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혜·지 잇는 ‘고·윤·이’ 왔다

안진용 기자 2026. 3. 16.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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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新 트로이카, 4월 나란히 안방극장 출격

태혜지(김태희·송혜교·전지현) 시대를 이을 30대 여배우들이 동시에 돌아온다. 배우 김고은·고윤정·아이유, 이른바 ‘고윤이’다. 빼어난 외모뿐만 아니라 탄탄한 연기력까지 갖추며 2020년대 콘텐츠 시장을 대표하는 얼굴로 떠오른 신(新) 트로이카가 오는 4월 나란히 출사표를 던진다. 제작비만 도합 600억 원이 넘는 드라마 세 편으로 TV의 부활을 이끈다는 각오다.

아이유가 가장 먼저 포문을 연다. 상반기 최고 기대작으로 손꼽히는 MBC 새 금토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이 4월 10일 처음으로 방송된다. ‘김비서가 왜 그럴까’ ‘환혼’을 연출한 박준화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MBC 드라마 극본 공모전에서 이 작품으로 우수상을 받은 유지원 작가가 대본을 맡는다. 웹툰이나 웹소설 원작에 기대지 않고 드라마용으로 쓴 판타지물이라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이 드라마의 배경은 입헌군주제 국가인 21세기 대한민국이다. 모든 걸 가진 재벌이지만 신분이 평민이라 짜증스러운 여자, 그리고 왕의 아들이지만 아무것도 가질 수 없어 슬픈 남자의 로맨스를 그린다. 아이유는 극 중 재벌 성희주를 연기한다. 지난해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에서 제주 처녀의 씩씩함을 천연덕스럽게 소화했던 그는 ‘호텔 델루나’ 시절의 화려한 모습으로 돌아간다.

이 작품이 눈길을 끄는 또 다른 이유는 ‘선재 업고 튀어’로 신드롬이라 불릴 만한 인기를 누린 배우 변우석이 2년 만에 내놓는 복귀작이기 때문이다. 그는 극 중 왕실의 차남 이안대군으로 분한다. ‘21세기 대군부인’ 측은 “성희주와 이안대군은 겉으로 보기에는 부족함 없어 보이지만 내면에는 각자의 처지에 따른 결핍이 존재하는 인물”이라며 “계약 결혼을 계기로 각자의 한계를 뛰어넘어 마침내 같은 꿈을 꾸게 되는 부부의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일주일 후에는 배우 고윤정이 JTBC 새 토일드라마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모자무싸)로 안방극장을 노크한다. 잘난 친구들 사이에서 혼자만 안 풀려 시기와 질투로 괴로워하는 인간 군상을 다룬 이 작품에서 고윤정은 날카로운 시나리오 리뷰로 업계에서 ‘도끼’라 불리는 영화사 PD 변은아 역을 맡는다. 결코 친절하지 않은 세상 속에서 중심을 잡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지만, 감정이 한계에 다다를 때마다 코피를 쏟는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는 인물이다.

이 작품은 제작진의 면면이 더 주목받고 있다. ‘나의 아저씨’와 ‘나의 해방일지’로 외로운 현대인들의 애환을 담고 위로했던 박해영 작가의 신작이다. 두 작품을 잇는 ‘현대인 3부작’의 완결편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아울러 ‘동백꽃 필 무렵’ ‘웰컴투 삼달리’에서 인류애를 부각시키는 따뜻한 연출로 호평받은 차영훈 PD가 합류했다.

또한 아이유 곁에 변우석이 있다면, 고윤정의 깐부는 영화 ‘만약에 우리’로 대중의 멜로 감성을 일깨운 구교환과 ‘폭싹 속았수다’의 박해준, 오정세 등이다. ‘드림팀’이라 불릴 만하다.

두 작품이 비슷한 시기 주말극으로 맞붙는 반면, 김고은이 시리즈 전편을 책임지는 ‘유미의 세포들 시즌3’가 4월 13일부터 월화극으로 tvN에 편성된다. 동명 웹툰이 원작이며 지난 2021, 2022년 시즌1, 2가 각각 공개됐다.

국내 최초로 실사와 3D 애니메이션을 결합한 이 작품은 세포들과 함께 먹고 사랑하고 성장하는 평범한 유미(김고은)의 이야기를 그린 로맨스물이다. 이제는 스타 작가가 된 유미의 일상 속에 뜻밖의 인물이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작가 지망생이었던 유미가 스타 작가로 거듭난 만큼 그의 주변 인물들은 달라진다. 기존에 참여했던 배우 안보현, 박진영이 빠지고 김재원, 최다니엘 등이 새롭게 투입된다. 앞선 시리즈의 연출을 맡았던 이상엽 PD는 시즌3까지 책임진다. 그는 이 시리즈를 통해 “청춘을 치열하게 통과하는 유미를 그리며 김고은의 모습을 (다시) 담을 수 있어 좋았다. 시즌3는 성숙한 고민을 하는 얼굴까지 담아 배우에게도, 팬들에게도 의미가 클 것”이라며 “그렇다고 진지하기만 한 건 아니다. 김고은이 유미를 연기하며 코미디의 한을 푼다”고 설명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듯, 각 시대의 청춘을 담당하는 얼굴은 달라졌다. 무려 20년 넘게 정상에서 군림했던 태혜지의 배턴을 김고은·고윤정·아이유가 이어받는 모양새”라면서 “유명 스타 외에도 내로라하는 제작진이 참여한 작품인 만큼 4월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 주도권을 내준 TV 드라마가 반격을 노려볼 만한 시기”라고 전망했다.

안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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