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날이 선선해지면 선풍기를 서둘러 닦아서 상자에 넣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바로 집어넣은 선풍기가 내년 여름에 꺼냈을 때 냄새가 나고 소리가 커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름 내내 빨아들인 먼지와 습기가 안에 남은 채로 갇히기 때문입니다. 넣는 시점보다 넣기 전에 무엇을 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순서를 바꿔 보시기 바랍니다.

닦은 다음 하루는 더 돌립니다
날개와 망을 물로 씻고 나면 안쪽 모터 부근까지 습기가 들어갑니다. 이 상태로 바로 상자에 넣으면 그 물기가 그대로 갇혀 곰팡이 냄새의 원인이 됩니다. 완전히 조립한 뒤 약풍으로 한 시간쯤 돌려서 안쪽까지 말려야 합니다. 만졌을 때 미지근해지면 다 마른 것입니다. 이 한 단계가 내년을 좌우합니다.

비닐로 꽁꽁 싸지 않습니다
먼지가 앉을까 봐 비닐로 밀봉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게 오히려 습기를 가둡니다. 통풍이 되는 부직포 커버를 쓰거나, 원래 상자에 넣고 뚜껑을 완전히 밀봉하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덮개 없이 두고 천을 한 장 얹어도 충분합니다. 먼지보다 습기가 더 해롭습니다. 숨 쉴 틈을 남겨 두는 게 원칙입니다.

베란다 바닥은 피합니다
베란다나 창고 바닥은 겨울에 결로가 가장 심하게 생기는 자리입니다. 여기에 상자째 두면 종이가 습기를 빨아들여 안까지 축축해집니다. 선반 위나 붙박이장 위칸처럼 바닥에서 떨어진 자리에 두어야 합니다. 벽에 딱 붙이지 말고 손가락 하나 틈을 남기면 더 좋습니다. 자리만 바꿔도 결과가 다릅니다.

정리하면 닦은 뒤 한 번 더 돌리기, 비닐로 싸지 않기, 그리고 바닥을 피하기입니다. 선풍기를 넣는 데 하루만 더 쓰면 됩니다. 내년 여름에 꺼내서 바로 쓸 수 있는지가 여기서 갈립니다. 이번 주말에 넣으실 계획이라면 순서를 바꿔 보시기 바랍니다. 수고는 비슷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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