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컬쳐]헐크가 '샤라웃'한 흑요석 작가, '드롭박스' 쓰는 이유<하>

국내 대표 작가 중 한 사람인 김영하 씨가 한 방송에서 '소설 쓰기에서 제일 중요한 것 중 하나'로 꼽은 요소가 있다. 바로 '백업(저장하기)'이다. '흑요석' 우나영 작가 또한 10여년 동안 전 세계로 출장을 다니며 드롭박스의 동기화 기능을 적극 활용해 작업을 날리지 않도록 영상 및 포토샵(PSD) 파일 히스토리를 축적하고 있다.

동화 '개구리 왕자'를 재해석한 작품. (사진=흑요석)

우나영 작가는 '한복 입은 앨리스'를 비롯한 '한복 입은 서양동화' 시리즈로 세계인의 주목을 받았다. 어릴 적 좋아했던 디즈니 공주들과 한국의 전래 동화에 디지털 기술로 동양화 느낌을 입히는 것이 우 작가의 특징이다.

동양화를 전공한 우나영 작가는 대학교 졸업 후 픽셀 아트 애니메이터로 게임 회사에 취업했다. 게임 업계가 도트 픽셀을 포함한 2D에서 3D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들어서자, 홀로서기를 결심하고 원화가로서의 정체성과 자신의 강점을 살려 동양화를 재해석한 시도였다.

우나영 작가는 2019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부터 '한복사랑 감사장'을 받았다. 한복을 해외에 알리며 한복 생활화에 힘쓴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우 작가는 그의 작품을 보고 한국계 미국인 여성으로부터 "자신의 딸에게는 인종에 상관없이 마음껏 상상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 마음먹었다"는 편지를 소개하며, "좋아서 시작한 일이지만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무감을 가진다"고 전했다.

이어 우나영 작가는 '피겨 여왕' 김연아 선수를 '샤라웃(shout out, 감사하거나 칭찬하기 위해 사람이나 사물을 언급하는 것)'하며, "한국 문화의 위상을 높이고 있는 주요 인물들에게 한복을 입혀서 그려보고 싶다"고 한국 문화를 지속적으로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러브콜 많아져…'김연아 선수' 컬래버 하고파"

다음은 흑요석 작가가 전하는 드롭박스 이용 후기, 그리고 한국 대표 일러스트레이터로서의 소감을 일문일답으로 정리한 내용.

Q. 드롭박스를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이유가 있다면?

A.업력 초기부터 약 10여년 간 드롭박스를 사용하며 콘텐츠를 간편하게 공유하고 협업을 진행해왔다. 클라이언트와 파일을 안전하게 공유하고 해당 파일의 노출을 추적할 수 있다. 더불어 댓글 기능은 여러 차례 수정이 이뤄지는 동안 피드백을 주고받는 데 유용하다.

드롭박스 사인(Dropbox Sign)으로 전 세계의 고객과 계약서를 전송한다. 무엇보다 툴이 직관적이어서 사용 방법을 잘 모르는 클라이언트에게도 설명하기 아주 쉽다. 빠른 동기화 기능 덕분에 다양한 기기에서 언제 어디서든 안정적으로 작업할 수 있으며, 파일을 자동 저장 및 실시간 백업해 버전 히스토리를 관리할 수 있다는 점이 매우 만족스러웠다.

Q. 크리에이터로서 드롭박스의 백업 기능에 대해 소개한다면?

A.드롭박스는 파일 변경 내용을 자동으로 저장하며 히스토리 관리는 물론 복구까지 지원한다. 업계가 블루스크린이나 프로그램 중단, 하드드라이브 손상 등에 너무나도 취약하다. 더군다나 파일의 용량이 크고 작업이 많아질수록 필연적으로 크래시(저장 시 충돌 에러) 확률이 높아진다.

파일 자체가 망가진 채로 저장되면 손쓸 방법이 없는데, 드롭박스는 버전 히스토리를 관리할 수 있게 해서 수시로 세이브 버튼을 누르는 스트레스를 덜었다. 완전히 복구는 안 되더라도 5분 단위로 자동 저장되도록 설정했을 때와 2시간 작업을 한꺼번에 날린 것은 아무래도 차이가 크다. 작업 한 건당 한두 번 정도는 이 기능으로 파일을 구한다.

