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부민 유통 비용 걱정 덜은 녹십자…콜드체인 필요 없어져

GC녹십자 혈액제제 '알부민주 20%'.(사진=GC녹십자)

국내서 알부민 제품을 가장 많이 취급하는 GC녹십자(녹십자)가 유통 비용 증가 우려를 해소했다. 정부가 생물학적 제제 유통에 완급을 주면서 알부민의 내년도 유통 비용은 올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생물학적 제제(백신 등 생물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의약품)를 위험도에 따라 수송 시 온도관리 의무사항을 구분하는 방안을 빠르면 내년 초 시행할 예정이다.

현재 생물학적 제제는 내부 온도를 외부에서 관찰할 수 있는 장치를 갖추고 운반해야 하며 실시간으로 온도를 확인해 기록을 남겨야 한다. 이러한 규정은 지난 2020년 인플루엔자 예방백신(독감 백신)의 운송 관리 부실이 불거지면서 올해 1월 만들어졌다.

문제는 이러한 조치가 생물학적 제제의 유통비용을 증가시킨다는 점이다. 규정에 따르게 되면 운반박스 단위로 자동온도기록장치를 설치하고 일일이 사람이 이를 확인해야 한다. 인건비와 기자재 구입 비용 증가로 유통비용이 급격히 상승했다.

알부민 또한 올해 초에 바뀐 규정에 따라 자동온도기록장치를 설치하고 실시간으로 확인해야 했다. 알부민은 사람 혈액에서 혈장을 뽑아내 만들어진 혈액제제(혈액으로 만든 의약품)다. 외상 등으로 인해 알부민이 부족해지거나 출혈성 쇼크 등에 쓰인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식약처가 제품 허가 사항과 비교해 과도한 유통 관리 책임을 부여했다고 항변했다. 식약처는 알부민을 ‘밀봉용기, 30℃ 이하에서 동결을 피해 보관’하도록 허가해줬다. 냉장차에서 실시간으로 온도를 확인할 필요가 없지만 식약처는 단지 ‘생물학적 제제에 포함된다’는 이유로 온도를 확인하도록 규정을 바꿨다.

이러한 규정은 업계의 반발 등으로 인해 도입 약 10개월 만에 세분화됐다. 식약처는 생물학적 제제의 온도 관리 제품군을 세 가지로 구분했는데, 이중 알부민은 자동온도기록장치 설치와 실시간 기록 항목 자체가 없는 제품군으로 분류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생물학적 제제 등 수송 관리 개선안.(자료=식품의약품안전처)

이러한 조치는 녹십자가 그간 알부민 제품을 유통하면서 온도 관리 자료를 수집해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생물학적 제제를 취급하는 제약업체들은 대부분 자사 제품이 어느 정도의 온도에서 변질되는지, 얼마나 온도 변화를 견뎌낼 수 있는지 일종의 ‘스트레스 테스트’를 진행한다. 알부민을 오랫동안 취급해왔던 녹십자는 이러한 데이터를 식약처에 계속 제출하면서 ‘실시간으로 온도를 기록하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설명을 계속해왔다.

알부민 등 혈액제제는 녹십자 주요 매출 품목군 중 하나다. 올해 3분기 녹십자의 혈액제제군 매출은 약 3057억원으로, 3분기 전체 매출의 32.5%에 달한다. 식약처의 규정은 내수품목과 수출 모두 적용되기 때문에 지역별 매출을 나누는 것은 의미가 없다.

국내 혈액제제 시장은 녹십자와 SK플라즈마가 양분하고 있다. 얼핏 보면 과점처럼 보이지만, 혈액제제 제조에 필수적인 혈액은 대한적십자사가 독점 공급하고 있다. 적십자사가 공급가격을 올리면 두 업체가 이를 울며 겨자먹기로 받아들여야 하는 구조다. 알부민의 제조원가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여기에 더해 유통 비용까지 증가하면 수익성이 크게 악화될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식약처가 제도 시행에 완급을 주면서 비용 증가 우려가 불식됐다.

알부민 유통 비용 증가 우려를 해소한 녹십자지만, 아직 주력 품목 중 하나인 백신 제품은 백신 및 냉장·냉동 보관 제품군으로 구분돼있다. 자동온도기록장치가 설치된 수송설비를 사용해야 하며, 측정된 온도기록을 보관해야 한다. 이미 녹십자는 이러한 백신 유통기준을 모두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점차 국내에서 백신 접종률이 낮아지는 추세를 고려한다면 백신 분야의 수익성 개선 과제는 녹십자가 시급히 해결해야할 과제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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