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 세 번째 KS 무대에서의 기대감과 각오

KIA 타이거즈의 베테랑 좌완 투수 양현종(36)이 올해 정규시즌 1위 확정으로 개인 세 번째 한국시리즈(KS) 무대를 밟게 된다. 양현종은 입단 3년 차였던 2009년에 조연으로 KIA의 우승을 경험했고, 그 당시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선발 등판해 5⅔이닝 3실점으로 패전의 멍에를 안았다. 하지만 2017년에는 달랐다. 그는 2차전에서 KS 사상 첫 완봉승을 거두었고 5차전에서는 9회말 1사 만루 위기를 넘기며 팀의 7-6 승리를 지켰다.

양현종은 그해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MVP를 석권하고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까지 품었다. 그런 그에게 7년 만에 찾아온 KS에 대한 불안감은 없어 보였다. KIA는 KS에 11차례 진출해 모두 우승한 불패 신화를 이어가야 한다는 부담감도 알고 있었지만, 그는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1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팀의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한 후 양현종은 "한국시리즈를 할 때마다 부담은 있다. 타이거즈 선배님들께서 한국시리즈에서 절대 지지 않는다는 성적을 남겼기 때문에 2009년에도, 2017년에도 부담감을 가지고 임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다르게 생각하면 모든 기운이 저희에게 온다는 것 아닐까"라며 긍정적인 마인드를 강조했다.

양현종은 2009년과 2017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코치님들이 항상 우승을 경험했던 선배님들이셨고 '어차피 우승할 거다. 좋은 기운이 우리에게 올 거다'라는 확신의 메시지를 주셨다. 올 시즌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현재 KIA를 이끌고 있는 이범호 감독과 최고참인 최형우, 외국인 투수 제임스 네일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양현종은 "이 감독님은 항상 '훈련에 편하게 임하고 그라운드에서 너희가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주문하셨고 그게 시즌 내내 이어졌다"며 감독의 지도 방침을 높이 평가했다. 또한 최형우는 어린 선수들과의 대화로 동기부여를 주며 팀을 잘 이끌어주었다고 말했다.

양현종은 최근 턱에 타구를 맞아 턱관절 수술을 받은 제임스 네일을 향해 '용병' 같지 않은 면모를 칭찬하며 "네일은 퇴원하고 저희와 동행하면서 항상 새로 온 외국인 선수들과 많이 대화하고 좋은 얘기를 해줬다"고 언급했다. 그는 "(덕분에) 에릭 스타우트와 캠 알드레드도 잘 적응해 중요한 시기에 좋은 모습을 보여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양현종은 "일단 휴식을 취할 예정"이라며 "한국시리즈는 긴장을 하냐 안 하냐의 싸움인 것 같다"고 말하며 다가오는 한국시리즈에 대한 준비를 다짐했다.

사진 = KIA 타이거즈 제공
최대영 rokmc117@fomo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