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움 끝없는 망상, 놀다가 동트는 동해

전인수 2022. 8. 1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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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동해 망상 여행가이드
망망대해 경관 맛집 동해휴게소
오토캠핑장 드론배달 볼거리
보양온천컨벤션 호텔 이색 자태
망상리조트 생태관·녹지 새단장
국제복합관광단지 개발 추진
바닷가·도심지 즐길거리 다채
▲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로부터 정신적·육체적 건강증진에 도움이 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웰니스관광지로 선정된 망상해변 입구의 동해보양온천컨벤션호텔.

서울 청담동에 사는 가족 4명이 승용차로 내비게이션에 동해시 ‘망상해변’을 찍고 출발한다. 광주-원주고속도로와 영동고속도로를 2시간 30분쯤 질주하다 강릉JC에서 동해고속도로로 갈아탄 후 30여분 남짓 가다보면 마지막 휴게소가 나온다.

망망대해 청정 동해바다를 코 앞에서 볼 수 있는 국내 몇 안되는 언덕위의 아름다운 동해휴게소. 건물 아래 필로티 부분을 지나 전망대(포토존)로 가보자. 그 바로 아래엔 계단식 논처럼 차곡차곡 놓여있는 다섯 종류의 길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다.


바다를 보며 달릴 수 있는 동해고속도로, 7번국도, 영동선철도 등 3개의 육상길과 동해바다 뱃길, 하늘길이 그 것이다. 이 지역에선 5개 길을 이용하는 교통수단들을 한꺼번에 동시에 한 눈에 볼 수 있다면 큰 행운이 따른다는 설(說=본지 8월 6일 온라인 보도)이 전해지는 매우 특이한 지점이다. 고속도·국도·철도는 정기적으로 다니기 때문에 동시에 카메라에 담는데 어려움이 없지만 배와 항공기까지 한꺼번에 만날 수 있을까.

의심이 들겠지만 이 곳에서 1㎞쯤 북쪽에는 시멘트 운반선과 각종 화물선들이 수시로 드나드는 옥계항(한라시멘트 전용항만 등)이 있는 것은 물론, 묵호항에서 관광유람선이 망상 해상에 자주 다녀가고 인근 대진항에서 오는 어선들도 쉴새 없이 들락거린다.


항공기는 자주 없을지 모르지만 망상해수욕장 상가에서 망상오토캠핑리조트 씨플라자에 음식을 배달하는 드론이 오는 28일까지 시범 운영을 하고 있어 무인비행선은 쉽게 접할 수 있다.

또 이곳엔 이달부터 수소충전소가 영업을 시작, 전기충전소·LPG·휘발유·경유 등 5대 차량 연료를 모두 주입할 수 있는 시설이 갖춰져 있다.

▲ 망상해변 남쪽끝 지점에 지난 5월 오픈한 서핑비치(나인비치 37ES)

숙박이 가능한 망상오토캠핑리조트의 해변한옥마을을 먼저 눈팅한 후 다시 출발해 보자. 무인과속단속카메라를 조심하며 2㎞ 정도 달려서 망상톨게이트를 빠져나온다.

 

우선 좌회전으로 1㎞쯤 가다보면 좌측으로 동해보양온천컨벤션호텔의 이색적인 자태가 눈에 들어온다. 지장수와 해수 온천이 자랑거리인 이 호텔 객실에서 바라보는 동해바다도 일품이지만, 호텔로비와 바로 연결된 브릿지를 통해 직선코스로 망상해변에 갈 수 있어 편리하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의 2022년 신규 웰니스 관광지로 선정된 이 호텔은 오향체험과 스파·온천을 활용한 아쿠아피트니스·필라테스·지장수냉온욕·플로워킹 등 다양한 웰니스 프로그램, 약천골 지장수가 지닌 효능 등으로 정신적·육체적 건강증진에 도움이 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설로 인정받고 있다.

더불어 산책로와 미니동물원, 지장수 식염 온천수를 활용한 50m길이 8레인의 대형 실내수영장까지 가족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내부시설이 마련돼 있다. 망상해변 등 인근 자원을 활용해 자연과 교감할 수 있는 힐링공간이다.


호텔을 뒤로 하고 삼거리에서 우회전해 영동선 철도건널목을 건너 바로 앞 무료 주차장에 차를 대 놓자.

망상해변 숙소는 망상상가 기준 북쪽(가곡해수욕장까지)으로 1km쯤 가면 망상오토캠핑리조트에 망상해변한옥마을(24실), 캐빈하우스(4실), 든바다(23실), 난바다(15실), 허허바다(8실), 카라반(6대) 등 80실의 객실과 함께 41사이트의 자동차캠핑장 등 다양하게 구비돼 있다. 이곳은 지자체가 운영하기 때문에 성수기 기준으로도 최저 5만원(자동차 캠핑장)부터 최고 48만원(든·난·허허바다 10인실 G타입) 정도로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 동해 망상해변에 체스판 모양의 이색 망루가 설치돼 관광객들의 포토존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총면적 11만5870㎡ 규모의 망상리조트는 지난 2019년 산불재해로 화마를 입어 80%가 소실됐으나, 복구사업을 통해 지난해 11월 7개 타입의 30개동 46개 객실을 비롯해 생태보전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한 생태관 등이 새로 건립됐다. 또 해송 등 1700주와 20종 이상의 수목 등 푸른 녹지공간이 조성됐고, 어린이물놀이장·포레스트빌리지(어린이놀이터)·해안산책로·농구장·족구장 등 활동시설들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망상리조트 입구 진입 전 약 300m 우측편에 세미나와 강연을 할 수 있도록 소·중·대 회의실 7개로 구성된 컨벤션센터는 물론, 1만㎡ 크기의 잔디구장과 5000㎡ 규모의 체험시설이 있는 다목적구장까지 갖추고 있다.

