 밸류체인에 포함된 만큼 향후 납품사를 확대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특히 롯데케미칼은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를 추진 중인 만큼 롯데그룹의 배터리 소재 포트폴리오인 분리막과 양극박, 전해액 첨가제 등의 시장 확대도 기대된다.
양점식 일진머티리얼즈 대표는 “이번 투자금은 친환경 전기자동차의 핵심 시장 유럽에 경쟁력 있는 생산거점을 건설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며 추가적으로 2023년 Regional AID(지방정부 투자 보조금) 유치도 준비하고 있다” 며 “스페인 공장에서는 RE100을 충족시키는 100% 친환경 에너지로 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롯데케미칼은 일진머티리얼즈의 경영권 및 최대주주 지분 인수를 위해 지난달 본계약을 체결했다. 인수금액은 2조7000억원으로 이중 약 1조7000억원을 금융시장에서 조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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