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벽 골목을 가르는 배달 오토바이의 굉음. 오랜 세월 시민들이 참아온 이 소음이 이제 실질적인 규제의 칼날 앞에 설 전망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동시에 움직이며 배달 이륜차 소음 문제 해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전국 최초 ‘음향영상카메라’ 등장…105dB 넘으면 바로 과태료
경기도가 전국 최초로 배달 오토바이 소음을 자동 단속하는 ‘음향영상카메라’ 도입 계획을 발표했다. 소음 측정기와 고해상도 영상장비가 탑재된 이 카메라는 기준치인 105dB(데시벨) 을 초과하는 소음이 감지되는 즉시 오토바이 옆면과 번호판을 촬영, 과태료를 자동 부과하는 방식이다. 최대 20만원 이상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경기도는 2023년 12월 전국 최초로 제정된 ‘이륜자동차 소음 관리 조례’에 근거해 오는 2029년까지 5년간 224억원을 투입, 학교와 병원 주변 이동소음 규제지역을 중심으로 음향영상카메라 25대를 순차 설치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사물인터넷(IoT) 기반 실시간 소음 측정 시스템과 속도위반 단속용 후면 카메라도 함께 확대된다.

합동단속도 강화…파주·시흥 등 현장 일제 점검
단속은 경기도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파주시는 지난 3월 파주경찰서·한국교통안전공단과 함께 이륜차 소음 및 불법 구조변경 합동단속을 실시했다. 소음기 불법 개조, 번호판 훼손·미부착, 배기소음 기준 초과 차량을 현장 측정기로 직접 점검하고, 위반 시 원상복구 명령 및 과태료를 즉각 부과했다. 시흥시도 올 9월까지 집중 단속을 예고한 상태다.
그동안 배달 오토바이 소음 단속은 인력 투입 한계와 불법 개조 차량 식별 어려움으로 실효성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이번 음향영상카메라 도입과 합동단속 강화는 그에 대한 직접적인 응답이다.
근본 해법은 ‘전기화’…2035년 60% 전환 목표

단속과 규제를 넘어, 정부는 배달 이륜차 소음 문제의 근본 해법으로 전기이륜차 전환을 제시했다. 환경부와 서울시 등이 손을 잡고 추진하는 이 계획은 신규 배달용 이륜차 중 전기이륜차 비율을 2030년까지 25%, 2035년까지 6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경기도는 향후 5년간 전기 이륜차 1만대 보급도 병행 추진한다. 2026년도 전기이륜차 보조금 역시 1회 충전 주행거리가 긴 고성능 차량을 우대하는 방향으로 개편됐다. 소음 없이 달리는 전기 배달 오토바이가 일상 풍경이 될 날이 머지않았다는 신호다.
배달문화 확산으로 이륜차 소음 민원은 해마다 증가해왔다. 자동 단속 시스템 구축과 전기화 전환이라는 두 축의 대책이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질지, 시민들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