망상상가에서 남쪽으로 500여m 정도 가면 2만9256㎡ 넓이의 망상제2오토캠핑장이 4·6인용 캐라반 41대와 캠핑장 56면을 갖추고 기다리고 있다. 성수기 기준으로 캐라반은 14만원~16만원, 캠프장은 3만2000원이다.

이외에는 망상해수욕장 중심부와 도직해수욕장(강릉 옥계면) 등에 몰려있는 모텔, 망상해변 근처에 산재해 있는 펜션과 민박촌 등에서 묵을수 있다.

드넓은 백사장과 깨끗한 모래로 이름을 날린 망상해수욕장에서 바다를 만끽한 후 시간이 남으면 이곳에 온 김에 2~3시간만 투자해 망상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서도 알고 가자.

망상동엔 7번국도를 사이에 두고 내륙쪽에 600만㎡도 넘는 ‘망상뜰’이 있다. 옛날에는 마상평(馬上坪)으로 불리었다. 삼국시대 고구려땅이었던 마상평에서 묵호동으로 가는 사이에 언덕이 있는데, 이 곳이 신라와의 접경지인 지금의 초구동 사문치(死門峙) 일명 ‘사문재’이다. ‘군사들이 죽어서 넘는 고개’란 뜻을 담고 있다.

▲ 동해고속도로 삼척방면 동해휴게소에서 바라본 망상오토캠핑리조트와 5개 종류의 길(동해고속도로·7번국도·영동선철도·바닷길·하늘길)

이같이 고구려가 신라와 싸우기 위해 넓은 뜰에서 수많은 말을 길렀기 때문에 마상평(망상동)으로 이름이 붙어 전해 내려오고 있다. 그 이후 마상평(馬上坪)은 정철에 의해 망상(望祥)으로, 사문치(死門峙)는 약천 남구만 선생을 찾는 선비들이 넘은 고개라는 뜻으로 사문재(士文峙)로 바뀌었다는 유래가 전해져 오고 있다. 현재 마상평이란 마을 이름은 없어졌지만 망상해변 남쪽끝 바다로 흘러드는 ‘마상천(馬上川)’이란 작은 하천의 이름으로 남아있다.

망상이란 지명은 관동별곡 등 가사문학의 대가로 좌의정까지 오른 송강(松江) 정철(鄭澈, 1536~1593)이 강원도 관찰사로 재직중일 때 쓴 시 망상(望祥)에서 비롯됐다. 이 시의 咫尺仙我一望祥(사랑하는 여인을 지척에 두고 망상촌만 바라보는 구나) 구절에서 나오는 망상(望祥)은 ‘복되고 길한 일이 일어날 조짐을 바라다’란 뜻이다.

이 일화는 강릉의 읍지(邑誌)인 임영지(臨瀛紙)에 실려 내려오고 있고, 현재 강원 동해시 망상동은 이 시에서 유래돼 정철이 죽은 뒤 50년 후인 1648년(인조 26) 강릉부 망상리가 생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망상에는 또다른 유명 인물이 있다. 숙종 때 영의정까지 지낸 약천 남구만(1629~1711)의 망상 약천 유배시절 “동창이 밝았느냐 노고지리 우지진다”로 시작하는 시조를 지은 곳이다.

망상리 만우마을 입구에 사래긴밭(장밭) 표지석이 세워져 있듯이 ‘길고 넓은 밭의 풀을 언제 다 매느냐’는 걱정스러운 푸념을 표현한 것으로 이제는 마을이름이 되었다. 인근 약천리에는 남구만을 추모하는 사당인 약천사와 그의 시조비가 세워져 있다. 현재는 남구만시조창보존회가 만들어져 시조경창대회를 여는 등 각종 기념사업도 진행되고 있다.

나오는 길에 이 지역에서 30여년간 전통차를 연구해 온 이미선 대표(차훈명상문화원 동해센터장)가 운영하는 ‘다향’에 들러 우리 차를 음미해보자. 망상에 관한 유래와 문화유적에 대한 속깊은 이야기를 맛깔나게 들으며 마음의 양식을 쌓으면 망상에 여행 온 보람을 느낄수 있지 않을까.

망상지역은 지난 2018년 동해안권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되면서 망상1·2·3지구 400여만㎡에 호텔·리조트·쇼핑몰·국제학교·의료기관·주거단지 등으로 구성된 국제복합관광단지 개발이 추진되면서 상전벽해를 목전에 두고 있다. 전인수 jintru@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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