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이젠 ‘에이전틱 커머스’ 시대

온라인 쇼핑 환경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 지금까지의 온라인 쇼핑 환경에서 소비자는 자신이 원하는 물건을 찾기위해 정확한 키워드를 입력해 제품을 검색하고 개별 쇼핑몰의 판매조건을 탐색했다면, 이제는 수십번의 검색 대신 AI 채팅창에 “러닝 초보자에게 알맞은 10만원대 러닝화 찾아줘"라고 말하면 된다.
AI 에이전트가 취향, 예산, 후기와 각 쇼핑몰별 조건을 비교해 최적의 상품을 추전해주는 것은 물론이고 주문과 결제까지 다해준다. 이른바 ‘ 에이전틱 커머스(Agentic Commerce)’ 시대가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에이전틱 커머스란 AI 에이전트가 소비자를 대신해 상품 검색, 비교, 결제, 주문까지 자율적으로 수행하는 차세대 쇼핑 방식을 뜻한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McKinsey)는 2030년까지 에이전틱 커머스를 활용한 전 세계 소비자 거래 규모가 약 3조~5조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최근 비자(Visa)카드가 아시아•태평양 지역 14개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아태지역 소비자의 74%가 이미 AI 기반 도구를 상품 탐색과 주문 추적 등에 활용하고 있다.
에이전틱 커머스의 도래는 온라인 쇼핑 시장에 대한 기업들의 태도를 바꿀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측한다. 그동안 키워드 중심 검색 방식의 온라인 쇼핑 환경에서 판매자들은 노출을높이기 위해 가능한 많은 키워드를 상품 목록에 삽입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일례로 이동식 유모차 판매자의 경우 아마존이나 네이버쇼핑같은 플랫폼의 검색 알고리즘에 노출되기 위해서 ‘아기;유모차;여행;트래블;초경랴;기내용’ 같은 키워드를 상품 페이지에 최대한 많이 적었다 .
하지만 AI의 등장으로 이러한 패러다임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특히 개인의 성향에 맞춰진 AI 에이전트는 이제 ‘최고의', ‘가장 예쁜’ 같은 주관적이고 추상적인 요청도 이해하며, 단순한 목록이 아닌 대화형 응답으로 쇼핑 정보를 제공한다.
이처럼 AI 기반의 생성형 검색은 웹 트래픽은 물론이고 온라인 쇼핑 매출과 광고지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로 어도비사에 따르면 2025년 아마존 프라임데이 세일기간(7월 8일~11일) 미국의 리테일 사이트로 유입된 생성형 AI 소스 트래픽이 전년 대비 3300%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에 세계적인 AI 기술기업들은 쇼핑 에이전트 서비스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오픈AI는 월마트와 제휴하여 챗GPT 내에서 식품, 생활용품 등 다양한 상품을 직접 검색고 ‘구매(Buy)’ 버튼을 눌러 즉시 결제(Instant Checkout)하는 기능을 도입했다. 오픈AI는 또 쇼피파이(Shopify), 페이팔(PayPal)과 손잡고 쇼피파이 기반의 100만 개 이상 온라인 상점들과 연동하여 챗GPT 내에서 상품을 바로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한편, 페이팔(PayPal)의 디지털 지갑을 도입하여 결제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
구글도 월마트와 협업해 오픈AI와 흡사한 서비스를 선보이는 한편, 지난 1월에는 리테일 산업을 겨냥해 개방형 표준과 AI 기반 커머스 도구를 대거 공개하며 차세대 쇼핑 패러다임 주도에 나섰다. 에이전틱 커머스 시대에 개방형 프로토콜과 AI용 커머스 도구를 통해 생태계를 구축하고 장악하겠다는 게 구글의 야심이다.
국내에서는 신세계 그룹이 나섰다. 신세계는 미국 AI 기업 리플렉션AI와 손잡고 국내 최대 규모인 250㎿급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나선다. 오랜 유통 사업 경험을 통해 축적한 고객 접점 데이터와 AI 기술을 결합해 개인 맞춤형 상품 추천부터 결제·배송까지 지원하는 AI 에이전트 기반 쇼핑 환경을 구현한다는 게 신세계의 구상이다.
AI에이전트가 만드는 온라인 쇼핑 세상이 세상을 또 어떻게 바꿀지 기대된다.
이형구 생활경제부장 scaler@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