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부진에 장비도 침체…올해 시장 규모 5조원 그칠듯

세계 디스플레이 장비 지출액 추이 (자료=DSCC)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디스플레이 산업 침체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장비를 공급하는 업체들까지 피해가 확대되고 있다. 디스플레이 제조사가 패널 생산량을 감축하는 흐름에 따라 장비 수요도 많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올해 디스플레이 장비 시장 역시 역성장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디스플레이 제조업체가 시황 악화에 따라 투자를 미루면서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컨설턴츠(DSCC는) 2020년부터 2026년까지 총 장비 지출이 620억달러(약 81조2000억원)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전 분석 대비 3% 감소한 수치다.

올해 디스플레이 장비 투자는 35억달러(약 4조6000억원)로 예상된다. 코로나19에 따른 수요 감소와 시황 악화로 디스플레이 장비 지출이 가장 침체할 것으로 DSCC는 보고 있다. TV 가격 하락에도 구매가 이뤄지지 않고, 지난해 상반기 코로나19 효과로 공급량이 크게 증가한 효과로 전방 수요가 악화한 상황이다. LCD와 OLED 장비 지출은 전년 대비 각각 79%, 65% 하락이 예상된다.

다만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 주요 업체가 새로운 투자에 나서면서 수주액 규모는 지난해와 비교해 크게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보기술(IT)용 디스플레이 생산을 위한 장비를 중심으로 전년 대비 250% 증가한 110억달러(약 14조4000억원)를 기록할 전망이다.

올해 디스플레이 장비 시장이 기록적인 침체를 겪은 만큼 내년에는 가파른 상승이 예고됐다. DSCC는 내년 시장이 전년 대비 132%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디스플레이와 중국 BOE가 추진하는 IT용 OLED 투자 시점이 예상보다 1년가량 앞당겨지며 내년 시장 확대를 이끌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DSCC는 LG디스플레이가 IT OLED 투자 시점을 2025년으로 지연시킬 것으로 분석했다. 내년 OLED 장비 지출은 전년 대비 143% 상승한 50억달러(약 6조5000억원), LCD는 146% 증가한 32억달러(4조2000억원)로 전망된다.

DSCC는 디스플레이 제조업체들이 OLED 공정에 새로운 생산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재팬디스플레이(JDI)는 차세대 e립(eLEAP)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유기물 소자를 원장에 증착하는 과정에서 파인메탈마스크(FFM)를 대체하는 공법이다. 중국 비전옥스가 발표한 VIP 역시 FMM을 사용하지 않는 신기술이다. 이들 기술은 FMM 사용을 줄여 장비 투자 규모를 낮추고 운영 비용을 감소시키면서도 디스플레이 성능을 높일 수 있어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올해 디스플레이 장비 시장은 일본 캐논도키와 미국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AMAT) 간 선두 경쟁이 예상된다. 두 회사는 모두 올해 점유율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두 회사는 증착장비 시장에서 기술 경쟁력이 높다고 평가받는다. 3위는 일본 니콘으로 OLED 노광 공정에서 선두가 예상된다. 일본 도쿄일렉트론은 같은 일본 기업인 울박을 제치고 4위로 올라갈 것으로 DSCC는 보고 있다. 올해 상위 25개 공급업체 중 일본 기업이 9개, 한국 기업이 8개, 중국 기업이 6개, 미국 기업이 2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