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아시아판 나토' 가입 조건으로 '위안부 사과, 강제 노역 배상' 하겠다면? [스프]
심영구 기자 2024. 10. 12. 09:03
[교양이를 부탁해] 이창민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일본학과 교수
성장에는 힘이 필요합니다. 흔들리지 않을 힘, 더 높이 뻗어나갈 힘. 들을수록 똑똑해지는 지식뉴스 "교양이를 부탁해"는 최고의 스프 컨트리뷰터들과 함께 성장하는 교양인이 되는 힘을 채워드립니다.
신임 이시바 총리는 여당 내 야당 역할을 하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자민당 내에서도 굉장히 비주류 정치인이고요. 일생을 비주류의 인생을 살아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시바 총리는 오타쿠로 유명하거든요. 세 분야에 걸쳐서 오타쿠입니다. 하나는 일본에 많이 있는 텟짱(てっちゃん)이라고 해서 철도 오타쿠입니다. 철도 굿즈 모으고, 역이름 다 외우고 돌아다니는 철도 오타쿠고요. 두 번째가 밀덕, 밀리터리 덕후, 군사 오타쿠. 그래서 프라모델, 무기 제작하는 걸 굉장히 많이 가지고 있죠. 세 번째가 70년대 아이돌 오타쿠입니다.
또 사교성이 부족해서 사람 사귀는데 힘들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데 정치인은 지역구 활동을 하면서 스킨십이 많아야 되잖아요. 지역구민들하고 악수도 하고, 체육대회 하면 가서 인사도 하고 이래야 되는데, 이런 걸 전혀 못 합니다. 그래서 선거 활동은 전부 다 부인이 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이시바 총리는 진지한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얼마나 진지하냐면 이분이 방위, 군사, 안보 전문이니까 대정부 질문에서 "우주인이 쳐들어오면 어떡할 것이냐"라는 질문에 웃지도 않고 "다양한 방책으로 우주인을 격퇴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하겠다"라고 얘기합니다. 그래서 전국의 오타쿠들이 열광했죠. '우주인의 존재를 믿는구나' 이러면서요.
이렇게 비주류이기는 하지만 장점도 있습니다. 전공이 군사, 안보 쪽이라 관련된 지식은 웬만한 전문가들과 토론해도 지지 않을 정도로 풍부하고요.
두 번째는 '미스터 쓴소리'. 이시바 총리는 처음부터 파벌에 속하지 않았습니다. 무파벌, 파가 없기 때문에 돌려 까기가 가능해요.
누구에게나 다 쓴소리합니다. 그래서 정치인들 사이에서는 인기가 없지만 국민들 사이에서는 인기가 있는 정치인일 수밖에 없고요. 포지션이 그렇다 보니까 국민적인 여론은 항상 차기 총리감 1위로 이시바 총리가 거론됐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상 선거를 해보면 결선투표에서 떨어지는 일이 비일비재해요. 그래서 네 번이나 떨어졌죠.
이번에는 상황이 달랐습니다. 왜냐하면 작년에 일본 파벌에 정치자금 문제가 터졌어요. 그러면서 국민들이 파벌에 대한 비난 여론이 굉장히 높아졌습니다. 그래서 기시다 총리가 올해 초에 기시다파를 해산했거든요.
그런데 이시바 총리는 지금까지 파벌에 속하지 않았기 때문에 드디어 38년 만에 정치계의 주류로 우뚝 올라섰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Q. 이시바 총리가 친한파로 유명하잖아요. 야스쿠니 신사 참배도 하지 않고 일본 과거사 반성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고요. 이러한 점들이 한일 관계에 어떤 변화를 불러올까요?
