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월마트 제치고 사상 첫 ‘세계 매출 1위’ 기업 등극
월마트 7132억 달러
창업 32년 아마존, 월마트 매출 추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전통 유통 강자 월마트를 제치고 전 세계 기업 매출 1위 자리에 올랐다. 제프 베이조스가 1994년 시애틀 자택 차고에서 온라인 서점을 창업한 지 32년 만에 이룬 성과다. 반면 월마트는 10년 넘게 지켜온 매출 선두 기업 왕좌를 내주게 됐다.

19일 월마트는 2025 회계연도 기준 연간 매출액이 전년 대비 5.6% 증가한 7132억 달러(약 1034조 8000억 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아마존이 이달 초 발표한 2025년 연간 매출액은 7169억 달러(약 1040조 1500억 원)다. 월마트 매출을 37억 달러가량 웃도는 수치다. 이로써 아마존은 사상 처음으로 연간 매출 기준 세계 최대 기업 타이틀을 획득했다.
두 회사는 세계 최대 소비시장 미국을 무대로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여 왔다. 월마트는 전 세계에 매장 1만 개 이상을 보유한 세계 최대 오프라인 유통 업체다. 아마존은 매월 27억 명이 웹사이트와 모바일 앱을 방문하는 세계 최대 온라인 소매 업체다. 최근 몇년간 오프라인 유통 업체들은 온라인 시장으로 영역을 넓히고, 온라인 유통 업체들은 오프라인 매장을 늘리며 서로 상대방 구역을 침범하는 중이다.
전문가들은 아마존이 매출 1위를 달성한 결정적 요인으로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 부문인 아마존웹서비스를 꼽는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기업이 자체 서버를 구축하지 않고 인터넷을 통해 저장 공간이나 연산 능력을 빌려 쓰는 기술을 뜻한다. 핵심 소매 사업과 빠른 배송망이 꾸준한 성장세를 이끌었지만, 결국 월마트를 제칠 정도로 막대한 수익은 데이터 센터 사업에서 나왔다. 지난해 아마존 전체 매출에서 아마존웹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18%에 달했다. 만약 클라우드 사업 부문을 제외한다면 아마존 연간 매출은 5880억 달러에 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때문에 유통 시장 자체만 놓고 보면 여전히 월마트가 우위에 있다고 일부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키르티 칼리아남 샌타클래라대 소매경영연구소장은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아마존은 소매업에서 월마트를 이긴 것이 아니라, 월마트가 운영하지 않는 새로운 사업을 시작해 매출액을 추월한 것”이라며 이번 아마존 1위 등극을 “공허한 승리”라고 평가절하했다.
월마트 역시 전통적인 대형 할인점을 넘어 정보기술 기업으로 체질 개선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최근 주식 상장 거래소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기술주 중심 나스닥으로 옮긴 일은 이러한 의지를 잘 보여준다. 제3자 판매자 마켓플레이스 등 수익성이 높은 새로운 사업 영역에 투자를 집중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전략 변화에 힘입어 월마트 주가는 지난 2년 동안 두 배 이상 뛰었고, 시장 가치는 1조 달러를 돌파했다. 고물가에 지친 소비자들이 저렴한 상품을 찾아 월마트로 몰리면서 4분기 동일 매장 매출도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4.6% 증가율을 기록했다.
두 유통 공룡은 이제 경쟁을 인공지능 분야로 확전하는 모양새다. 아마존은 막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인공지능 생태계 구축에 직접 뛰어들었다. 올해 데이터 센터와 반도체 칩 등 인공지능 관련 사업에 최대 2000억 달러를 쏟아부을 계획이다. 자체 개발한 쇼핑 도우미 챗봇 루퍼스를 자사 플랫폼 전반에 전진 배치했다. 앤디 재시 아마존 최고경영자는 루퍼스 같은 인공지능 도구가 실제 매장 직원처럼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찾도록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월마트는 외부 기술 기업과 유연하게 협력하는 방식을 택했다. 오픈에이아이, 구글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상품 검색 기능을 한층 고도화했다. 스파키라는 인공지능 기반 가상 도우미도 도입했다. 존 퍼너 월마트 최고경영자는 이날 실적 발표 자리에서 스파키를 사용하는 고객이 그렇지 않은 고객보다 평균 주문 금액이 35% 더 높다고 밝혔다. 존 데이비드 레이니 월마트 최고재무책임자는 CNBC 인터뷰에서 “기술 회사는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하고, 우리는 그 기술을 유통 경험으로 바꾸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전략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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