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이판사판 '공사판'…숙련공 떠나자 외국인·고령자로 '땜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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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근이 빠진 아파트, 큰비가 내리면 워터파크로 변하는 아파트.
그 자리는 일도 말도 서툰 외국인 근로자들이 채우고 있다.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의 건설 현장 근로자 5명 중 1명은 외국인 근로자로 확인됐다.
1일 머니투데이가 입수한 건설근로자공제회 '외국인 건설노동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전국 건설 현장 외국인 근로자 수는 2020년 16만7000명(비중 11.7%)에서 지난해 22만1000명(비중 13.9%)로 3년 만에 5만4000명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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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철근이 빠진 아파트, 큰비가 내리면 워터파크로 변하는 아파트. '아파트 공화국' 대한민국이 잇단 아파트 부실시공으로 치명상을 입었다. 힘들고 위험한 일이라는 인식에 젊은 기술자들이 건설 현장을 떠난다. 그 자리는 일도 말도 서툰 외국인 근로자들이 채우고 있다.
1일 머니투데이가 입수한 건설근로자공제회 '외국인 건설노동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전국 건설 현장 외국인 근로자 수는 2020년 16만7000명(비중 11.7%)에서 지난해 22만1000명(비중 13.9%)로 3년 만에 5만4000명 증가했다. 올해는 8월까지 누적 19만5000명으로, 전체 근로자 중 비중은 14.9%로 높아졌다.
특히 수도권 건설 현장에서 외국인 근로자 비중이 급격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건설 현장 외국인 근로자 비중은 2020년 16.9%에서 현재(8월 기준) 21.9%로 5%p(포인트) 높아졌다. 같은 기간 경기도에서는 17.6%에서 19.5%로, 인천에서는 19.5%에서 20.9%로 외국인 비중이 늘었다. 수도권 건설 현장 근로자 5명 중 1명 이상이 외국인인 셈이다. 불법체류 중인 외국인 근로자가 공식통계에 잡히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외국인 비중은 이보다 더 높을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과 충남 외 지방 건설근로자 외국인 비중은 지역별로 10% 미만인 것으로 집계됐다.
외국인 근로자 10명 중 8~9명(86.2%)은 중국인으로 파악됐다. 국내 건설 현장에서 일한 중국인 근로자 수(퇴직공제 신고 시 자진 기입자)는 2020년 10만6800명에서 지난해 11만8213명으로 3년 새 10.7% 증가했다. 베트남인이 뒤를 이었는데, 최근 증가세가 가파르다. 베트남인 근로자 수는 2020년 4381명에서 지난해 1만3174명으로 213% 증가했다.
건설 현장의 고령화 현상도 관측됐다. 지난해 60대 이상 건설근로자는 47만명으로 전체 근로자의 29.6%를 차지했다. 2020년에는 34만7000명으로 전체 근로자의 24.35%였다. 3년 만에 35% 이상 증가한 것이다. 올해(8월 누계)는 60대 이상 근로자 비중이 29.82%까지 높아졌다. 70대 이상 근로자 수는 2020년 4만명에서 지난해 6만4000명으로 60%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젊은 인력들은 힘들고 위험하다는 인식이 강한 건설 현장을 마다하면서 외국인 근로자 의존도가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건설 현장 외국인 근로자는 국내 근로자보다 업무 숙련도가 떨어지고 언어 차이로 소통 등에 어려움을 겪는다. 이같은 원인으로 안전사고가 발생하는 경우도 많다.
숙련공들이 건설 현장을 떠난 최근 몇 년 새 철근 누락과 상습누수 등 신축 아파트 하자 사례도 늘었다. 외국인이나 고령 근로자들을 건설 현장에서 활용하면 건설 원가는 줄일 수 있지만 산재 등 사고에 더 취약해질 수 있다.
복기왕 의원은 적정임금제 입법(건설산업법 개정안 등)을 추진 중이다. 국가·지방·공공기관이 발주하는 공사에 적정임금제 도입을 의무화하는 내용이다. 도급금액 산출내역서에 노무비를 구분해 작성토록 하고, 하도급·재하도급 계약 체결 시 계약금액에 적정 임금을 반영하게 하는 내용도 담겼다. 복 의원은 "건설 현장이 불법과 반노동의 온상이 됐다는 인식을 바로 잡아야 숙련근로자 양성이 가능하다"며 "숙련공들이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적정임금제의 도입을 포함한 종합입법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김평화 기자 peac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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