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박지원 인스타그램
패딩이 더워지기 시작한 순간, 박지원은 오히려 패딩을 꺼내들었다. 어깨에 무심하게 걸친 브라운 패딩, 그리고 그 아래 드러난 화이트 티셔츠. 단순한 조합이지만 시선은 자꾸만 그녀를 따라간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개된 박지원의 셀카는 그런 아이러니한 계절감 위에 놓인 스타일링의 정점을 보여준다.
사진 속 박지원은 “패딩은 덥다”는 듯, 패딩을 완전히 걸치지 않고 흘러내리게 연출했다. 계절이 바뀌는 순간의 어정쩡함을 스타일로 포착한 듯한 무드. 따뜻해진 날씨와 겨울 아이템이 겹치는 아이러니가 오히려 시크하게 다가온다. 어깨 위로 내려앉은 패딩은 계절을 역행하는 듯하면서도 이상하게 자연스럽다.
그녀가 선택한 브라운 패딩은 묵직한 겨울의 잔상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박지원의 표정은 그에 반해 한없이 가볍고 부드럽다. 긴 머리카락 사이로 보이는 미소는 따스한 봄볕 아래에서 피어나는 꽃처럼 산뜻하다. 화이트 티셔츠와 브라운 패딩이라는 단순한 조합이, 오히려 세련된 계절 혼합의 룩으로 완성된다.
두 번째 셀카에서는 거울 앞에 선 박지원의 쿨한 분위기가 포착된다. 살짝 부은 입술, 정면을 바라보는 눈빛, 그리고 캐릭터로 가득한 휴대폰 케이스. 귀여움과 차분함, 그 사이를 자유롭게 오가는 그녀의 감정선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어떤 연출도 없는 듯한 자연스러움 속에서 스타일은 더 강하게 빛난다.
이제는 겨울 아우터도 봄의 일부가 되는 계절이다. 패딩을 입을 이유가 점점 줄어들수록, 패딩을 입은 사람이 더 눈에 띈다. 더워 보이지만 멋있다. 불필요해 보이지만 오히려 스타일의 중심이 된다. 박지원은 그 경계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계절의 전환점을 패션으로 해석하는 방법, 그녀는 이미 알고 있는 듯했다.
화이트 티셔츠의 깨끗함과 브라운 패딩의 묵직함은, 따뜻함과 시원함 사이의 줄다리기 같다. 여기에 헤어스타일 역시 한 올의 과장 없이 내추럴하게 흐른다. 뭘 더하지 않아도 스타일이 되는 사람. 박지원은 그런 사람이다.
/사진=박지원 인스타그램
그녀가 서 있는 배경은 단출하다. 금속 행거와 하얀 벽, 그 안에 단정하게 서 있는 그녀가 만들어내는 감각적 긴장감이 사진을 완성시킨다. 화려한 공간보다, 평범한 일상에서 더 강한 인상을 남기는 사람. 그래서 박지원의 사진은 한 번 본 사람의 기억 속에 오래 남는다.
요즘 박지원은 따로 설명하지 않는다. 대신 계절을, 기분을, 분위기를 그대로 입는다. 그렇게 계절의 경계 위를 걷는 듯한 사진 한 장이, 많은 이들에게 작은 자극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