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젊을 때는 친구가 많다는 것이 자랑처럼 느껴진다. 모임이 많고 전화 오는 사람이 많으면 내가 잘살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사람을 붙잡는 것보다 때가 되었을 때 내려놓는 것이 더 중요해진다. 오랜 세월 대중의 박수를 받아온 나훈아 역시 마지막 무대를 앞두고 결국 '떠날 때를 아는 것'의 중요성을 이야기했다.

1. 만나고 돌아오면 마음이 더 피곤하기 때문이다
친구를 만나 웃고 떠들었는데 집에 돌아오는 길이 이상하게 허전할 때가 있다. 누구는 자식 자랑을 하고 누구는 돈과 집 이야기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서로의 인생을 비교한다.
젊을 때는 이런 자리가 자극이 되기도 하지만 나이가 들면 굳이 사람을 만나면서까지 마음을 소모하고 싶지 않아진다. 혼자 있는 외로움보다 사람들 속에서 느끼는 외로움이 더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다.

2. 오래됐다는 이유만으로 관계를 붙잡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30년 친구라고 해서 지금도 좋은 친구라는 법은 없다. 학창 시절부터 알았다는 이유로 계속 만나지만 대화할수록 불편하고 서로의 흠만 이야기하는 관계도 있다.
나이가 들수록 남은 시간이 무한하지 않다는 사실을 체감하게 된다. 그래서 얼마나 오래 알았느냐보다 지금 만나서 마음이 편안한 사람이냐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게 된다.

3. 남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사람을 만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모임에 나가려면 괜찮은 옷을 입고 때로는 형편이 어려워도 아무렇지 않은 척해야 한다. 자식 걱정이 있어도 웃고 몸이 아파도 분위기를 망칠까 봐 말을 아끼게 된다.
어느 순간 이런 생각이 든다. 내가 편하려고 친구를 만나는 것인지, 괜찮은 사람처럼 보이려고 친구를 만나는 것인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사람에게 인정받는 일보다 내 마음이 편안한 하루가 더 소중해진다.

4. 이제는 남은 시간을 정말 원하는 곳에 쓰고 싶기 때문이다
나훈아는 마지막 무대를 준비하며 마이크를 내려놓는 데에도 용기가 필요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공연에서는 앞으로 다리가 멀쩡할 때 안 가본 곳에 가보고 안 먹어본 것도 먹어보고 싶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했다.
노년의 인간관계도 비슷하다. 만나기 싫은 사람까지 의무적으로 만나느라 하루를 보내기보다 산책하고 여행하고 좋아하는 일을 하며 자기 시간을 살아가는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친구가 필요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내 시간을 누구에게 줄 것인지 훨씬 신중해지는 것이다.

친구를 적게 만난다고 외로운 노년이라고 할 수는 없다. 오히려 나이가 들수록 관계의 숫자를 줄이고 정말 편안한 몇 사람에게 마음을 쓰는 사람이 많아진다.
젊을 때는 붙잡는 능력이 중요했다면 나이가 들어서는 놓아야 할 것을 알아보는 지혜도 필요하다. 사람도 모임도 역할도 마찬가지다. 떠나야 할 때 떠날 수 있어야 비로소 새로운 시간을 내 삶에 들일 수 있다.
노년에 필요한 것은 수십 명의 친구가 아니라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 마음이 편안해지는 몇 사람, 그리고 아무도 만나지 않는 날에도 자신의 하루를 즐길 수 있는 힘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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