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종이 키우던 앵두꽃 향 담아…조선 궁궐향수 나왔다

이유진 기자(youzhen@mk.co.kr) 2025. 9. 11.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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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맥스·국가유산진흥원
‘단미르 궁궐향수’2종 개발
창경궁 옥천교·덕수궁 석조전
수년간 봄마다 궁찾아 향 포집
“고궁 대표 향으로 재현”
코스맥스 연구원들이 꽃을 훼손하지 않는 센트리티지 기술을 활용해 향을 포집하는 모습. <코스맥스>
“(문종이) 후원에 손수 앵두를 심어 매우 무성했는데 익은 철을 기다려 올리니, 세종께서 반드시 이를 맛보고 기뻐했다.”(조선왕조 문종실록 13권)

600여 년 전 조선왕조실록에 등장하는 앵두나무는 여전히 창경궁 옥천교 주변에서 봄마다 꽃을 피운다. 이 앵두나무꽃의 향을 복원한 ‘궁궐 향수’가 개발됐다.

코스맥스와 국가유산진흥원은 창경궁 앵두나무와 덕수궁 오얏나무 향을 담은 ‘단미르 궁궐 향수’ 2종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단은 임금의 붉은색, 미르는 순우리말로 용을 의미한다.

코스맥스와 궁능유적본부, 국가유산진흥원은 고궁을 대표하는 향을 발굴하기 위해 지난 3월 업무협약을 맺었다.

궁능유적본부는 1800년대 제작된 동궐도 속 3000~4000그루 나무 중 지금도 비슷한 위치에 존재하는 같은 품종의 나무들을 찾아냈다.

코스맥스는 이 나무에 핀 꽃 주변에 유리병 등을 둘러싸 향기분자만 흡착하는 방식으로 향을 포집한 후 향료로 해당 성분을 분석·재현해 냈다.

홍연주 코스맥스 향료랩 상무는 “조선왕조에서 즐겼던 전통의 향을 복원하는 것이 목적이었기 때문에 문헌을 통해 고증을 거쳐 나무를 특정한 후 실제 바람에 실려오는 꽃 향기를 조향했다”고 설명했다.

꽃 향 포집을 위해 코스맥스는 수 년간 이른 봄마다 궁을 찾아 공을 들였다. 꽃 향은 개화 시점과 만개 시점, 낮과 밤, 날씨에 따라서도 향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홍 상무는 “여러 차례 답사를 통해 향을 포집하고, 생화로 맡을 때 느낌을 향료로 완성도 높게 구현했다”고 말했다. 오얏향수는 덕수궁 석조전 앞 오얏나무에서 채취한 꽃 향기로 왕실 정취를 재현했다.

오얏꽃은 코를 가까이 대야 향을 맡을 수 있을 정도로 은은한 향인데, 이를 지속력 있게 느낄 수 있게끔 붓꽃 같은 다른 향 보강했다. 오얏꽃은 깨끗하고 싱그러운 향, 자두꽃은 과일향을 머금은 달콤한 향이 특징이다.

궁궐 향수는 고궁박물관과 경복궁, 창덕궁 내 기념품 매장과 온라인 매장에서 판매된다. 코스맥스와 국가유산진흥원은 향후 다양한 역사 속 향기를 재현해 핸드크림, 헤어퍼퓸, 미스트를 비롯한 제품군을 다양화할 계획이다.

코스맥스는 지난 2016년부터 한국 역사 속 향기를 재현하는 ‘센트리티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안동서원 배롱나무꽃향, 음성 송연먹향, 제주 문방오우 석창포향을 비롯해 10여 년간 21가지 향을 재현·개발했다. 이 과정에서 개발한 향료 조성물에 대해서는 특허를 취득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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