Q. 협력툴로 드롭박스를 이용할 때의 장점은?

A.'복제'라는 이슈는 크리에이터에게는 정말 크리티컬한(중대한) 이슈다. 드롭박스는 이에 대한 걱정을 덜어준다. 불법 복제에 자주 당해서 파일 원본 공유가 조심스럽고 링크를 사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드롭박스로 자료를 공유하면 비밀번호 설정도 가능하고, 접속 이력을 직접 확인할 수 있어 한결 안심된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재해석한 작품. (사진=흑요석)

Q. 한국하면 떠오르는 일러스트레이터가 된 소감은 어떠한가?

A. 그렇게 말씀 주셔서 감사하다. 오랫동안 좋아해 온 디즈니와 협업하게 됐을 땐 말할 나위 없이 기뻤다. 마블과의 협업 또한 전 세계 많은 분의 관심을 받아 매우 영광스러우면서도, 제 그림을 통해 한복을 알게 됐거나 관심 갖게 되신 분들을 보면 책임감을 느끼게 된다. 실제로 저에게 한복에 대한 질문을 하시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이제는 한복을 그리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한복에 대해 정확하게 알리는 역할도 저의 숙제인 것 같아서 더 사명감을 가지고 즐겁게 작업에 임하고 있다.

Q. 디자인 업계에서도 한복이나 한국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짐을 체감하는지?

A.제가 한복을 그리기 시작할 때만 해도 일러스트 업계에서 한복 일러스트를 그리는 분들이 많지 않았다. 요즘은 한복과 전통문화를 소재로 그림을 그리는 분들이 많이 보이며, 감사하게도 제 영향을 받아 한복과 한국적인 그림을 그리게 됐다고 말씀주시는 분들도 있다.

특히 마블코믹스에서 배리언트 커버 작업(다양한 아티스트들의 그림을 사용한 특별 한정 표지) 당시 스파이더맨에게 한복을 입혀 달라는 요청을 받았을 때 한국과 한국 문화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이 정말 커졌다는 것을 실감했다. 개인적으로는 주일본 한국문화원과 주브라질 한국문화원에서 주최하는 전시를 진행하기도 했고, 해외 여러 국가에서 전시하자는 러브콜들이 들어오고 있다. 세계 각국의 관객분들과 작품은 물론 한복에 대해서 소통하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

Q. 특히 해외 기업에서 흑요석 작가와 한복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A.아무래도 서양 동화의 캐릭터들에게 한복을 입혀서 재해석한 독창적인 시선과 표현이 주효했다고 생각한다. 기존에 익숙했던 동화라는 소재에 한복을 입혀 새롭게 보여주면서도 한눈에 어떤 캐릭터인지 알 수 있게 표현한다는 점이 핵심이다.

디즈니나 마블의 여러 협업 작업들 중에서도 특히 영화나 코믹 캐릭터의 성격을 조선시대의 여러 계급과 매칭하거나 풍속도 또는 민화와 접목해 작업했던 것들이 많은 인기를 얻었다. 인물이나 소품들이 원작과 비교해 어떻게 한국적으로 바뀌었는지 비교해보는 재미도 있고, 한복이나 한국 소품의 색·질감·분위기가 만들어내는 아름다움에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는 것 같다.

Q. 앞으로 해보고 싶은 작업이 있다면?

A.김연아 선수와 같이 한국 문화의 위상을 높이고 있는 주요 인물들에게 한복을 입혀서 그려보고 싶다.

몇 년 전 한국계 미국인 여성에게서 편지 한 통을 받았다. 그는 어린 시절 분장 놀이를 매우 좋아했지만 어느 순간 자신이 다른 인종임을 깨닫고 분장 놀이를 그만뒀다고 했다. 하지만 제 작품을 보고 자신의 딸 만큼은 삶을 마음껏 상상하고 그려 나갈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을 다짐했다고 썼다.

제가 좋아서 이 일을 시작했지만,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사실을 알게 될 때마다 크나큰 감동과 감사함을 느낀다. 그래서 이제부터는 좀 더 의무감을 갖고 작품 활동을 하려고 한다. 단순히 그림을 그리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다른 사람들에게 한국 문화를 알리고 그들 내면에 새로운 꿈을 불러일으키고 싶다.

Q. 그 외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A.최근 동영상 플랫폼이나 SNS 등 크리에이터가 활동할 수 있는 범주가 점점 넓어지고 있다. 과거 대중에 그림을 보여주기 위한 방법이 갤러리를 직접 알아보거나 국제전자센터 같은 대회에 나가는 것뿐이던 시기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자신의 창의성을 얼마든지 남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환경이 갖춰졌다. 여전히 부족하다고 생각하며 작품 공개를 부끄러워하는 분들에게 이야기하고 싶다. 세상에 완벽한 그림이란 없다. 어떤 사람이 자신의 그림을 좋아할 지는 모른다. 그러니 최대한 많은 곳에 보여주고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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