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명타자 강백호 100억이 오버페이인 이유" 20대에 수비 못하는 선수가 말이 되나?

강백호가 이번 시즌 타점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다. 숫자만 보면 나쁘지 않다. 그런데 팬들 사이에서 "100억 값을 못 한다"는 말이 계속 나오는 이유가 있다.

올 시즌 내내 지명타자로만 출전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지명타자 전업이라면 그에 걸맞은 타격 성적이 따라와야 한다는 것이다.

지명타자 100억, 기준이 어느 정도여야 하나

KBO에서 지명타자 FA의 모범 사례로 꼽히는 선수는 홍성흔이다. 포수 출신인 홍성흔은 송구 문제로 2008년부터 지명타자로 전업한 뒤 롯데에서 4년 연속 지명타자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타율 0.371을 찍은 2009년, 26홈런을 기록한 2010년처럼 압도적인 타격으로 수비 기여 제로를 방망이로 메워냈다. 그게 지명타자 FA가 몸값을 하는 방식이다.

최형우도 마찬가지다. 나이가 들어 지명타자 비중이 늘어났지만 타격 퀄리티 자체가 리그 최상위권이라 논란이 없었다. 팬들이 "강백호가 100억 값을 하려면 최형우 수준은 아니더라도 근접해야 한다"고 말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강백호의 문제는 나이다

강백호가 30대 후반의 노장이라면 지명타자 전업이 자연스럽다. 그런데 강백호는 지금 만 27세다. KBO에서 운동 능력이 있는 젊은 선수가 지명타자를 맡는 경우는 사실상 없다고 봐도 된다.

홍성흔도, 김동주도, 최형우도 나이가 들거나 부상으로 수비가 어려워진 이후에 지명타자로 전업했다. 20대에 고정 지명타자라는 건 수비 포지션이 아예 없다는 뜻이고, 이는 팀 라인업 구성에 제약을 만든다. 채은성이 1루수로 있는 상황에서 강백호까지 지명타자를 고정으로 쓰면 다른 타자들의 체력 관리와 휴식 자체가 어려워진다.

타격 수치도 100억에 미치지 못한다

타점 1위라는 숫자는 인상적이지만 그 이면을 보면 다르다. 타율 0.274, OPS 0.780, 볼삼비도 좋지 않다. 팬들이 계산하는 강백호의 올 시즌 wRC+는 109 수준으로, 지명타자 전업에 4년 100억 계약이라는 조건에서 기대하는 140 이상과는 거리가 있다.

더 큰 문제는 이게 올해만의 현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도쿄 올림픽 이후 강백호의 비율 지표는 꾸준히 하락해왔고, 최근 4년 평균 WAR이 1~2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게 팬들의 분석이다. SSG가 강백호 영입전에서 빠진 이유도 "수비 포지션 문제와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장타력"이었다고 알려졌다.

물론 강백호가 없었다면 한화 타선이 더 처참했을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실제로 그가 잡아준 경기가 몇 차례 있었고 타점 1위라는 숫자는 사실이다. 하지만 20대 선수가 고정 지명타자로 4년 100억을 받는 구조가 과연 합리적인가, 그 물음에 답하기가 쉽지 않다는 게 지금 한화 팬들의 솔직한 심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