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박 중개' 떼어낸 야놀자가 추구하는 '버티컬AI' 기업이란

/사진=야놀자 홈페이지 갈무리

야놀자가 여행·여가 예약중개 플랫폼 사업을 물적분할한 것은 특화 인공지능(버티컬AI)의 성장 속도를 높이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야놀자의 사업부문은 △여행·여가 예약중개 플랫폼 △인터파크트리플 △클라우드로 분류된다. 이 중 클라우드 부문이 여행·여가 공간 자동화에 초점을 맞춘 버티컬AI 솔루션 신사업이다. 인터파크트리플은 지난해 인수한 숙박·항공·공연 예매 플랫폼이다.

야놀자는 15일 플랫폼 사업 부문을 단순·물적분할 방식으로 분사했다. 이로써 야놀자는 클라우드 사업 부문만 담당하고, 신설회사를 100% 자회사로 둔다. 신설회사인 가칭 야놀자플랫폼은 연내 인터파크트리플과 합병을 추진한다.

야놀자는 "사업 특성에 맞는 독립적이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해 경영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함"이라고 물적분할 이유를 밝혔다. 이어 클라우드 사업 부문만 남은 야놀자와 관련해 "사업전략, 신규사업 투자에 집중하고 균형 잡힌 사업 포트폴리오를 통해 대외 경쟁력을 확고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야놀자에 남은 클라우드 사업 부문의 구체적인 내용은 호텔 운영 자동화, 타깃 디지털마케팅 등 버티컬AI 솔루션 개발·공급이다. 예를 들면, 수작업을 유지한 호텔, 항공, 여가 기업에 맞춤형 주문·결제 시스템을 공급하고,  머신러닝을 기반으로 실시간 호텔 가격 예측 시스템을 제공한다.

그래프= 윤상은 기자
그래프= 윤상은 기자

클라우드 사업은 매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작지만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클라우드 사업은 올해 상반기 야놀자 전체 매출의 28.63%를 차지했다. 야놀자의 전체 매출은 4350억원, 클라우드 사업 부문은 1246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여행·여가 예약중개 플랫폼과 인터파크트리플 사업 부문을 합친 매출 비중은 74.76%다. 플랫폼과 인터파크트리플의 매출은 각각 1793억원, 1459억원이다.

클라우드 사업 부문의 매출은 사업 초기인 지난 2020년 158억원에서 2023년 1733억원으로 약 997% 증가했다. 올 상반기에는 매출 124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반기 대비 흑자전환했다.

야놀자가 버티컬AI 솔루션을 개발할 수 있는 동력은 방대한 여행·여가 관련 데이터다. 야놀자는 2010년대부터 자사 플랫폼에서 거래되는 데이터를 쌓아왔다. 거래가 체결될 때마다 숙박, 항공, 여가, 외식업, 호텔 운영 관리 등 관련 데이터가 축적되는 구조다. 현재는 전 세계 200여개국에서 133만곳 이상의 여행 서비스 공급자와 계약을 체결했다. 그동안 쌓은 데이터 양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통합거래액은 올 2분기 7조원을 돌파했다.

기존 야놀자에서 플랫폼 사업 부문에 속한 직원들은 모두 신설회사로 이동한다. 야놀자는 신설회사가 향후 5년 안에 증권시장에 상장될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윤상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