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지잡이 어촌마을에 '날벼락'…화마로 17척 불에 타 "살길 막막"

김동수 기자 2023. 11. 21. 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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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해온 낙지잡이를 그만둬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살길이 막막하네요."

지난 17일 전남 신안에서 발생한 '선박 17척 화재'로 조용한 마을이 발칵 뒤집혔다.

해경은 다수 선박에서 불이 난 점을 봐 방화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앞서 17일 오전 7시54분쯤 신안군 압해읍 복룡리 선착장 인근에 정박 중인 선박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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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세대 60명 거주 신안 남촌마을…주민들 망연자실
"CCTV 설치 등 재발 방지해야"…경찰, 화인 조사중
지난 17일 오전 7시54분쯤 전남 신안군 압해읍 복룡리 선착장에 있던 선박에서 불이 나 어선이 검게 타 있다.(신안군 제공)2023.11.20/뉴스1

(신안=뉴스1) 김동수 기자 = "평생해온 낙지잡이를 그만둬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살길이 막막하네요."

지난 17일 전남 신안에서 발생한 '선박 17척 화재'로 조용한 마을이 발칵 뒤집혔다.

39세대 60명이 거주하는 작은 마을의 선박 80%가량(21척 중 17척)이 불에 타면서 어업을 이어온 어민들은 망연자실한 모습이다.

신안군 압해읍 복룡리 남촌마을 정모 이장(72)은 21일 <뉴스1>과 통화에서 "마을 주민들 모두 한순간에 날벼락을 맞은 심정이다"며 "말도 제대로 나오질 않는다"고 허탈해했다.

도시에 살다 귀농해 8년 전부터 낙지잡이를 했다는 정 이장은 원인 모를 화마(火魔)에 속만 타들어가고 있다.

그는 조용하고 작은 마을에 한번도 없었던 갑작스러운 대형 화재로 충격에 휩싸였다고 전했다.

낙지 조업시기(10~12월)를 맞아 한창 어업활동에 나서야 하지만, 마을의 대다수 선박이 불에 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정 이장은 낙지 조업 특성상 초저녁부터 밤, 새벽에 이르기까지 바다에서 밤샘 작업으로 힘든 어업활동을 이어갔으나 노년에 일을 할 수 있다는 데 만족해했다.

하지만 그의 선박은 하루 아침에 잿더미로 변해 검게 타버렸다.

정 이장은 "낙지 조업이 한창인데 배가 없어서 어업 생활을 계속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1접(낙지 20마리)이든 2접이든 되는대로 잡아서 생활하곤 했는데 걱정이다"고 토로했다.

사고 당시 선착장에 계류 중인 선박은 21척, 그중 17척이 모두 불에 탔다. 선박 소유자는 13명이었다. 피해 선박들은 최소 0.3톤급에서 최대 1.7톤급 수준이다.

또다른 어민은 "배 1척이 전부인데 이것마저 없어지게 돼 도대체 뭘 해야 할지 앞길이 막막하다"면서 "당시 큰불이 났는데도 주민들은 전혀 알지 못했다. 주변 CCTV를 추가로 확보해 재발 방지와 피해 복구가 하루빨리 이뤄졌으면 한다"고 하소연했다.

17일 오전 7시54분쯤 전남 신안군 압해읍 복룡리 한 선착장 인근에 정박 중인 선박에 화재가 발생해 선박 일부가 불에 타 있다.(신안소방서 제공)2023.11.17/뉴스1

신안군은 피해 어민들을 위해 선박 지원 등 관련 보조사업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

해경은 전날 화재 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국과수 등과 합동감식을 벌였다.

해경은 다수 선박에서 불이 난 점을 봐 방화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앞서 17일 오전 7시54분쯤 신안군 압해읍 복룡리 선착장 인근에 정박 중인 선박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불로 주변에 있던 선박 17척이 불에 탔다. 인명피해나 해양오염은 발생하지 않았다.

kd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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