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도권 집중 대기업 본사 지방이전 정책 세우라
대기업 본사가 수도권에 집중되는 현상은 국가 불균형 발전의 표본이다. 서울·인천·경기에 국내 500대 기업 본사의 77%가 몰려 있다. 반면, 경북·대구에는 4.6%인 23개에 불과하다. 이 같은 편중은 지방 경제의 성장 동력이 없음을 의미한다. 수도권 집중은 지역의 인구 유출과 청년 실업으로 이어지고 국가 전체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악순환을 빚는다.
수도권 집중이 심화된 배경에는 인프라·인력·정보 접근성의 쏠림 때문이다. 기업들은 단기적 효율을 이유로 지방 이전을 꺼린다. 그러나 지방에서 성장 기회를 잃은 청년층의 대규모 유출은 장기적으로 노동 시장을 위축시킨다. 결과적으로 지역 간 격차를 더욱 벌어지게 한다.
정부가 혁신도시 지정과 이전 보조금 정책을 시행해 왔다. 하지만 일부 공공기관 이전에 그치면서 민간 기업 참여를 이끌어 내지 못했다. 경북 포항의 경우 포스코가 홀딩스 체제로 전환 될 때 본사를 포항에 두는 것을 두고 논란이 많았다. 이처럼 기업 본사의 지방 이전은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보다 강력하고 합리적인 정책 수립이 요구된다. 지방 이전 기업에 대한 법인세·지방세 감면 혜택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 이어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공동 부담하는 인프라 매칭 펀드 마련도 필요하다. 또한 공공 조달과 인허가 과정에서 이전 실적 우대를 부여해 기업의 체감도를 높여야 한다. 매출액 1조 원 이상 대기업에는 본사 인력의 30% 이상 지방 이전을 의무화하는 등의 획기적 조치도 필요하다. 이렇게 해야만 정부와 기업의 책임을 명확히 하고 실행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기업 반발과 지역별 여건 차이는 고려해야 한다. 일부 업종은 수도권 집적이 효율적인 측면이 있다. 따라서 정책 설계 때 지역 특성에 맞춘 탄력적 지원 방안을 병행해야 한다. 예를 들어 지자체별 맞춤형 R&D센터나 전문 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연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수도권 집중 완화는 단순한 이전 정책을 넘어 국가 장기 경쟁력 확보의 핵심 과제다. 지방 생태계가 활성화될 때 전체 경제가 지속 성장할 수 있다. 기업과 정부가 함께 책임 있는 행동을 취할 때 비로소 진정한 국가균형 발전도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