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복슬복슬한 털뭉치, 얼핏 보면 담요같기도 한데요. 사실 이건 주인의 배 위에 올라타 몸을 웅크리고 있는 알래스카 말라뮤트의 모습입니다. 근데 이 강아지, 주인의 배 위에서 뭘 하고 있는 걸까요?

눈보라 속 조난당한 주인 곁을 지킨 말라뮤트

2022년 1월 크로아티아. 평소 산 타는 걸 즐기던 브르키치는 생후 8개월 된 반려견인 알래스카 말라뮤트 ‘노스’와 함께 집을 나섰습니다. 고도 약 1700m 벨레비트 산을 등반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눈이 내리기 시작했지만, 등산 경험이 많았던 브르키치는 필요한 장비를 모두 챙긴 상태였고, 그래서 큰 걱정은 하지 않았어요.

처음엔 산행도 순조로웠습니다. 하지만 정상을 눈앞에 둔 그때, 갑자기 눈이 쏟아지기 시작했고, 사고가 일어나는 건 순식간이었습니다.

눈길에서 경사면을 오르다 발을 헛디딘 브르키치는 150m 아래로 추락하고 말았습니다. 충격으로 다리와 발목이 심하게 골절되어 움직일 수가 없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핸드폰까지 잃어버리고 맙니다.

다행히 함께 산을 오르던 노스가 추락한 브르키치를 찾아냈어요. 노스가 짖어대면서 주위를 맴돈 덕에 인근을 지나던 등산객 2명이 노스와 브르키치를 발견했습니다.

즉각 구조대를 부르기는 했지만 조난당한 곳이 정상 근처인 데다가 눈보라까지 심하게 불어서 구조대가 빠르게 접근하기는 어려웠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브르키치의 몸에는 눈이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다쳐서 움직일 수가 없으니 체온도 급격히 떨어졌죠. 이 상태라면 구조대가 도착하기도 전에 저체온증으로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

바로 그때 노스가 놀라운 선택을 합니다. 주인의 배 위에 올라가 똬리를 틀 듯 이렇게 몸을 웅크린 거죠. 그렇게 구조대가 도착하기까지 무려 13시간 동안, 노스는 브르키치의 몸을, 털뭉치 같은 자신의 몸으로 덮어 체온을 유지시켜줬습니다.

13시간 뒤, 구조대 30명 정도가 현장에 도착했습니다. 병원 이송을 위해 브로키치를 들것으로 옮기려고 했는데, 이때도 노스는 배 위에서 꼼짝도 안했다고 하죠. 다행히 브르키치는 병원으로 옮겨져 긴급 수술을 받았고, 노스도 다친 곳 없이 무사하다고 합니다.

몸이 회복되고 나서 브르키치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만약 노스가 체온 유지를 해주지 않았다면 나는 죽었을 거다. 노스는 진짜 기적”이라고 말했습니다.

구조대원들도 주인을 향한 노스의 사랑에 놀라워했습니다. 물론 겨울철 위험한 등산은 자제하고 강아지를 데리고 가는 일 역시 피해야 한다는 충고는 잊지 않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