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 동물의 복지가 완성되는 곳? 도드람 도축장은 달랐다


국제연합(UN)이 올해 발표한 '세계행복보고서'에 의하면 한국인들은 스스로의 행복 점수를 10점 만점에 5.95점으로 채점했다. 전 세계 57위 였다. 이 점수는 경제적 가치 뿐만 아니라 삶의 만족도및 기대치를 반영한 수치로 국내총생산(GDP), 복지, 건강, 부패인식 등이 망라됐다. 2010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 행복지수가 세계 102위 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히 상전벽해다.
재미난 것은 국민 행복지수 즉 삶의 질이 높아지면 국민의 먹거리에도 큰 영향을 준다는 점이다. 국내 3대(소·돼지·닭) 육류의 1인당 소비량 변화만 봐도 그렇다. 2002년 33.5kg(1인)에 머물렀던 육류 소비량은 2022년 58.4kg으로 크게 늘어났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은 소비동향 전망을 통해 오는 2027년 육류 소비량은 60.6kg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바야흐로 1인당 '육류 60kg' 소비시대다.
소비 특성상 소비량이 늘어나면 선택기준 역시 전문화된다. 기존에는 소비자들이 광고, 입소문을 통해 상품 정보를 얻었다면 요즘은 인증마크 등 생산과정에 대한 정보에 따라 선택이 달라진다. 이같은 소비자 니즈(needs)를 충족시키기 위해 마련된 게 바로 식품안전관리기준(HACCP) 인증, 동물복지인증 등과 같은 인증제도다.
최근 이슈가 되고있는 동물복지는 사육과정에서의 학대 및 불필요한 스트레스 없이 건강한 환경에서 키우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동물의 '복지' 개념은 인간의 복지와 다르다. '인간이 동물을 이용함에 있어 어떻게 윤리적인 관점으로 동물을 대할 것인가' 라는 것을 말하기 때문이다. 특히 생(生)이 마감되는 도축장에서의 동물복지는 매우 중요하다. 도축장은 '농장동물의 복지가 완성되는 곳'으로 불리운다.


지난 14일 찾아간 전북 김제 '도드람FMC'. 국내 최첨단 도축시설로 알려진 이곳은 국내 축산관계자는 물론 한국을 방문한 각국 농업·축산공무원들의 인기 견학코스로도 유명하다. 하루 도축물량은 돼지 3000두 안팎으로 인근(충남·전북·전남) 지역에서 돼지를 싣고 온 차량만 수 백여대에 달한다.
사무실 한쪽 벽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에는 출입차량 소독, 돼지하차, 계류장 관리, 포그에어, 자동몰이, 이분도체, 미생물검사, 상품포장 등 도축 전 과정의 영상들이 실시간으로 중계되고 있었다. 박광욱 대표는 "최근 안전하고 윤리적인 축산물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현장에서도 이같은 소비자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지난 해에 이어 올해도 정부와 소비자가 뽑은 베스트 도축장에 선정돼 큰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국내 제3호 포유류 '동물복지 도축장' 인증을 획득한 도드람FMC(2022년 8월 인증)은 계류장에서부터 여느 시설과 달랐다. 도축장내 계류장은 보통 "꽤~액" "끼~애액" 등 돼지 비명소리가 가득하다. 일부 작업자들은 이같은 비명에 트라우마를 겪을 지경이다.
하지만 도축장 설계시부터 동물복지도축 개념을 적용한 이 곳은 간혹 소음이 들릴 뿐 조용하다. 포그에어(fogair, 압축공기와 물을 섞어 20마이크론 미만의입자가 분사되도록 해주는 노즐)장비를 갖춘 계류장, '자동 돼지몰이' 장치 등과 같은 동물복지용 장치를 통해 돼지들의 스트레스를 최소화한 결과다.

"도축장에 도착한 돼지는 체온이 굉장히 높습니다. 농장에서 이 곳까지 좁은 차량안에서 40분~1시간여를 갇혀있다 보니 보통 40도를 오르내립니다. 돼지들에게 포그에어를 뿌려줘 체온을 낮추는 게 돼지들이 안정을 찾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이광호 도드람FMC 생산부장)
계류장에서 머물던 돼지들은 이후 '전살단계'로 나아간다. 여기서 돼지들은 전기충격에 의해 기절을 하게 되는 데 편히 쉬던 돼지들이 계류장을 벗어나려 하지 않아 인부들이 여간 애를 먹는 게 아니다. 돼지를 때리는 일도 생기고, 억지로 밀어넣다 보니 인부들이 다치기도 한다.
도드람FMC에서는 전기봉·몽둥이 등 자극적인 도구를 사용한 '강압적 몰이' 대신 '자동몰이' 장치로 사고 가능성을 없앴다. 컨베이어 벨트에 올라탄 돼지들을 10여마리씩 같은 칸에 머무르게 해 자동적으로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게 했다. 또 수송차량에서 돼지를 하차시키는 높이도 차량에 맞춰 자동으로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추랑방지벽을 설치해 하차시 추락사고를 방지하는 것은 물론 경사유도로, 일정 각도의 하차대를 마련해 미끄럼 사고도 방지했다. 실내 계류장 시설이 눈·비·직사광선에 차단될 수 있도록 했고, 안정을 위해 조명 및 적절한 계류밀도를 유지하고 있다.
이명헌 농림축산검역본부 동물질병관리부장은 "동물복지축산은 국민건강을 위한 새로운 도전이자 소비자들의 선택지가 될 것"이라며 "소비자에게는 윤리적 소비의 기회를, 생산자에게는 지속가능한 축산기반이 될 수 있도록 동물복지인증 확산에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김제(전북)=정혁수 기자 hyeoksoo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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