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바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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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라신반종로
전문 주종 와인
오픈 날짜 5월 21일
영업시간 월요일 휴무, 18:00~23:00
라신반종로는 얼마 전 오픈 100일을 맞았다. 한남동에서 시작하여 휴식기를 거친 후 인사동에서 5월 21일 다시 문을 열었다. “저희 가게는 전부 손님들이 만들어주신 거예요. 저는 잘해야 돼요. 기자님 다음 일정 있으세요? 꼭 드시고 가세요.” 친절한 부부 사장은 창업과 동시에 팬데믹을 정통으로 겪었다. 광고하기 어려웠지만, 당시 방문했던 손님들의 리뷰를 통해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어쩐지 중동을 떠오르게 하는 이국적인 이름은 일본어로 ‘나침반’을 뜻한다. ‘원하는 방향을 잘 잡고 가다 보면 언젠가는 알아주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 지었다. 음식은 와인 바임에도 양식이 아닌 일식이 바탕이다. 대표 메뉴는 메밀 면 위에 흰살생선을 올린 ‘사시미누들’과 아보카도, 참치, 연어, 흰살생선, 부추를 무로 감싸 김밥 형태로 만 ‘No노리No라이스’. 두 음식 모두 화사한 만듦새에 눈이 먼저 즐겁다. 신선한 재료로 만들어 산뜻하고 담백한 맛은 끊임없이 젓가락질하게 한다. 냉장고 하나를 가득 채운 와인은 직접 마셔보고 선별한 것이다. 기준은 대표의 취향이지만, 누구보다 많이 먹어보고 음식과의 궁합에 중점을 두고 고른다. 추천하는 주류는 산미가 살짝 있는 화이트와인과 오렌지 와인. 목 넘김이 부드러우면 더욱 좋다.
02 홈코리안퀴진
전문 주종 전통주
오픈 날짜 7월 27일
영업시간 11:30~21:30
“저희 고향이 여수예요. 고향 음식을 먹는 것처럼 정성이 깃든 귀한 음식을 내어드리고 싶어요.” 두 자매가 운영하는 홈코리안퀴진은 경복궁을 마주 보는 삼청로 골목에 터를 잡았다. 고목을 사용한 기둥과 천장의 서까래는 전통 한옥의 고아함이 돋보인다. 텃밭에서 식탁까지 이어지는 건강한 한 끼를 추구하며 모든 재료는 국내산을 사용한다.
대표 메뉴는 ‘주꾸미 미나리 리조토’. 외국인이 잘 먹을 수 있는 한식을 고심한 끝에 개발한 메뉴다. 향긋한 미나리를 곱게 갈아 넣고 부드럽게 끓인 리소토 위에 고흥에서 온 통통한 주꾸미를 빨간 양념에 볶아 올렸다.
함께할 술로는 전통주인 고구마 소주를 내어주었다. 화이트와인처럼 가볍고 부드럽지만 구수한 향이 한식의 풍미를 배가한다. “우리 전통주 시장은 나날이 발전하고 있어요. 저희의 최종 목표는 외국에 한국 음식과 술을 알리는 거예요.” 부쩍 늘어난 외국인 관광객 수와 달리 한국의 음식과 술 하면 여전히 불고기와 소주를 먼저 떠올리는 지금, 집밥을 모티브로 한 한식과 다채로운 전통주를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홈코리안퀴진의 존재는 단비 같다.
03 쓰윗
전문 주종 위스키
오픈 날짜 8월 1일
영업시간 월요일 휴무, 12:00~24:00
쓰윗의 주인공은 바로 위스키 아이스크림이다. 단순히 술과 시판 아이스크림을 페어링한 메뉴가 아니다. 아이스크림부터 페어링의 비율과 온도까지 모든 공정을 직접 개발했다. 준비 기간만 2년 이상 걸렸다. 알코올 도수가 높은 위스키를 얼릴 때는 온도가 너무 낮으면 풍부한 향이 날아가 적정 온도 찾기가 쉽지 않다. 오랜 시간 공들인 끝에 탄생한 위스키 아이스크림은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 뒤로 위스키의 쌉싸름함이 목을 적신다. 조금씩 녹으면서 풍미는 배가된다. “고진감래가 저희의 철학입니다. 단맛과 쓴맛의 비율이 적절할 때 가장 이상적인 맛이 난다고 생각해요.” 대표 메뉴는 ‘스모키 초코벡’으로 아드벡 위스키를 사용했다. 호불호가 갈리는 피트 위스키지만 묵직한 초콜릿 아이스크림의 단맛과 특유의 피트 향이 조화롭게 맞물려 입문하기에 좋다. 반 정도 먹었을 때 니트로 제공되는 위스키 한 잔을 조금씩 부어 먹으면 술이 지닌 다채로운 매력이 깨어난다. 위스키 바보다 디저트 가게로 불리길 바란다는 사장님의 말처럼 다른 바와 달리 쓰윗은 여성 고객이 대다수다. 위스키를 잘 모르는 여자친구와 함께할 데이트 코스로 제격이다.
04 페이브
전문 주종 와인
오픈 날짜 6월 10일
영업시간 월요일 휴무, 18:00~01:00
한남동 좁은 골목에 위치한 페이브는 아지트 같은 공간이다. “집으로 사람들을 초대해서 함께 와인을 마시듯 페이브도 그런 공간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여럿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을 추구해 6인, 10인 테이블을 가장 먼저 두었다. 가구와 공간을 디자인하던 사장님의 섬세한 감각이 공간 곳곳에 묻어난다. 와인잔은 하나에 10만원이 넘는 리델 제품을 사용한다. 기본적인 식기라도 공들여 준비하겠다는 고집이다. 초기에는 걱정이 앞섰다고 한다. 술을 판매하는 바의 특성상 손님이 잔을 깨는 일이 부지기수이기 때문이다. 와인 가격에 맞춰 잔을 달리하는 대안 역시 고민했지만, 다른 이들은 몰라도 스스로가 떳떳한 기분이 들지 않았다. “와인을 잘 모르셔도 차림새를 보자마자 와인잔 예쁘다고 얘기해주시거든요. 좋은 식기, 좋은 잔에 대접하는 거, 그게 전 중요한 것 같아요.” 기본적인 애피타이저 메뉴인 샐러드 역시 양상추가 아닌 제철 과일을 사용한다. 방문 당시엔 참외 샐러드를 준비했는데, 그릭 요거트와 마스카르포네 치즈 위에 얇게 저민 참외를 올렸다. 작은 한 접시에서도 정성이 느껴졌다. 세심한 부분 하나하나 신경 쓴 인테리어와도 일맥상통한다.
Editor : 유지원 | Photographer : 이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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