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주필 "김건희 특검법 국힘 이탈 4표, 특검 가능성 98%"
4일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됐지만, 찬성 4표 기권·무효 각각 1표 포함
동아일보 정치부 기자 "尹 우리는 하나 외쳤음에도 이탈표 4표 나와"
[미디어오늘 박서연 기자]
지난 4일 국회가 본회의를 열고 김건희 특검법을 재표결에 부친 결과, 재적 300명 중 찬성 194표, 반대 104표, 기권 1표, 무효 1표로 부결됐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 전원인 108명이 반대 당론을 정한 뒤 표결에 참여했지만, 최소 4표의 이탈이 생기자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당혹감을 드러냈다. 보수신문에서도 경고 신호가 나온다. 조선일보 주필은 “그야말로 물이 턱밑까지 차올랐다”고 했다.
10일 양상훈 조선일보 주필은 <金 특검 가능성 '98%'는 尹 위기 지수> 칼럼에서 “ 찬성이 200표를 넘으면 대통령 거부권에도 불구하고 김건희 특검법은 통과된다. 지금 통과 가능성은 97%(194/200)까지 올라온 것이다. 무효, 기권 2표까지 사실상 특검 찬성으로 보면 98%”라며 “그야말로 물이 턱밑까지 차올랐다”고 현 상황을 해석했다.
양상훈 주필은 “윤 대통령이 부인에 대한 비등한 국민 비판 여론을 계속 무시하고 한동훈 대표에게도 강경한 입장을 보인 것은 국민의힘 108명 중에 이탈표가 없을 것이라 자신한 때문이었다”며 “그게 깨진 것은 충격일 것이다. 98%는 앞으로 더 높아져 결국 물이 넘칠 수 있다. 반대로 이번을 고비로 수위가 낮아질 수도 있다. 모든 것은 윤 대통령 부부의 선택과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전략에 달려 있다”고 했다.
결국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기소 여부가 중요하다고도 했다. 양상훈 주필은 “지금 검찰에서 흘러나오는 얘기대로 김 여사를 무혐의 처분하면 여론은 더 악화할 것이다. 명품백 사건도 기소하지 않았는데 도이치모터스 사건도 무혐의라면 법리를 떠나 김 여사는 인위적 '성역'으로 비치게 된다. 한국 사회에서 이는 공분 대상”이라며 “이렇게 되면 국민의힘에서 이탈표는 늘었으면 늘었지 줄지는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훈상 동아일보 정치부 차장도 같은 날 <대통령이 밑바닥 찍겠다면 그 옆에 설 여당은 없다> 칼럼에서 “용산과 여의도 사이의 심리적 간극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는 바로 김 여사 문제”라며 “당에서는 이미 올해 1월 총선 국면부터 김 여사 문제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한동훈 대표가 '국민 눈높이'를 강조하며 사과를 요구했고, 이후 한 대표와 전당대회 때 경쟁했던 나경원 윤상현 의원, '친윤 주자' 원희룡 전 장관도 김 여사 사과의 필요성에 동의했다”고 했다.
박훈상 차장은 “더불어민주당이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강행 처리할 때 여당은 22대 국회 들어 처음으로 '필리버스터 지연 작전'을 펼치지 않았다. 김 여사를 향한 국민적 여론이 나쁜데 옹호했다가 '방탄 정당'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며 “먼저 선뜻 나서 몇 시간 동안 김건희 특검법에 반대 토론할 의원도 찾기 쉽지 않았을 것이란 이야기도 나온다”고 했다.
박훈상 차장은 “이런 상황이니 윤 대통령이 건배사로 '우리는 하나'라고 외쳤음에도 불구하고 거부권을 행사한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에서 여당 내 이탈표가 최소 4표가 나온 것이다. 당론 부결 대열에서 4명이 이탈한 것은 용산과 여의도의 인식 차를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다. 4명 더 이탈하면 윤 대통령의 거부권은 무력화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않으면 탄핵 이야기가 나올 것이라고도 했다. 양상훈 주필은 “이 대표의 판단은 검찰이 도이치모터스 사건과 관련해 김 여사를 무혐의 처리한 뒤의 여론 동향에 달려 있을 것”이라며 “자신의 예상대로 윤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 여론이 더 커지면 현재의 무리한 특검안을 그대로 밀어붙이면서 윤 대통령 탄핵 촛불 집회를 본격적으로 밀고 나갈 가능성이 높다. 이 대표는 자신에 대한 법원 판결들이 나오는 11월 중·하순에 맞춰 탄핵 집회 수위를 최대한 끌어올려 판사들을 압박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양상훈 주필은 “김 여사 특검 실현 가능성 98%는 그대로 윤 정부의 위기 지수다. 위기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한다”며 “다만 위기를 위기로 받아들여야 하고, 위기의 본질이 뭔지를 직시할 경우의 얘기다. 윤·한 두 사람은 지금이 위기라고 생각하는지, 위기임을 알고도 서로 싸우는지 궁금하다. 위기의 본질도 국민은 다 아는데, 윤 대통령이 이를 직시하고 있는지도 궁금하다. '살 궁리만 하면 죽고, 죽기를 각오하면 산다'는 오랜 경구는 지금 윤 대통령에게 절실한 지혜라고 생각한다”고 조언했다.
박훈상 차장은 “한 여당 중진 의원은 '검사 출신 대통령이 수사 생리를 너무 모른다. 정권이 바뀐 다음 수사를 받으면 검찰이 더 김 여사에게 가혹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대통령과 여사를 분리해 정권의 레임덕, 야권의 탄핵 공세로부터 대통령을 방어하겠다는 당의 충정을 몰라준다는 것”이라며 “싱가포르에서 '국민의 지지가 있는 한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윤 대통령은 11일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다. 구중궁궐에 갇힌 용산에 민심을 전하겠다는 여당 요구에 윤 대통령이 어떻게 반응할지에 국민 지지가 달렸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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