이시바 총리는 굉장히 친한파로 알려져 있습니다. 자민당 내에서는 드물게 한국과의 역사 갈등 사안에서도 매우 전향적인 생각을 가진 발언을 많이 했어요. 예를 들면 박근혜 정부 때는 위안부 합의 관련해서 "피해자 당사자들이 납득할 때까지 계속 사과해야 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문재인 정부 때 징용공 문제 때문에 일본이 수출 규제를 했었는데, 그때도 이시바 당시 국회의원은 강제노역 문제와 수출 규제를 연결하는 것은 대단히 잘못됐다고 일본을 비판합니다. 일본 정부에서는 공식적으로 두 개가 연계돼 있다고 얘기하지 않거든요. 절대 연관이 없다고 하는데, 이시바는 "그때 그렇게 연계시킨 건 잘못이다" 이렇게 얘기를 했고요.
윤석열 대통령 때도 "한국 정부가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서 노력하는데 일본도 상응하는 조치를 해야 하지 않느냐"라고 얘기해서 한국에서는 환영을 받고, 일본에서는 비난을 받는 존재가 됐습니다.
앞으로 한일 관계는 지금보다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가면 갔지, 부정적으로 흐를 가능성은 작지 않나라고 다들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시바 총리가 워낙 친한파로 알려져 있다 보니까 오히려 너무 기대를 많이 하고 있는 게 문제가 될 수 있어요. 이시바든 누구든 총리가 된 사람이 국익을 고려하는 건 너무나 당연한 얘기잖아요. 한국을 위해서가 아니라, 일본을 위해서 한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해야 할까를 고민하는 게 일본의 총리이니까요.
주의해야 할 점이 몇 가지 있습니다. 한 가지는 이시바 총리가 그동안 친한파로서 여러 가지 전향적인 발언을 했던 거는 일개 국회의원의 입장에서 이야기했던 거예요. 지금은 일국의 총리가 됐기 때문에 전혀 입장이 다르다는 점을 우리는 인식해야 하고요.
사실은 이게 더 중요한데요. 우리가 전혀 생각지 못한 이시바 리스크에 부딪힐 수도 있습니다. 이시바 총리는 뚝심도 있고, 과감하고 전향적으로 할 말은 하는 스타일이거든요. 그러면 이렇게 얘기할 수 있습니다. "한국이 원하는 대로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해서 내가 백 번이고 천 번이고 만 번이고 사과하라면 사과하겠다. 강제노역 피해자들? 일본 기업들을 다 설득해서 배상 문제 내가 매듭짓겠다. 대신 한국은 내가 추진하고 있는 아시아판 나토에 가입해라"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거거든요. 조건으로 이렇게 두 가지를 딱 제시하면 우리나라는 국론이 분열되고 정치인들과 정부는 한 번도 그런 걸 생각해 보지 않아서 굉장히 혼란스러울 겁니다.
아시아판 나토는 집단안보체제입니다. 이시바 총리가 20년 넘게 계속 주장해 왔던 거예요. 지금 한미 동맹, 미일 동맹도 있죠. 또 쿼드의 미국, 일본, 호주, 인도 있잖아요. 이런 것들을 '소다자 안보협력체제'라고 하는데 이러한 체제를 다 연계해서 집단안보체제를 만드는 겁니다. 아시아판 나토가 결성되면 한국과 일본이 동맹 관계가 되는 거예요. 한미 동맹처럼 한일 동맹이 되는 거예요. 결국 양 국가가 서로 타협해야 하니까 하나 받고 하나를 달라고 했을 때 그걸 우리가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고 하면 그 부분은 물음표가 찍히거든요.
이시바 총리는 매우 진지한 사람입니다. 좋은 게 좋은 게 아니고, 고집이 엄청나게 셉니다. 잘못 접근했다가는 뒤로 빼는 게 없어요. 그래서 물릴 수가 있어요. 그래서 친한파인 이시바 총리가 당선됐다고 해서 마냥 좋아할 게 아니고, 지금부터 생길 수 있는 상황에 대해 철저한 계산을 우리 나름대로 해야 하는 시기가 됐다는 생각이 듭니다.
Q. 이시바 총리가 일본 경제를 어떻게 바꿀까요?
이시바 총리가 당선되고 나서 이시바 쇼크가 있었습니다. 9월 27일 이시바 총리가 당선이 됐을 때가 금요일 저녁이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월요일이 되니까 일본 닛케이지수가 2천 엔이나 폭락했습니다. 바로 그 부분이 시장에서 이시바 총리의 경제 정책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냐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입니다.
