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G, 7000억대 채권 발행 돌연 중단… 금융당국 제동

서울 종로구 주택도시보증공사 지사 앞으로 한 시민이 지나고 있다./뉴스1

자본을 늘리기 위해 채권 발행을 준비 중이던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관련 작업을 중단했다. HUG가 자본을 확충할 경우 시장에 ‘정부가 전세자금 대출을 확대한다’는 잘못된 신호를 낼 수 있다고 금융당국이 우려하면서다.

29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HUG는 7000억원 규모의 채권(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려는 절차를 밟다가 돌연 중단했다. 전날 금융당국에 채권 발행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이날 기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수요 예측을 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관계부처 간 추가 협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면서 HUG는 발행 절차를 멈췄다. 가계 부채가 늘어난 것을 우려한 금융당국이 제동을 건 것으로 해석된다. HUG가 자본 확충을 마치면 전세보증보험을 확대하고 이는 시장에 전세자금 대출이 확대된다는 인식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금융당국과 추가 협의를 거친 후 채권 발행 절차를 수정할 전망이다.

앞서 HUG는 전세 사기 등으로 집주인 대신 세입자에게 돌려준 대위변제액이 늘면서 손실이 커지자 채권 발행을 추진했다. 올해 초부터 지난달까지 HUG가 지불한 대위변제액은 3조220억원이다. 하지만 1~8월 집주인에게 회수한 금액은 8%대로, HUG는 올해 3조원대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HUG의 손실이 누적돼 자본금이 줄어들면 전세보증보험 가입이 중단될 수도 있다. HUG의 보증 한도는 자본금과 연동돼서다. 현재 보증한도는 자본금의 90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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