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 장비는 아직 어렵네... 유일에너테크 CB 투자자 ‘원금+2% 이자’에 탈출
업황 둔화 속 재무 악화가 이탈 불러
올해 ‘투자주의 환기종목’ 지정 위기

이 기사는 2026년 1월 13일 14시 02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이차전지 공정 장비 전문 업체 유일에너테크 전환사채(CB) 투자 기관들이 투자금 조기 회수를 택했다. 이차전지 업황 둔화에 회사의 재무 구조 악화까지 더해지면서 주가가 하락, 보통주 전환 후 시세 차익을 얻기 어려워졌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칸서스자산운용, GVA자산운용 등 기관 투자자들은 최근 유일에너테크로 CB 조기 상환을 청구했다. 유일에너테크가 지난 2024년 5월 이들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200억원 규모 제2회차 무보증 사모 CB를 발행한 지 약 1년 8개월 만이다.
기관 투자자들의 CB 조기 상환 청구는 지난 9일 시작됐다. 유일에너테크가 사채권자의 조기 상환 청구로 제2회차 CB 발행 규모의 42.5%인 85억원을 만기 전 취득했다고 공시한 것이다. 남은 115억원어치 물량에도 모두 조기 상환 청구가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기관 투자자들은 유일에너테크 주가가 반등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연 2% 수준의 낮은 보장 수익률이라도 챙겨 원금을 건지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CB 발행 당시만 해도 주당 3500원선을 오갔던 주가가 현재 1100원선으로 3분의 1 토막 났기 때문이다.
현재 주가는 제2회차 CB의 전환가액 하한에도 한참 못 미치는 것으로 파악됐다. CB 발행 당시 전환가액은 3771원, 최저 조정가액은 2640원이었다. 이후 유상증자와 무상증자로 전환가액 하한이 1747원까지 조정됐지만, 기관 투자자는 여전히 손실 구간에 놓였다.

유일에너테크의 극심한 재무 악화도 기관 투자자 전체의 만기 전 조기 상환 청구로 이어졌다. 2021년 코스닥시장 상장 이후 2024년까지 4년 연속 연결 기준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지난해 들어 3분기까지도 54억원 영업손실을 냈다. 부채비율은 320%를 넘어섰다.
기관 투자자들은 유일에너테크의 향후 주가 회복 가능성도 낮게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상장 후 첫 유상증자로 약 195억원의 자금을 조달했으나, 미래를 위한 설비 투자보다는 채무 해결에 우선 투입되는 탓이다. 지난해에는 경기도 오산의 공장을 매각하기도 했다.
CB 투자를 주로 하는 자산운용사 한 관계자는 “이자율이 낮은 코스닥 상장사 CB 인수 후 조기상환을 청구하는 것은 사실상 투자 실패”라면서도 “유일에너테크가 이차전지 시장 침체에 대응해 꺼낸 수소연료전지 사업 확장이 시장 기대에 못 미쳤다”고 말했다.
한편 유일에너테크는 ‘투자주의 환기종목’으로 지정될 위험도 안고 있다. 코스닥시장 상장사가 상장 후 5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할 경우, 부실위험징후 기업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유일에너테크는 2024년까지 4년 연속 영업손실 냈고, 작년 88억원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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