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운 최적화, 발목 잡는 편의성 '식스타 게이트: 스타트레일' 리뷰
스팀에서 디제이맥스 리스펙트, 이지투온 리부트와 함께 리듬게이머들에게 호평을 얻고 있는 리듬게임 '식스타 게이트: 스타트레일(이하, 식스타 스위치)'이 오는 16일 닌텐도 스위치로 출시됩니다.
닌텐도 스위치에는 꽤 많은 리듬게임이 있지만, 의외로 '식스타 스위치'처럼 서브컬처 지향의 건반형 리듬게임은 드문 편입니다. '디모'나 '아르케아'처럼 모바일 게임을 이식한 리듬게임이 있기는 하지만, '식스타 스위치'처럼 스팀에서 서비스 중인 리듬게임을 이식한 사례는 거의 없다고 해도 좋을 정도입니다.
스팀에서 서비스 중인 리듬게임의 닌텐도 스위치 이식 사례가 드문 가장 큰 원인은 역시 닌텐도 스위치의 사양 때문입니다. 보통 닌텐도 스위치에 게임이 이식될 때는 해상도를 낮추거나 프레임을 떨구는 식으로 최적화를 진행하곤 하는데, 리듬게임을 이런 식으로 최적화하면 플레이 감각이 굉장히 달라지니까요.
그래서 '식스타 스위치'가 처음 나온다고 했을 때 '드디어 스팀에서 즐기던 리듬게임을 스위치에서도 즐길 수 있겠구나'하는 기대감보다는, '스위치에서는 제대로 즐길 수 없으면 어떻게 하지'라는 우려가 더 컸습니다. CFK로부터 리뷰 코드를 제공받아 게임을 설치하는 동안에도 최악의 상황을 상정한 리뷰를 고민하고 있었을 정도예요.
다행히 최악의 상황은 오지 않았습니다. 최적화가 굉장히 잘 되어 있었거든요. 플레이 중에 프레임은 일정하게 유지됐고, 배경 애니메이션이 나오는 곡을 플레이할 때도 끊김은 없었습니다. 로딩도 빠른 편입니다. 악곡을 선택하자마자 시작 애니메이션이 나오며 바로 악곡 플레이로 들어가고, 악곡 플레이가 끝나면 바로 결과 화면이 나옵니다. 결과 화면에서 곡 목록으로 넘어갈 때의 로딩도 상당히 짧은 편이죠.
악곡 플레이 시작 애니메이션과 배경 애니메이션의 해상도처럼 쾌적한 게임 플레이를 위해 다소 희생된 것도 있긴 하지만, 이건 개발사인 라이어버드 스튜디오/스타라이크가 리듬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플레이 그 자체를 최우선한 결과라고 보는 게 맞을 듯합니다.
사실 최적화는 백 번 말하는 것보다 플레이 영상을 한 번 보시는 게 빠를 듯합니다. 첫 번째 영상은 독 모드에서 플레이한 것이고, 두 번째 영상은 휴대 모드로 플레이한 것입니다.
'식스타 스위치'의 최적화는 리듬게임 플레이에서도 빛을 발합니다. 바로 '채보'입니다. 키보드에 최적화된 원작의 채보를 그대로 가져온 것이 아니라, 닌텐도 스위치의 기본 컨트롤러인 조이콘으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채보를 최적화한 것이죠. 여기에 조이콘의 아날로그 스틱을 활용한 '시프트 노트'를 추가해 원작과는 다른 플레이 체감을 제공합니다.
실제로 플레이해보면 패드 조작에서 다소 무리한 왼쪽 블루 레인 동시 입력, 오른쪽 블루 레인 동시 입력 노트는 거의 보이지 않으며, 한쪽에 치우친 동시 입력 노트가 나오더라도 검지로 누르는 레드 레인 노트와 동시에 누르는 형태라 피로감이 덜합니다. 원작의 특징인 '게이트 레인'도 그대로 구현되어 있으며, 이 역시 양손 엄지 손가락으로 충분히 처리할 수 있도록 나옵니다.
특히, 버튼에서 손을 떼고 아날로그 스틱으로 손을 옮겨야 해서 어려울 것이라 생각한 시프트 노트는 그 판정이 굉장히 후한 편이라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습니다. 입력에 성공할 때마다 상쾌한 타격음이 나와서 플레이에 강세를 주는 느낌이라 원작과는 다른 '식스타 스위치'만의 매력을 더하는 요소이기도 했고요.
정리하면, 닌텐도 스위치에 원작의 재미를 그대로 담아내는 걸 넘어 '식스타 스위치'만의 재미를 구현해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개발사가 리듬게임에 진심이라는 점이 느껴질 정도입니다. 닌텐도 스위치로 리듬게임을 즐기던 플레이어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타이틀이죠.
하지만 편의성 측면에서는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먼저, 조작키 설정이 불가능합니다. 블루 레인은 ◀ | ▲ | X | A, 게이트 레인은 ▶/Y, 레드 레인은 ZL | ZR, 노트 스피드 변경은 L | R 기본 설정인데, 이를 변경하는 게 불가능합니다. 취향에 따른 키 세팅이 불가능하다는 것도 불만이지만, 레드 레인 노트를 치다가 인접한 L, R 버튼을 건드려 노트 스피드가 바뀌고 관련 UI가 화면 하단에 큼지막하게 노출되는 등 플레이에 악영향을 주는 게 문제입니다.
또, 조작키를 적게 사용하는 별도의 모드가 없습니다. 원작은 업데이트를 통해 레드 레인 노트가 등장하지 않아 5버튼 만으로 플레이하는 '루나 모드'를 추가하기도 했는데, 그보다 나중에 나온 '식스타 스위치'에는 해당 모드가 없거든요. 리듬게임에 익숙하지 않거나 조이콘 등 패드 플레이에 익숙하지 않은 플레이어에게도 처음부터 7버튼 + 아날로그 스틱 조작이 강요되는 셈입니다. 앞서 키 설정이 불가능한 상황과 겹쳐 진입장벽으로 다가올 수도 있는 문제죠.
개발사의 규모상 '식스타 스위치'를 위한 '루나 모드' 개발이 어려울 수 있음은 이해합니다. 하지만 소수의 곡이라도 제한적으로 루나 모드를 지원해 리듬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플레이어들을 끌어올려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앞의 조작키 설정과 더불어 추후 업데이트를 통해 지원해주면 좋겠네요.
그럼에도 닌텐도 스위치로 즐길 만한 리듬게임을 찾는다면 '식스타 스위치'를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닌텐도 스위치에서 이렇게 쾌적한 리듬게임 플레이를 구현했다는 '식스타 스위치'의 가치가 퇴색되지는 않거든요. 게다가 개발사에서 스팀판과 더불어 꾸준한 업데이트를 약속한 만큼, '식스타 스위치'는 앞으로 더 좋아질 일만 남았다고 할 수도 있으니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