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CEO 20년]⑥ KB증권, 중징계에도 임기는 지켰다

블로터가 20년간 지켜본 증권사 수장들의 발자취를 돌이켜봅니다.

서울 여의도 KB증권 본사 사옥. /사진 제공=KB증권

KB증권은 2016년 말 통합법인 출범 이후 6명이 대표이사직을 맡았다. 윤경은·전병조 전 사장에 이어 박정림·김성현 전 사장, 이홍구·강진두 사장이 차례로 각자대표 체제를 이끌었다. 퇴임한 4명의 공시상 퇴임 사유는 모두 임기만료였다. 박 전 사장이 2023년 11월 금융당국으로부터 직무정지 3개월의 중징계를 받았을 때도 대표직 교체 시점은 예정된 임기 종료와 맞물렸다. 해당 제재는 법정 다툼 끝에 올해 4월 취소가 확정됐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B증권이 통합법인으로 출범한 이후 대표를 맡은 인물은 6명이다. KB증권은 2016년 12월30일 현대증권이 KB투자증권을 흡수합병한 뒤 상호를 변경하면서 통합법인으로 출범했다. 윤 전 사장과 전 전 사장이 초대 각자대표를 맡았다.

두 사람은 2017년 12월 다시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1년 뒤인 2018년 12월 박 전 사장과 김 전 사장이 후임으로 선임됐다. 회사 공시에는 윤 전 사장과 전 전 사장의 퇴임 사유가 모두 '임기만료'로 기재됐다. 통합법인 출범 이후 첫 대표 교체는 두 각자대표가 나란히 임기를 마친 뒤 이뤄졌다.

박 전 사장과 김 전 사장은 2019년 1월부터 각자대표 체제를 이어갔다. 박 전 사장은 자산관리(WM), 김 전 사장은 기업금융(IB)을 중심으로 역할을 나눴다. 이후 재선임을 거듭하면서 박 전 사장은 2023년 말까지 5년간 대표를 맡았다.

박 전 사장의 마지막 임기를 한 달가량 남겨두고 변수가 생겼다. 금융위원회는 2023년 11월29일 라임펀드 사태와 관련해 박 전 사장에게 직무정지 3개월의 중징계를 내렸다. KB증권의 라임펀드 관련 내부통제 기준 마련 의무 위반이 제재 근거가 됐다.

박 전 사장은 처분에 불복해 취소 소송과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법원은 같은 해 12월21일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였다. KB증권은 일주일 뒤 임시주주총회에서 이 사장을 새 대표로 선임했다. 회사 공시상 박 전 사장의 퇴임 사유는 '임기만료'였다. 중도 사임이나 해임으로 처리되지 않았다.

제재에 대한 법원의 판단은 금융당국과 달랐다. 2024년 12월 1심 법원은 박 전 사장에 대한 직무정지 처분을 취소했다. 지난해 11월 항소심도 같은 판단을 유지했다. 올해 4월 대법원이 금융위의 상고를 심리불속행 기각하면서 직무정지 처분 취소가 확정됐다.

박 전 사장이 물러난 뒤에도 각자대표 체제는 이어졌다. 김 전 사장은 대표직을 유지했고 이 사장이 새로 합류했다. 김 전 사장은 2019년 1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7년간 대표를 맡았다. 통합 KB증권 출범 이후 가장 긴 재임 기간이다. 올해 사업보고서에는 김 전 사장이 5차례 연임한 것으로 기재돼 있다.

김 전 사장의 퇴임도 임기 만료에 맞춰 이뤄졌다. KB증권은 지난해 12월 임시주주총회에서 이 사장을 재선임하고 강 사장을 새 각자대표로 선임했다. 김 전 사장은 임기 만료로 물러났다. 윤·전 전 사장에서 박·김 전 사장으로 넘어갈 때는 두 대표가 동시에 교체됐지만 이후에는 기존 대표 한 명을 남기고 다른 한 명을 교체하는 방식이 이어졌다.

현재는 이 사장과 강 사장이 각자대표를 맡고 있다. 이 사장은 WM 부문을 맡는다. 강 사장은 IB를 중심으로 홀세일과 자본시장 부문까지 총괄한다. 이 사장은 2024년 대표에 오른 뒤 재선임됐다. 임기는 올해 말까지다. 강 사장은 올해 1월 임기를 시작했으며 2027년 말까지 대표직을 맡는다.

KB증권의 CEO 인사는 통합 이후 각자대표 체제를 유지하면서 임기 만료를 기준으로 교체해온 흐름이 두드러진다. 퇴임한 4명은 모두 공시상 임기 만료로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박 전 사장에게 중징계가 내려진 때도 중도 교체보다 예정된 임기 종료에 맞춰 후임 인사가 이뤄졌다. 이후 제재가 법원에서 취소됐지만 당시 인사 과정만 놓고 보면 내부통제 리스크가 불거진 상황에서도 대표 교체 시점은 임기와 분리되지 않았다.

조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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