그런데 지금 일본은 금리 없는 세상에서 금리 있는 세상으로 넘어가고 있고, 심지어 그 금리가 더 높아질 수 있는 상황이 됐기 때문에 앞으로 일본 경제의 뇌관이 될 수 있습니다.
7월 0%에서 0.25%로 금리를 인상한 일본은행을 향한 비판이 있었죠. 왜냐하면 '거 봐라. 확신도 없이 무턱대고 금융 정상화 프로세스를 시작한게 잘못이다. 이게 전 세계에 외환시장과 주식시장에 얼마나 큰 충격을 줬냐. 엔 캐리 트레이드 아직 청산 남았다' 이러면서 비판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약간 평가가 바뀌었습니다. 왜냐하면 엔달러 환율이 160엔 넘어서 170엔, 180엔 가는 상황은 막아야 하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금융 정책 정상화 프로세스를 앞당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한 달, 두 달 시간이 지나고 보니까 지금 엔달러 환율이 140엔대에서 나름 안정적으로 밴드를 형성하면서 움직이고 있거든요.
지금 3만 7천, 3만 8천대에서 닛케이 주가지수가 움직이고 있습니다. 당시만 해도 '우에다 총재가 섣부른 의사결정을 해서 세계 경제를 위기에 빠뜨렸다'라고 했던 사람들이 돌이켜 보니까 '그 당시에 일본은행의 판단이 적절했던 것 같다'는 식의 분위기가 형성돼 있습니다. 결국 관건은 실질임금이었거든요. 임금이 올라도 물가 상승률을 못 쫓아가서 소비가 위축되는 거였는데 6월부터 실질임금이 플러스로 전환이 돼요.
결국 일본은행이 했던 선택이 결과적으로 잘했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는 게, 실질임금이 완전히 플러스로 정착이 될 것 같으니까 소비가 살아날 수 있는 모멘텀이 마련이 됐다고 보는 거죠. 이대로 가면 일본 경제는 조금씩 디플레이션에서 탈출해 가고 있는 게 명확해 보입니다.
지금은 사실 일본 상황이 좋아요. 2년 동안 일본은행이 원래 목표로 했던 소비자물가 상승률 2%를 달성하고 있거든요. 그다음에 올해 춘투로 인해서 임금 인상률이 33년 만에 가장 높은 5.1% 기록했습니다. 임금도 막 오르고 있어 이거 굉장히 좋은 거죠.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성장에는 힘이 필요합니다. 흔들리지 않을 힘, 더 높이 뻗어나갈 힘. 들을수록 똑똑해지는 지식뉴스 "교양이를 부탁해"는 최고의 스프 컨트리뷰터들과 함께 성장하는 교양인이 되는 힘을 채워드립니다.
▶ 교양이 노트
- 군사·안보 전문가 이시바... 비주류 정치인에서 총리로
- 이시바 총리, 내년 '디플레이션 탈출' 선언 가능성
- "이시바는 금리 인상론자?" 일본 경제의 뇌관 될까
- 한일 역사 문제 사과하는 대신 '아시아판 나토' 제안?
신임 이시바 총리는 여당 내 야당 역할을 하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자민당 내에서도 굉장히 비주류 정치인이고요. 일생을 비주류의 인생을 살아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시바 총리는 오타쿠로 유명하거든요. 세 분야에 걸쳐서 오타쿠입니다. 하나는 일본에 많이 있는 텟짱(てっちゃん)이라고 해서 철도 오타쿠입니다. 철도 굿즈 모으고, 역이름 다 외우고 돌아다니는 철도 오타쿠고요. 두 번째가 밀덕, 밀리터리 덕후, 군사 오타쿠. 그래서 프라모델, 무기 제작하는 걸 굉장히 많이 가지고 있죠. 세 번째가 70년대 아이돌 오타쿠입니다.
