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배우인지, 배우가 나인지"..'고독한 미식가'의 혼밥예찬 [세지포]
서울서도 혼자 식당 찾아다녀
日 젊은이 사이 한국음식 인기
참기름 수입해서 팔고싶을 정도
◆ 세계지식포럼 / '고독한 미식가' 마쓰시게 유타카·배우 김승우 대담 ◆
이 남자만큼 맛있게 밥을 먹는 사람은 없다. 일본 인기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의 주인공 이노가시라 고로를 연기하는 마쓰시게 유타카(59)가 방한했다. 세계지식포럼에 참석해 21일 서울 장충아레나에서 '음식을 통한 일상의 치유·행복과 K푸드의 경쟁력'을 주제로 드라마 '심야식당'의 주연을 맡기도 한 한국 배우 김승우와 '맛깔나는' 대담을 나눴다.
마쓰시게는 지난 10년간 드라마를 이끌며 '혼밥의 주인공'으로 살아왔다. 한국에서도 꺼리던 혼밥 문화는 코로나19로 인해 널리 퍼지고 있다. 마쓰시게는 "혼밥이야말로 빼앗길 수 없는 행복 중 하나"라고 전했다. 그는 "혼밥이 외롭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겠지만 식당 분위기를 느끼고 주인의 음식 솜씨를 기대하면서 이야기를 스스로 만들어가며 먹는 것이 즐거운 일이라는 걸 알리는 10년이었다고 생각한다"면서 "국경을 넘어 드라마의 팬이 있고 재미있어하는 게 묘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는 배우라는 직업으로 실제 혼밥의 대가가 됐다. 마쓰시게는 "배우는 지방이나 해외에도 많이 가지만 스케줄이 없을 때는 혼자 방치당한다. 거기서 오늘 뭘 먹을지 고민하는 시간이 너무 즐겁다. 서울에서 방치됐을 때는 한글도 못 읽었지만 열심히 음식을 찾아다녔다. 지금은 배역과 나를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혼밥을 즐긴다"고 밝혔다.
한 회도 빠지지 않고 보는 이들을 군침 돌게 만들 만큼 그는 많은 양을 먹어왔다. 그는 "150여 개 식당을 다뤘는데 스태프들이 정말 열심히 식당을 찾는다. 서울편을 찍을 때도 한두 달 전부터 스태프들이 하루에 6~7끼를 먹으며 식당을 찾았다. 그 노력의 결과로 늘 맛있는 식사를 하고 있다"면서도 "촬영 전날부터 적게 먹고 당일에는 오후 2시까지 먹지 않는다. 시장이 반찬이다. 정말로 행복한 식사를 한다"고 '먹방'의 비결을 털어놨다.
10년을 장수한 드라마의 성공 비결을 묻자 스태프 6~7명으로 소박하게 시작했던 사연을 들려줬다. 그러면서 그는 "처음부터 다큐멘터리 같은 드라마로 실제 식당과 요리를 대상으로 구성했다. 음식이 주인공이고 저는 음식을 돋보이게 하는 역할이라고 늘 생각한다. 스태프들도 그런 마음을 명심하고 있다. 작은 가게에서 열심히 만드는 음식 같은 방송"이라고 소개했다.
일본에서는 '제4의 한류' 열풍이 불면서 한식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마쓰시게는 "일본 젊은 사람들에게 한식이 굉장히 유행하고 있다. 디저트류가 유행이고 프라이드 치킨도 일본 방송에서 다뤄졌다. 젊은이들이 먹으면 어른들에게도 인기를 얻지 않겠느냐"면서 음식 한류의 미래를 밝게 내다봤다.
그는 K푸드에 대해 식재료를 다루는 방식에서 일본과 비슷하면서도 색다른 매력에 빠졌음을 고백했다. 그는 "전주편을 촬영했을 때 냄새나는 음식인 청국장을 비빔밥에 넣어서 먹고는 기가 막힌 맛의 조화를 발견했다. 한국에는 일본인이 좋아할 만한 음식이 너무 많이 있다. 팥빙수를 2년 전 부산에서 처음 맛봤는데 깜짝 놀랐다. 어제도 다시 먹었는데 일본에 수입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K푸드의 개선점을 묻자 "전혀 없다"며 "전주에서 선물받은 참기름을 넣으니 모든 음식이 기적처럼 맛있어졌다. 일본에서 팔까 진지하게 생각할 정도였다"고 답했다. 이에 김승우가 "저와 개인적으로 참기름 사업을 하겠느냐"고 물어 청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일본에서는 '고독한 미식가' 시즌10이 10월 7일부터 방송된다. 그는 "코로나19로 어려운 가운데 열심히 찍었다. 많이 기대해달라. 꼭 한국에서 또 촬영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대전 새로남기독학교 중·고등학교 학생 200여 명이 참석해 일본에서 온 미식가를 만나기도 했다.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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