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예비군 30만명 전쟁 동원..핵공격 시사

파리=조은아 2022. 9. 21.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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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으로 수세에 몰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현지 시간)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러시아군 동원령을 발동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TV연설에서 "러시아와 러시아의 주권, 영토 보전을 위해 부분적 동원을 추진하자는 국방부와 총참모부의 제안을 지지한다"며 "이미 해당 대통령령에 서명했으며 동원 조치는 오늘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푸틴 대통령 발표 직후 예비군 30만 명이 동원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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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대국민 연설을 통해 부분 동원령을 발표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의 주권과 영토를 보전하고,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부분 동원령을 채택했다고 밝혔다. AP/뉴시스
최근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으로 수세에 몰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현지 시간)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러시아군 동원령을 발동했다. 예비군 30만 명이 징집될 예정이다. 특히 푸틴 대통령은 “서방이 핵무기로 위협하며 모든 선을 넘었다”고 강도 높게 비난하며 “가용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핵무기 사용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우크라이나 침공을 전쟁이 아니라 ‘특수군사작전’이라고 주장했던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넘어 서방을 상대로 사실상 확전을 선언한 것이다. 핵 위기가 고조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중대 고비를 맞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대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유엔(UN) 총회 연설에서 러시아를 향해 “대놓고 말하자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 이웃 국가를 침공하고 주권국을 지도에서 지우려 했다”며 “러시아는 부끄러움도 없이 유엔 헌장의 핵심을 위반했다”고 비판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TV 연설에서 “러시아와 러시아의 주권, 영토 보전을 위해 부분적 동원을 추진하자는 국방부와 총참모부의 제안을 지지한다”며 “이미 해당 대통령령에 서명했으며 동원 조치는 오늘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푸틴 대통령 발표 직후 예비군 30만 명이 동원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3월만 해도 예비군 동원령이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던 푸틴 대통령이 돌연 입장을 바꾼 것.

특히 푸틴 대통령은 “서방이 러시아에 핵 협박을 하고 있다”며 “(러시아의) 영토 보전이 위협받으면 러시아와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가능한 수단을 동원할 것이다. 단지 허풍이 아니다”라고 했다. “핵무기로 우리를 협박하려는 자들은 바람이 그들을 향해 방향을 틀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앞서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 점령지인 동부의 가칭 도네츠크인민공화국, 루한스크인민공화국과 남부의 자포리자주, 헤르손주 등 4곳 행정부가 러시아와의 합병을 위한 주민투표 시행을 결정한 것도 지지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연설한 지 몇 시간 뒤에 한 미국 뉴욕 유엔본부 기조연설에서 시작부터 “전쟁은 한 사람에 의해 시작됐다”며 푸틴 대통령을 겨냥했다. 이어 “바로 오늘 그는 유럽을 핵무기로 위협했다”며 “핵무기 비확산이라는 책임을 무시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푸틴 대통령이 군 동원령을 선포한 것에 대해서는 “이제 러시아는 더 많은 장병을 징집하고 있다”며 “또 크렘린은 우크라이나 영토를 합병하기 위해 사기 선거를 조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푸틴의 핵공격 위협을 “심각하게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브리짓 브링크 주우크라이나 미국 대사는 “러시아의 나약함과 실패를 의미하는 신호”라고 말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은 로이터통신에 “전쟁과 악화한 경제 상황에 대한 책임을 서방에 전가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푸틴 대통령이 핵공격을 위협하며 사실상 확전 선언을 하기 하루 전인 20일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군 점령지 행정부 4곳은 23~27일 러시아와의 합병을 위한 주민투표를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동부의 가칭 도네츠크인민공화국, 루한스크인민공화국과 남부의 자포리자주, 헤르손주 4곳이다. 우크라이나는 최근 대반격을 통해 일부 러시아 점령지를 수복하며 진격하고 있다.

이 때문에 푸틴 대통령이 동원령을 발표하면서 이곳들의 주민투표를 지지한다고 밝히고 “러시아 영토가 위협 받으면 모든 가용한 수단을 사용할 것이다. 허풍이 아니다”라고 강조한 배경이 주목된다. 주민투표로 해당 지역을 러시아 영토로 병합한 뒤 우크라이나의 공격을 받을 경우 “영토 위협”이라며 실제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푸틴 대통령이 수세에 몰릴 경우 우크라이나에서 전술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 푸틴 대통령은 이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가들이 러시아를 겨냥한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고 주장하면서 핵무기 협박의 방향이 바뀔 수 있다“며 서방의 핵위협을 핑계로 한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꺼내 들었다. 미 CNN은 ”러시아가 (실제)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의 발언은 20일 뉴욕에서 시작된 유엔 총회에서 서방 정상들이 잇따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하는 가운데 나왔다. CNN은 ”푸틴 대통령이 21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및 화상으로 진행하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연설을 앞두고 연설을 발표했다“고 했다.

서방은 비판과 우려를 내놓았다. 질리언 키건 영국 외교부 장관은 ”상황이 통제되지 않고 있다.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일“이라며 ”푸틴 대통령이 통제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유럽연합(EU)은 ”푸틴 대통령이 절망을 드러냈다. 매우 위험한 핵 게임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러시아 주변국은 긴장 속에 대비 태세를 강화했다. 러시아와 갈등 중인 리투아니아는 신속대응군 경계를 상향했다. 핀란드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중국 외교부는 푸틴 대통령의 동원령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대화를 통한 휴전“을 촉구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푸틴 대통령의 핵 위협에 ”미친 짓“이라고 했다.

푸틴 대통령의 동원령에 러시아 내부에서도 동요하는 조짐이 나타났다. 푸틴 대통령의 동원령 발표 직후부터 러시아에서 출국하는 편도 항공편이 급속도로 팔려 나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동원령 대상자인 젊은 러시아 남성들이 출국이 금지될 것을 우려해 서둘러 항공권을 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achim@donga.com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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