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등 잠깐 고장났어요” 160번 버스가 ‘낭만 버스’로 불린 이유
"실내등 제가 끈 거 아니에요. 잠깐 고장 난 거예요”
안내방송과 함께 버스 안이 캄캄해지자, 승객들 사이에서 와, 환호성이 터집니다.
160번 버스가 ‘낭만 버스’로 불린 이유
지난 10월 5일 오후 7시40분, 서울 마포대교 위는 길게 늘어선 차들로 주차장을 방불케 했습니다. 여의도 불꽃축제를 위한 교통통제 때문이었어요.
강 기사님이 운행하는 160번 버스도 간신히 마포대교에 진입하는데는 성공했지만, 곧바로 꽉 막힌 차들 사이에서 오도가도 못하는 처지가 됐습니다. 하지만 짜증스러운 교통체증은, 센스쟁이 강 기사님 덕분에 멋진 이벤트가 됐어요.
창 너머로 불꽃쇼가 보이고, 승객들이 술렁이기 시작하던 그때. 강 기사가 묻습니다.
“잠깐 불을 끌까요?”
“네~”
“실내등 제가 끈 거 아니에요. 잠깐 고장 난 거예요.”
화려한 불꽃을 따뜻한 버스 안에서, 그것도 시야가 탁 트인 다리 위에서, 직관할 수 있게 된 승객들은 휴대폰을 꺼내 사진을 찍기 시작했습니다.
한 승객은 태블릿PC을 꺼내 펑펑 터지는 불꽃 축제의 현장을 영상으로 고스란히 담아내기도 했죠.
그 사이 버스는 최대한 천천히 달렸습니다. 차가 막혀서 어차피 더 빨리 달릴 수도 없었어요.
마포대교를 건너는 5분 내내 황홀한 불꽃쇼를 감상할 수 있었던 승객들은 버스 안에 불이 켜지자 강 기사를 향해 박수를 보냈습니다.
강 기사는 이날의 특별한 경험을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올렸는데, 게시물은 순식간에 1000명이 넘는 추천을 받으며 화제를 모았습니다.
그는 “무사히 다리를 건넜고 승객들이 하차할 때 앞쪽으로 와 ‘기사님 오늘 좋은 구경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인사를 받고 마음이 찡~했다”고 했습니다.
생면부지 버스 기사님의 센스에 행복했던 160번 승객들의 마음. 어쩐지 알 것 같지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