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떡값으로 삼성전자 샀어요"…개미들 몰빵했지만 '답답' [종목+]
"주가 저평가 된 건 맞지만, 실적 개선세 예상보다 더뎌"
코스닥선 에스티팜 담아
"美 생물보안법 수혜주…중국 CDMO 대체 가능"
추석을 앞두고 증시가 장기 휴장에 돌입하면서 투자자의 관심은 휴장 전 매입한 종목의 상승 가능성에 쏠린다. '동학개미'로 불리는 개인 투자자들은 추석 연휴를 앞두고 대장주 삼성전자에 '몰빵'하는 모습을 보였다. 코스닥 시장에선 바이오주인 에스티팜이 이들의 선택을 받았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9~13일) 개인 투자자는 삼성전자 주식을 2조9502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 기간 개인 순매수 1위에 등극했다. 2위도 삼성전자 우선주(1551억원)였다. 3위 KODEX 레버리지(1018억원)와 1위 삼성전자의 격차는 크게 벌어졌다. 삼성전자 순매수액은 유가증권 시장 전체 개인 순매수액(2조4070억원)도 웃돌았다.
주가가 많이 하락했다는 인식에 저점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삼성전자는 6만4400원으로 7월 11일 기록한 52주 최고가(8만8800원) 대비 26.82% 급락했다. 지난 11일 장중엔 52주 최저가인 6만4200원까지 밀리기도 했다.
전문가들도 삼성전자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데 공감한다. 이의진 흥국증권 연구원은 "올해 실적 예상치 기준 삼성전자 주가는 주가순자산비율(PBR) 1.14배까지 내려왔다"며 "이익 눈높이 하향 조정, 부진한 반도체 수요, 일회성 비용 등 악재를 고려해도 현재 주가는 저평가되어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PBR 1.14배는 최근 5년 기준 바닥 수준이다.
다만 실적 개선 기대감과 목표주가는 점차 꺾이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11만원에서 9만1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 추정치를 각각 37조9000억원, 48조2000억원으로 기존 대비 15%, 25% 낮추면서다.
이 증권사 이승우 연구원은 "과거의 삼성전자답지 않은 현재의 삼성전자가 답답하기만 하다"면서도 "분명 개선은 되고 있지만, 그 속도가 시장의 시점에서 보면 너무 느리다. 반면 주가는 두 달 만에 크게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삼성전자 내부적으론 문제 개선을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어 희망을 놓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력에 대한 우려도 있다. 현재 엔비디아에는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이 HBM3E 8단을 납품하고 있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11월 북미 고객으로부터 HBM3E 8단을 인증받더라도, 고객사가 12단 위주로 신제품을 운영해 수요처는 한정적"이라며 "미국의 HBM 중국 수출 제한 조치 시행도 삼성전자에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이 증권사는 목표가를 기존 10만2000원에서 8만1000원으로 20.59% 낮췄다. 직전 보고서(3월18일) 이후 약 6개월 만에 목표주가를 8만원대로 제시했다. 해당 기간 전 증권사를 통틀어서도 8만원대 목표가가 제시된 것은 처음이다.
한편 코스닥 시장에선 동아쏘시오홀딩스 자회사인 에스티팜이 개인 투자자의 바구니에 가장 많이 담겼다. 에스티팜은 리보핵산(RNA) 치료제 주원료인 올리고핵산의 글로벌 3대 생산업체로 꼽히는 바이오주. 지난주 개인 투자자는 에스티팜을 294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대신증권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 따르면 이들의 평균매수가는 10만454원으로 현재 평가이익률은 1.34%로 추정된다.
에스티팜은 지난달 말 12만800원으로 고점을 찍은 뒤 조정을 받았다. 그러나 최근 미국 생물보안법이 하원을 통과하며 에스티팜은 다시 시장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미국 생물보안법은 중국 바이오기업을 견제하기 위해 마련된 법안이다. 이 법안은 미국의 바이오의약품 기술과 미국인 유전자 데이터가 중국으로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추진됐다.
장민환 iM증권 연구원은 "생물보안법으로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에스티팜은 유럽 소재 글로벌제약사와 상업화용 올리고핵산치료제 원료 의약품 공급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계약 규모는 864억원으로 작년 매출액의 30.3%에 달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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