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일러도 안켰는데 가스비 2배"…3차례 인상 실감 "올겨울 어떡하나"

김정현 기자 이비슬 기자 김예원 기자 2022. 11. 30.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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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요금 대비 거의 2배에 가까운 요금이 부과됐기 때문이다.

서울 종로구에서 231㎡(70평) 규모의 식당을 운영하는 박모씨(64·여)는 "가스요금이 올라서 손님이 있는 방만 난방하면서 절약할 예정"이라며 "인건비에 임대료까지 다 올라서 연탄을 때서 절약할 생각"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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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용, 대선 끝나고 연달아 인상…전년 대비 37.8%↑
한파 시작인데…LNG 가격 지속땐 또 올릴 가능성도
정부가 이르면 다음 달부터 겨울철 서민들의 난방비 부담을 덜기 위해 액화천연가스(LNG)와 액화석유가스(LPG)에 붙는 관세를 한시적으로 0%까지 내린다. 이번 조치로 가구마다 도시가스 요금이 매월 1400원 정도 내려갈 전망이다. 사진은 30일 서울 시내 주택가에 설치된 가스 계량기의 모습. 2022.10.30/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김정현 이비슬 김예원 기자 = # 서울 강동구에 거주하는 정모씨(35·여)는 며칠 전 10월 가스요금 고지서를 받고 깜짝 놀랐다. 9월 요금 대비 거의 2배에 가까운 요금이 부과됐기 때문이다. 정씨는 "더운건 참으면 된다지만 난방은 안하면 안되는데 겨울이 두렵다"며 한숨을 쉬었다.

올해 들어서만 세 차례 인상된 가스요금 '폭탄 고지서를 받아든 시민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심지어 추가 요금 인상 가능성도 남아 있어 서민·자영업자들의 경제 부담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대선 끝나자 3차례 연달아 인상된 가정용 가스요금…65.23원→89.88원

오피스텔에 거주하는 직장인 정모씨(31·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김씨의 올해 10월 가스요금은 2만2390원이었다. 9월치 1만900원보다 105.4%, 전년 동월 1만9700원 대비 13.7% 오른 액수다.

특히 올해는 11월까지도 따뜻한 날씨가 이어져 지난해와 달리 10월에 보일러를 거의 때지 않았는데도 가스 요금 지출이 크게 늘었다.

정씨는 "고금리에 전세대출 이자 내기도 빠듯한데 가스비까지 올라 난방도 제대로 못하고 추운 겨울을 보내야 할 생각을 하니 너무 힘들다"며 한숨을 쉬었다.

정씨뿐만이 아니다. 맘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도 '지난해 10월 계량기 사용량 63에 3만800원이었는데 올해 10월은 사용량 60으로 줄었는데 5만원이 넘었다', '온수만 써서 가스요금 1만원이 넘은 일이 없는데 이번에 대폭 늘었다'며 급증한 가스요금에 하소연하는 글들이 줄을 이었다.

자영업자들도 마찬가지다. 지난 10월 음식점, 미용실, 숙박시설 등에 적용되는 '가스 요금(영업용1)'은 16.60원에서 19.32원으로, 목욕탕이나 쓰레기 소각장 등에 적용되는 '가스 요금(영업용2)'도 15.60원에서 18.32원으로 각각 16.4%, 17.4% 인상됐다.

서울 종로구에서 231㎡(70평) 규모의 식당을 운영하는 박모씨(64·여)는 "가스요금이 올라서 손님이 있는 방만 난방하면서 절약할 예정"이라며 "인건비에 임대료까지 다 올라서 연탄을 때서 절약할 생각"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전문가 "안올릴 수 없는 외부 상황…文정부서 올릴 것 안올려 체감 더 커"

이처럼 올해 들어 가스요금 인상 체감을 호소하는 시민들이 많은 이유는 시간을 두고 서서히 오른 것이 아니라 단기간에 급등한 탓도 크다.

한국지역난방공사는 가정용 가스요금을 지난 2020년 7월부터 올해 3월까지 1메가칼로리(Mcal) 당 65.23원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올해 10월 기준 가스 요금은 1Mcal 당 89.88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할 때 37.8%나 인상됐다.

조성봉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러시아가 가스를 안 팔고 있어서 전세계적으로 천연액화가스(LNG)를 많이 사들이는 바람에 가격이 엄청나게 올라갔다"며 "한국가스공사에서 들여오는 가격보다 싸게 팔다보니 적자가 커벼서 이제 못 버티는 상황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정도 폭으로 요금이 인상된 것은 이례적인 수준"이라면서도 "외부 인상요인이 워낙 크니 안 올릴 수 없는 상황이라, 정부가 그때그때 올렸어야 했는데 문재인 정부에서 지난해 연말 올렸어야 할 때 안 올렸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약 21개월 동안 가스요금을 인상하지 않고 유지해온 한국지역난방공사는 지난 3월 치뤄진 제20대 대통령선거 직후인 △4월 66.98원 △7월 74.49원 △10월 89.88원으로 세 차례나 인상했다.

블라디미르 푸틴(가운데) 러시아 대통령이 알렉세이 밀레르(오른쪽)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 최고경영자(CEO)와 게르하르트 슈뢰더(왼쪽) 전 독일 총리와 함께 러시아 레닌그라드주 항만도시 비보르크 외곽 포르토바야 소재 노르트스트림 가압기지를 시찰하고 있다. 2021.09.06 ⓒ AFP=뉴스1

◇한국지역난방공사 "높은 LNG 가격 지속될 경우 추가 인상요인도"

문제는 이처럼 단기간에 가스요금이 인상됐음에도 불구하고 국제적인 연료 공급 불안이 이어질 경우 추가 인상 가능성도 있다는 점이다.

한국지역난방공사 관계자는 "연료 가격에 대한 부분은 예측이 어려워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면서도 "한국지역난방공사는 연료비 정산이 7월에 이뤄지는데, 요금 제도 운영 등은 해당 주기에 맞춰 이뤄지기 때문에 LNG 가격이 높은 상태로 지속될 경우 어느 정도 추가 인상 요인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Kri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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