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술 때문에?”…잇따른 ‘묻지마’ 흉기 난동에 불안한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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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면식이 없는 상대방에게 갑자기 흉기를 휘두르는 '묻지마 범죄'가 잇따르고 있어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7∼8월 서울 신림동과 분당 서현역에서 흉기 난동 사건이 연달아 발생한지 수개월 만에 또다시 유사한 범죄가 반복되면서 실효성 있는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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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동기 범죄, 양상 사례별로 면밀히 분석…재발방지 위한 대책 고안해야”
일면식이 없는 상대방에게 갑자기 흉기를 휘두르는 '묻지마 범죄'가 잇따르고 있어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7∼8월 서울 신림동과 분당 서현역에서 흉기 난동 사건이 연달아 발생한지 수개월 만에 또다시 유사한 범죄가 반복되면서 실효성 있는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26일 경찰에 따르면 이른바 '수원 편의점 흉기 난동' 사건을 수사한 경기 수원남부경찰서는 살인미수 혐의로 A씨를 지난 25일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 사건 피의자인 A씨는 지난 17일 오후 4시 50분께 수원시 권선구 권선동 한 편의점에서 손님으로 방문했던 50대 남성 B씨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찌른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편의점 앞 야외 테이블에서 술을 마시다가 갑자기 당일 처음 만난 B씨를 상대로 범행을 저질렀다.
알코올 중독 증세를 보였던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다른 사람들이 나를 험담하고 죽이려는 거 같아 내가 먼저 해쳐야겠다고 생각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당시 편의점에는 A씨와 B씨 외에 종업원 1명과 손님 2명 등 3명가량이 더 있었는데, 평일 대낮에 일상적인 공간에서 갑작스레 벌어진 일인 만큼 B씨는 물론 다른 목격자들의 정신적인 충격 또한 클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전남 순천에서는 길거리를 걷던 여고생이 처음 보는 남성이 휘두르는 흉기에 찔려 숨지는 사건이 발생해 공분을 샀다.
일명 '순천 묻지마 살해 사건' 피고인 박대성(30)은 지난달 26일 0시 44분께 전남 순천시 조례동 도심에서 길을 걷던 C(18) 양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살인 및 살인예비)를 받는다.
배달음식점을 운영한 박대성은 사건 당일 가게에서 홀로 술을 마시다가 흉기를 챙겨 밖으로 나왔고, 그곳을 지나던 C양을 800m가량 쫓아가 등뒤에서 공격했다.
검찰은 박대성이 경제적 궁핍, 가족과의 불화, 소외감 등이 누적된 상태에서 개인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범행했다고 보고 있다.
새벽 시간대 길거리를 걷던 외국인들이 습격당하는 일도 있었다.
지난 5월 19일 오전 4시 42분께 인천시 연수구 함박마을 길거리에서 D(37) 씨가 40대 외국인 남녀 2명을 흉기로 찔렀다.
그는 평소 공사장에서 일하면서 외국인에게 악감정을 가졌고, 범행 당일 술을 마신 상태에서 처음 본 피해자들을 상대로 범행했다.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D씨는 지난달 12일 징역 8년을 선고받았다.
이처럼 전국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는 이상동기 범죄는 피의자가 정신질환을 앓거나 술에 만취해 있는 상태에서 뚜렷한 이유 없이 범행을 저지른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피의자들은 경찰에 검거되는 순간에도 술에 취해 횡설수설하거나 범행 당시가 제대로 기억나지 않는다며 뚜렷한 범행 동기를 진술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었다.
원한 관계를 비롯한 갈등 상황이나 금전적 이유로 발생하는 통상의 강력 범죄와는 달리, 이상동기 범죄는 언제 어떤 상황에서 벌어질지를 예측하고 대비하는 것이 아예 불가능하기 때문에 한 번 발생하면 피해 정도가 더욱 커질 수 있다.
여러 사람이 모이는 다중이용시설 등에서 이런 범죄가 발생할 경우 지난해 8월 2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친 '분당 흉기 난동' 사건 당시와 같이 대형 인명 피해로 이어질 우려도 있다.
전문가들은 이상 동기 범죄의 양상을 사례별로 면밀히 분석해 재발 방지 대책을 고안하는 데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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