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T 팬클럽도 뭉친 수능 응원길… 경찰차 탄 수험생도 ‘통과’
13일 서울 여의도여고 정문 앞. 오전 7시 45분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치르는 김민채(33)씨 뒤로 응원단 4명이 “화이팅!” “긴장하지 마!”라고 외쳤다. 이들은 같은 아이돌그룹 ‘NCT 위시’ 팬클럽이다. 응원단은 학교와 직장을 하루 쉬고 시험장 앞에 모였다고 했다. 응원에 나선 이소연(27)씨는 김씨 운세에 ‘둘째 딸’이 좋다는 말에 자신의 여동생까지 데려왔다고 귀띔했다.
김씨는 “원래 다른 일 하다가 한의대에 가고 싶어서 수능을 보러 왔다”며 “응원하러 시간 내서 와주고 고맙다. 잘 치르겠다”고 말했다.

2026학년도 수능이 이날 전국 85개 시험지구, 1310개 시험장에서 일제히 시작됐다. 수험생들은 오전 8시 10분까지 지정된 시험실에 입실했다. 오전 8시 40분 국어 영역을 시작으로 제2외국어·한문 영역이 끝나는 오후 5시 45분까지 시험이 이어진다.
시험장 교문 앞으로 수험생과 학부모의 발길이 이어졌다. 준비물은 다 챙겼는지 다시 한번 확인하기도 하고, 긴장하지 말라며 안아주기도 했다. 반포고 앞에서 한 수험생 어머니는 시험실로 향하는 자녀 뒤에서 기도하다, 눈물을 닦았다. 그러면서 “애가 배가 안 좋아 아침부터 속 편한 음식으로 도시락을 싸줬다”고 했다.


응원하기 위해 모인 이들도 적지 않았다. 서울 경복고 앞에는 황모(36)씨가 캐나다에서 온 친구와 함께 ‘수능 대박’ 등의 문구가 적힌 스케치북을 들고 섰다. 한국 문화를 체험시켜 주기 위해서라고 했다.
황씨는 “늦둥이 여동생이 올해 수험생이라 데려다주고, 17년 전 수능을 봤던 경복고 앞으로 왔다”며 “그때는 응원받았는데, 이번에는 반대로 해주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중동고 1·2학년 11명은 오전 6시 40분부터 반포고 교문 앞에 자리를 잡았다. 각각 새벽 4시 30분, 5시부터 일어나 집을 나섰다고 했다. 응원에 나온 김인준(17)군은 “선배가 수능 잘 치고 아는 문제 다 맞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서원초에 다니는 서유건(12)군은 3년째 친구들과 함께 반포고 앞으로 응원에 나섰다. 응원 플래카드를 만드는 데 5시간이 걸려 새벽까지 잠을 못 잤다고 했다.

올해 수능 지원자는 55만4174명이다. 2019년 이후 가장 많은 수다. 출산율이 높았던 2007년생 ‘황금돼지띠’가 고3으로 수능을 치르는 영향이다.
수험생이 많아 대입 경쟁률이 높을 것을 걱정하는 학부모도 있었다. 여의도여고 앞에서 만난 강모(50대)씨는 “재수생까지 더해서 7년 만에 최대 인원이라고 하더라”라며 “황금돼지해 피해서 낳을 걸 그랬다”고 했다. 옆에선 다른 학부모도 “애들이 많아 경쟁률만 셀 것 같다”고 했다.
입실 시간이 가까워지면서 시험장 앞이 바빠졌다. 서울 여의도여고 앞에는 오전 8시 5분쯤 자율방범차량이 수험생 1명을 태우고 도착했다.
이어 입실 시간 1분을 앞두고 스포츠유틸리티차(SUV) 1대도 수험생을 내려줬다. 한국자동차전문정비사업조합연합회(카포스)가 수험생 수송을 지원하기 위해 운영하는 차였다. 안명렬(62)씨는 “원래 관악구에서 활동하는 데, 문래역에서 탄 학생이 여의도여고로 가자고 해서 급하게 왔다”며 “늦을까 봐 조마조마했는데 다행이다”라고 했다.
‘수능 한파’는 없었다. 서울의 이날 오전 7시 기준 온도는 7도로 전날 같은 시각보다 2도 높았다. 평년 수준이었다. 전국의 오후 최고기온은 14~21도로 예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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