또 사교성이 부족해서 사람 사귀는데 힘들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데 정치인은 지역구 활동을 하면서 스킨십이 많아야 되잖아요. 지역구민들하고 악수도 하고, 체육대회 하면 가서 인사도 하고 이래야 되는데, 이런 걸 전혀 못 합니다. 그래서 선거 활동은 전부 다 부인이 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이시바 총리는 진지한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얼마나 진지하냐면 이분이 방위, 군사, 안보 전문이니까 대정부 질문에서 "우주인이 쳐들어오면 어떡할 것이냐"라는 질문에 웃지도 않고 "다양한 방책으로 우주인을 격퇴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하겠다"라고 얘기합니다. 그래서 전국의 오타쿠들이 열광했죠. '우주인의 존재를 믿는구나' 이러면서요.
이렇게 비주류이기는 하지만 장점도 있습니다. 전공이 군사, 안보 쪽이라 관련된 지식은 웬만한 전문가들과 토론해도 지지 않을 정도로 풍부하고요.
이시바 시게루 (지난 9월 출마 기자회견 중)
저는 안보와 관련한 일을 오래 해왔습니다. 안보를 확실히 하고 일본을 지키겠습니다.
두 번째는 '미스터 쓴소리'. 이시바 총리는 처음부터 파벌에 속하지 않았습니다. 무파벌, 파가 없기 때문에 돌려 까기가 가능해요.
이시바 시게루 공식 블로그 (2019.8.23)
우리나라가 패전 후 전쟁 책임과 정면으로 마주하지 않았던 것이 많은 문제의 근저에 있으며, 그것이 오늘날 다양한 형태로 표면화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누구에게나 다 쓴소리합니다. 그래서 정치인들 사이에서는 인기가 없지만 국민들 사이에서는 인기가 있는 정치인일 수밖에 없고요. 포지션이 그렇다 보니까 국민적인 여론은 항상 차기 총리감 1위로 이시바 총리가 거론됐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상 선거를 해보면 결선투표에서 떨어지는 일이 비일비재해요. 그래서 네 번이나 떨어졌죠.
이번에는 상황이 달랐습니다. 왜냐하면 작년에 일본 파벌에 정치자금 문제가 터졌어요. 그러면서 국민들이 파벌에 대한 비난 여론이 굉장히 높아졌습니다. 그래서 기시다 총리가 올해 초에 기시다파를 해산했거든요.
기시다 후미오ㅣ전 일본 총리
파벌이 존재하는 자민당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납니다. 파벌로부터 돈과 인사의 기능을 분리합니다.
그런데 이시바 총리는 지금까지 파벌에 속하지 않았기 때문에 드디어 38년 만에 정치계의 주류로 우뚝 올라섰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이시바 시게루ㅣ일본 총리
국민들이 웃는 얼굴로 살 수 있는 안전, 안심하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전력을 다하겠습니다.
"하나 주고 하나 내놓으라고 할 수도" 안보통 이시바의 한일 외교
이시바 시게루ㅣ일본 총리
한국과 일본이 긴밀하게 협력하는 것이 서로의 이익이 된다는 것이 지극히 중요합니다.
Q. 이시바 총리가 친한파로 유명하잖아요. 야스쿠니 신사 참배도 하지 않고 일본 과거사 반성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고요. 이러한 점들이 한일 관계에 어떤 변화를 불러올까요?
이시바 총리는 굉장히 친한파로 알려져 있습니다. 자민당 내에서는 드물게 한국과의 역사 갈등 사안에서도 매우 전향적인 생각을 가진 발언을 많이 했어요. 예를 들면 박근혜 정부 때는 위안부 합의 관련해서 "피해자 당사자들이 납득할 때까지 계속 사과해야 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문재인 정부 때 징용공 문제 때문에 일본이 수출 규제를 했었는데, 그때도 이시바 당시 국회의원은 강제노역 문제와 수출 규제를 연결하는 것은 대단히 잘못됐다고 일본을 비판합니다. 일본 정부에서는 공식적으로 두 개가 연계돼 있다고 얘기하지 않거든요. 절대 연관이 없다고 하는데, 이시바는 "그때 그렇게 연계시킨 건 잘못이다" 이렇게 얘기를 했고요.
