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에서 눈물 흘린 김서현 2경기 연속 실점에도 김경문 감독이 칭찬하는 까닭은?

2026시즌 한화 이글스의 뒷문을 책임질 ‘차세대 마무리’ 김서현(22)이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 2경기 연속 실점을 허용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기록지에 적힌 숫자보다 더 주목해야 할 점은 마운드 위에서 보여준 그의 ‘심리적 진화’다. 과거 제구 난조에 스스로 무너졌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이제는 자신의 약점까지 전략적으로 수용하며 정규시즌을 향한 예열을 마쳤다. 김경문 감독 역시 실점에도 불구하고 “자기 역할을 잘 해주고 있다”며 무한 신뢰를 보내고 있어, 한화의 새로운 마무리 투수가 보여줄 ‘배짱 투구’에 팬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김서현은 지난 2일 KT 위즈전 1이닝 2실점에 이어, 3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연습경기에서도 1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11-6으로 앞선 9회말 등판한 김서현은 2사 후 전병우에게 2루타를 맞고 심재훈에게 적시타를 내주며 점수를 허용했다. 하지만 마지막 타자 함수호를 시속 147km의 몸쪽 직구로 루킹 삼진 처리하며 경기를 매듭지었다. 비록 실점은 있었으나 스스로 위기를 정리하는 마무리의 본분을 다했다는 평가다.

“지금 맞아서 다행” 154km 강속구보다 빛난 김서현의 멘탈 관리

연습경기 2경기 연속 실점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든 김서현의 반응은 의외로 담담했다. 오히려 그는 “지금 맞아서 다행”이라며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호주 1차 캠프부터 운 좋게 무실점 행진을 이어오다 보면 정규시즌이나 시범경기 때 실점했을 때 더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볼넷이 나오고 점수를 주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부족한 점을 점검할 기회를 얻었다는 분석이다.

특히 김서현은 “나는 볼넷을 무조건 주는 투수니까 괜찮다”는 파격적인 자기 암시를 고백했다. 이는 제구에 대한 부담감을 내려놓고 다음 타자와의 승부에 집중하기 위한 고도의 심리 전술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볼넷 하나에 다급해지며 투구 밸런스가 무너졌던 것과 달리, 이제는 자신의 ‘불안정성’을 상수로 두고 마운드에서 여유를 찾기 시작했다는 점이 가장 큰 수확이다.

김경문 감독의 특명 “몸에 맞는 볼 던지면 사과하는 여유 가져라”

사령탑 김경문 감독은 김서현의 부진을 질책하기보다 ‘마무리 투수로서의 품격’을 강조했다. 김 감독은 KT전 직후 김서현에게 “몸에 맞는 볼이 나오더라도 당황하지 말고 상대 타자에게 여유롭게 사과할 줄 알아야 한다”는 조언을 건넸다. 이는 마운드 위에서 투수가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이 구속만큼이나 중요하다는 베테랑 감독의 철학이 담긴 대목이다.

김서현 역시 이 가르침을 깊이 새기고 있다. 그는 인터뷰에서 “감독님 말씀을 계속 기억하고 있다”며 마운드 위에서 심리적으로 쫓기지 않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최고 구속 154km를 찍으며 구위 자체는 이미 본궤도에 오른 상황에서, 사령탑의 세심한 멘탈 케어는 김서현이 ‘클로저’라는 중책을 완수하는 데 핵심적인 자양분이 되고 있다.

정규시즌 20세이브 고지 점령할까… 한화 뒷문의 새 시대 예고

비록 연습경기에서 삼진 개수는 줄어들었지만, 구속이 올라오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1차 캠프 당시 구속이 나오지 않아 걱정했던 김서현은 “한국에 가서 날씨가 따뜻해지면 구속은 완전히 올라올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150km 중후반대의 패스트볼을 꾸준히 뿌릴 수 있다면 제구가 다소 흔들리더라도 KBO 리그 타자들을 압도하기에 충분한 구위다.

한화는 지난 수년간 확실한 마무리 투수의 부재로 가을야구 문턱에서 좌절하곤 했다. 하지만 ‘멘탈 갑’으로 거듭난 김서현의 성장은 한화 뒷문의 계산을 서게 만든다. 김서현이 이번 오키나와에서의 교훈을 바탕으로 정규시즌에서 흔들리지 않는 ‘수호신’으로 거듭난다면, 한화의 2026시즌 가을 잔치는 꿈이 아닌 현실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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