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오른 ‘엔비디아’ vs 뒷걸음질 ‘삼성전자’ 향방 다른 이유?

국내와 해외 반도체 기업 중 하나씩만 언급해 보라고 하면 생각나는 곳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OCI, 한미반도체 등이 있으며 해외에는 엔비디아, 인텔, TSMC, ASML 등이 떠오를 것입니다.

이 가운데 국내외 대표적인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와 삼성전자의 올해 주가추이에 대해 리얼캐스트에서 살펴봤습니다.

엔비디아, AI반도체 수요 영향으로 지난해 말 대비 141% 올라

먼저 엔비디아는 두말할 것 없이 세계 최고 반도체 기업 중 하나입니다. GPU(그래픽처리장치) 시장을 거의 독점하다시피 하면서 AI열풍에 최대 수혜주로 주목받으며 올해에도 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엔비디아는 지난달 30일 기준 주당 119.37달러에 장을 마쳤는데 지난해 말 49.52달러(액면분할 전 495.22달러) 대비 141%가 오른 수치입니다.

엔비디아는 그동안 주가가 너무 많이 오르자 더 많은 투자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지난 6월 10일 10 대 1 액면분할을 진행하면서 기존에 비해 주가가 1/10수준으로 내려온 상황입니다.

게다가 실적도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고 향후 매출 가이던스도 기존에 비해 높게 제시하는 등 향후에도 주가가 더 높은 가격을 형성할 여지가 남아있습니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발표한 엔비디아 2분기 실적발표에 따르면 매출은 300억 4000만 달러로 시장 예상치 287억 달러를 상회했습니다. 주당순이익도 0.68달러로 시장 예상치 0.64달러보다 높게 나온 것으로 확인됐으며 3분기 예상 매출도 325억 달러를 제시하면서 2분기 매출에 비해 8%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다만 그동안 주가가 너무 많이 오른데다 AI반도체 매출 성장세가 이전에 비해 떨어진 것으로 보이면서 향후 주가는 현 상황에서 더 오르기 쉽지 않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실제로 지난 1분기까지는 3개 분기 연속 전년 대비 200% 이상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2분기에는 122%에 그쳤기 때문입니다. 이렇다 보니 지난달 29일 엔비디아 2분기 실적발표 이후 실망감에 6.38%가 하락하며 117.59달러에 마감하기도 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AI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빅테크 기업들의 AI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보지만 수익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면서 AI반도체 수요에 대해 부정적인 이야기들도 나오고 있다”라며 “엔비디아에 향후 투자를 고려하는 투자자라면 빅테크 기업들의 움직임을 보면서 투자에 나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삼성전자, 동기간 5% 이상 하락…파운드리·폴더블폰 시장에서 고전

우리나라의 대표 반도체 기업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에 비해 5% 이상 하락한 상태입니다. 삼성전자의 2일 종가는 7만 4400원으로 이는 지난해 말 종가 7만 8500원에 비해 4100원 내려간 수치입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 수출이 급감하면서 영업이익이 분기 기준 1조 원 이하까지 내려가며 힘든 한 해를 보냈습니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AI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수요가 살아나자 삼성전자의 실적도 점차 개선되면서 지난 2분기에 다시 영업이익 10조 클럽에 재진입했습니다.

이처럼 실적이 살아나자 지난 7월 한때 9만전자에 접근하기도 했었지만 지난달 초 경기침체에 따른 미국 주가가 폭락하면서 그 영향으로 삼성전자 주가도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이후 현재까지 7만 원대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삼성전자의 주가가 7만전자에서 멈춰있는 요인은 그동안 공을 들였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및 폴더블폰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이 한몫하고 있습니다.

파운드리 시장에서는 대만의 TSMC가 독주체제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분기 파운드리 점유율은 TSMC가 62.3%를 차지하며 1분기(61.7%) 대비 0.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삼성전자는 11.5%로 2위를 차지했지만 1위 TSMC와 격차는 50.8%에 달하는 상황입니다.

파운드리 시장이 전년 대비 23%이상 성장했음에도 대형 고객사는 여전히 TSMC만 찾고 있어 단기간에 격차를 좁히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렇다 보니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의 지난해 영업적자 규모는 2조 원을 웃돌았으며 올해에도 1조 원 이상의 적자를 본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올해도 조단위의 적자는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폴더블폰 시장에서도 중국 화웨이에 1위 자리를 내준 상황입니다. 시장조사업체 테크인사이츠에 따르면 2분기 글로벌 폴더블폰 시장에서 화웨이가 2개 분기 연속 1위를 차지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특히 화웨이는 지난 1분기에도 전년 대비 257% 성장했는데 2분기에도 229%의 높은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반면 2위로 밀려난 삼성전자는 2분기에 전년 대비 5% 성장하는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삼성전자는 2019년 ‘갤럭시 폴드’를 선보이며 폴더블폰 시장을 개척했고 2021년 3분기만 해도 폴더블폰 시장 점유율 93%로 독주체제를 유지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경쟁업체들이 속속 제품을 선보이며 차츰 점유율을 빼앗겼습니다. 이런 분위기를 반전과 글로벌 폴더블폰 시장 1위를 차지하기 위해 지난 7월 프랑스 파리에서 갤럭시 언팩 행사를 진행하는 등 정성을 쏟고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노력에도 폴더블폰 시장이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1%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것은 삼성전자에 부담입니다.

그러나 삼성전자에도 호재는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1위를 유지하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 테크인사이츠에 따르면 내년 D램 시장 규모는 1620억 달러로 파운드리(1426억 달러) 시장보다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AI열풍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AI가속기 성능을 끌어올릴 HBM 등 고부가가치 D램이 떠오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엔비디아, AMD 등 AI가속기 전문 기업에 최근 MS(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빅테크까지 AI가속기 자체 개발에 나서고 있는 만큼 D램 수요는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교보증권 최보영연구원은 “엔비디아에 HBM 공급이 늦어지는 점과 반도체 업황 수요가 레거시쪽으로 늘어나지 않고 있는 측면, 파운드리·폴더블폰 시장에서 부진 등의 영향으로 주가가 7만전자에서 머무르고 있다”라며 “반도체 수요가 상황상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진 않은 듯 보이고 있어 보수적인 측면으로 바라보고 있으며 내년에 경기가 좋아져 반도체 수요가 늘어날 수 있지만 명확하지 않은 만큼 주가흐름은 지켜봐야할 필요가 있겠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