윤석열 대통령 때도 "한국 정부가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서 노력하는데 일본도 상응하는 조치를 해야 하지 않느냐"라고 얘기해서 한국에서는 환영을 받고, 일본에서는 비난을 받는 존재가 됐습니다.
이시바 시게루ㅣ일본 총리
기시다 전 총리가 윤석열 대통령과 만든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한일 양국의 협력을 더욱 공고하고 폭넓게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앞으로 한일 관계는 지금보다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가면 갔지, 부정적으로 흐를 가능성은 작지 않나라고 다들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시바 총리가 워낙 친한파로 알려져 있다 보니까 오히려 너무 기대를 많이 하고 있는 게 문제가 될 수 있어요. 이시바든 누구든 총리가 된 사람이 국익을 고려하는 건 너무나 당연한 얘기잖아요. 한국을 위해서가 아니라, 일본을 위해서 한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해야 할까를 고민하는 게 일본의 총리이니까요.
주의해야 할 점이 몇 가지 있습니다. 한 가지는 이시바 총리가 그동안 친한파로서 여러 가지 전향적인 발언을 했던 거는 일개 국회의원의 입장에서 이야기했던 거예요. 지금은 일국의 총리가 됐기 때문에 전혀 입장이 다르다는 점을 우리는 인식해야 하고요.
사실은 이게 더 중요한데요. 우리가 전혀 생각지 못한 이시바 리스크에 부딪힐 수도 있습니다. 이시바 총리는 뚝심도 있고, 과감하고 전향적으로 할 말은 하는 스타일이거든요. 그러면 이렇게 얘기할 수 있습니다. "한국이 원하는 대로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해서 내가 백 번이고 천 번이고 만 번이고 사과하라면 사과하겠다. 강제노역 피해자들? 일본 기업들을 다 설득해서 배상 문제 내가 매듭짓겠다. 대신 한국은 내가 추진하고 있는 아시아판 나토에 가입해라"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거거든요. 조건으로 이렇게 두 가지를 딱 제시하면 우리나라는 국론이 분열되고 정치인들과 정부는 한 번도 그런 걸 생각해 보지 않아서 굉장히 혼란스러울 겁니다.
이시바ㅣ일본 총리
집단안전보장의 본질은 의무입니다. 집단적 자위권은 말 그대로 권리입니다.
아시아판 나토는 집단안보체제입니다. 이시바 총리가 20년 넘게 계속 주장해 왔던 거예요. 지금 한미 동맹, 미일 동맹도 있죠. 또 쿼드의 미국, 일본, 호주, 인도 있잖아요. 이런 것들을 '소다자 안보협력체제'라고 하는데 이러한 체제를 다 연계해서 집단안보체제를 만드는 겁니다. 아시아판 나토가 결성되면 한국과 일본이 동맹 관계가 되는 거예요. 한미 동맹처럼 한일 동맹이 되는 거예요. 결국 양 국가가 서로 타협해야 하니까 하나 받고 하나를 달라고 했을 때 그걸 우리가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고 하면 그 부분은 물음표가 찍히거든요.
이시바 총리는 매우 진지한 사람입니다. 좋은 게 좋은 게 아니고, 고집이 엄청나게 셉니다. 잘못 접근했다가는 뒤로 빼는 게 없어요. 그래서 물릴 수가 있어요. 그래서 친한파인 이시바 총리가 당선됐다고 해서 마냥 좋아할 게 아니고, 지금부터 생길 수 있는 상황에 대해 철저한 계산을 우리 나름대로 해야 하는 시기가 됐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시바는 일본을 디플레이션에서 탈출시킬 수 있을까
이시바 시게루ㅣ일본 총리 (지난 1일 첫 기자회견)
경제가 우선이라는 입장에서 디플레이션 탈피를 최우선으로 하는 경제 재정 운영을 해나가겠습니다.
