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가 소형 상용차 ‘포터’의 생산을 일시 중단한다. 판매 부진과 재고 증가, 주요 수요층 감소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한 결과로, 이번 조치는 국내 상용차 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된다.
포터 생산 2주간 중단

현대차는 울산 4공장 2라인에서 생산 중인 포터 내연기관 및 전기차 모델의 조립을 6월 19일부터 7월 2일까지 중단한다.
이에 앞서 6월 16일부터는 시간당 생산량을 기존 28.5대에서 19.5대로 줄이는 감산 조치를 먼저 시행하며, 본격적인 라인 정지에 들어간다.
현대차 측은 이번 휴업 기간 동안 설비 점검 및 정비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포터 판매량 26.6% 급감

포터는 올해 1~5월 기준 2만 4,027대가 판매돼 전년 동기 대비 26.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내연기관 디젤 모델은 전년 대비 30.3% 줄어든 1만 9,644대, 전기 모델도 3.2% 감소한 4,383대 판매에 그쳤다.
주력인 디젤 모델이 단종된 후 LPG·전기 모델이 이를 제대로 대체하지 못한 가운데, 짧은 주행거리와 충전 인프라 부족 등으로 소비자 불만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포터의 핵심 구매층인 자영업자의 감소세도 생산 중단에 영향을 미쳤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4년 5월 기준 국내 자영업자 수는 565만 9,000명으로, 전년보다 2만 2,000명 줄며 5개월 연속 감소 중이다.
실제 중고차 시장에서는 여전히 디젤 포터와 봉고3에 대한 수요가 높아, 대체 차량의 상품성과 인프라가 시장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형 상용차·경차 시장 전반 부진

판매 부진은 포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같은 세그먼트에 있는 기아 봉고3도 올해 1~5월 누적 판매량이 1만 5,051대로, 전년 동기 대비 21.6% 줄었다.
경차 시장 역시 크게 위축됐다. 올해 국내 경차 등록 대수는 3만 809대로, 전년 대비 무려 33.8% 감소했다.
이는 장기간 신차 출시가 없었던 영향도 있다. 최근 출시된 캐스퍼 EV는 경차 기준을 넘어서며 분류에서 제외됐고, 모닝·레이 외에는 신형 모델이 부재한 상황이다.
생산 조절과 수요 회복 사이, 현대차의 셈법은?

현대차는 향후 수요 회복 여부를 지켜본 뒤 생산 재개 시점을 조율할 예정이다.
현재 주말 특근도 중단된 상태로, 무리한 생산 유지보다는 재고 조절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디젤 차량 단종 이후 새로운 동력원에 대한 수요 예측과 공급 능력 간의 간극이 너무 크다”며 “실질적인 상품 개선과 충전 인프라 확대가 병행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