Q. 이시바 총리가 일본 경제를 어떻게 바꿀까요?
이시바 총리가 당선되고 나서 이시바 쇼크가 있었습니다. 9월 27일 이시바 총리가 당선이 됐을 때가 금요일 저녁이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월요일이 되니까 일본 닛케이지수가 2천 엔이나 폭락했습니다. 바로 그 부분이 시장에서 이시바 총리의 경제 정책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냐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입니다.
그런데 지금 일본은 금리 없는 세상에서 금리 있는 세상으로 넘어가고 있고, 심지어 그 금리가 더 높아질 수 있는 상황이 됐기 때문에 앞으로 일본 경제의 뇌관이 될 수 있습니다.
7월 0%에서 0.25%로 금리를 인상한 일본은행을 향한 비판이 있었죠. 왜냐하면 '거 봐라. 확신도 없이 무턱대고 금융 정상화 프로세스를 시작한게 잘못이다. 이게 전 세계에 외환시장과 주식시장에 얼마나 큰 충격을 줬냐. 엔 캐리 트레이드 아직 청산 남았다' 이러면서 비판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약간 평가가 바뀌었습니다. 왜냐하면 엔달러 환율이 160엔 넘어서 170엔, 180엔 가는 상황은 막아야 하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금융 정책 정상화 프로세스를 앞당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한 달, 두 달 시간이 지나고 보니까 지금 엔달러 환율이 140엔대에서 나름 안정적으로 밴드를 형성하면서 움직이고 있거든요.
지금 3만 7천, 3만 8천대에서 닛케이 주가지수가 움직이고 있습니다. 당시만 해도 '우에다 총재가 섣부른 의사결정을 해서 세계 경제를 위기에 빠뜨렸다'라고 했던 사람들이 돌이켜 보니까 '그 당시에 일본은행의 판단이 적절했던 것 같다'는 식의 분위기가 형성돼 있습니다. 결국 관건은 실질임금이었거든요. 임금이 올라도 물가 상승률을 못 쫓아가서 소비가 위축되는 거였는데 6월부터 실질임금이 플러스로 전환이 돼요.
결국 일본은행이 했던 선택이 결과적으로 잘했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는 게, 실질임금이 완전히 플러스로 정착이 될 것 같으니까 소비가 살아날 수 있는 모멘텀이 마련이 됐다고 보는 거죠. 이대로 가면 일본 경제는 조금씩 디플레이션에서 탈출해 가고 있는 게 명확해 보입니다.
지금은 사실 일본 상황이 좋아요. 2년 동안 일본은행이 원래 목표로 했던 소비자물가 상승률 2%를 달성하고 있거든요. 그다음에 올해 춘투로 인해서 임금 인상률이 33년 만에 가장 높은 5.1% 기록했습니다. 임금도 막 오르고 있어 이거 굉장히 좋은 거죠.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Copyright ©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SBS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해당 언론사로 이동합니다.
- 계속된 SOS, 왜 응답받지 못했나…'궁금한 이야기Y' 오피스텔 살인사건
- "설악산 간 여친이 길 잃었다"…스웨덴서 걸려온 구조 요청
- 에베레스트 최초 등정은 이 사람일 수도? 100년 전 실종된 산악인 유해 발견
- [뉴스토리] 슬픈 역사 '몽키하우스', 왜 철거되나?
- 팬 폭행 논란에…제시 "가해자 초면, 도의적 책임 느낀다"
- "80대 부친 현혹해 56억 가로채"…아들 고소에 재혼녀 수사
- "기분 따라 법 바뀌나" 오락가락 불법주차 단속에 '억울'
- 한동훈 "김 여사 우려 불식 위해 대통령실 인적 쇄신 필요"
- 북한, 평양 무인기 침투 주장하고 풍선 20개 날려…10개 철원 낙하
- 서울교육감 후보 최보선 사퇴…진보진영 정근식으로 단일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