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탈이 아니라고?...추석 때면 3배 늘어나는 ‘이것’ 환자, 대처법은 [생활 속 건강 Talk]

심희진 기자(edge@mk.co.kr) 2024. 9. 16. 20:2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명절에 화상환자 3배 늘어
데었다면 흐르는 물에 30분
얼음 직접 접촉은 지양해야
송편에 기도 막히면 하임리히법
소아는 등·가슴 압박 필요

대부분의 병의원과 약국이 문을 닫는 추석 연휴가 시작됐다. 올해는 특히 의정갈등에 따른 의료인력 부족으로 응급실 여건이 안좋기 때문에 혹시 모를 사태에 자체적으로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가정에서 할 수 있는 응급질환 대처법을 미리 숙지해두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강조한다.

14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최근 2년간 명절 연휴에 응급실을 찾은 환자 수는 평시 대비 2배가량 늘었다. 질환별로는 화상 환자가 평소의 3배로 가장 많이 증가했고 감기나 두드러기, 관통상, 장염 등의 환자가 2배가량 늘었다.

일반적으로 명절음식은 조리시 기름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불에 달궈진 조리도구나 뜨거운 식용유에 피부를 다치는 경우가 많다. 만약 화상을 입었다면 가장 먼저 상처 부위를 흐르는 수돗물에 30분간 노출시켜야 한다. 조직의 깊숙한 부분이 손상되는 것을 막고 화상에 의한 통증, 부종, 쇼크 등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김원영 서울아산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이때 화상 부위에 너무 차가운 물을 뿌리면 오히려 화상의 깊이가 깊어지고 통증이 악화할 수 있다”며 “연고를 바르거나 물집 혹은 벗겨진 피부를 제거하는 행위도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픽사베이
한상수 순천향대부천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데인 부위에 물집이 잡힌 경우 최소 2도 화상을 입은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얼음은 화상 부위 혈액량을 감소시키고 혈관 수축을 유발해 상처를 더 안좋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얼음을 직접 대면 안된다”고 말했다. 만약 뜨거운 이물질이 눈에 닿았다면 눈을 비비지 말고 흐르는 수돗물에 충분히 씻어내야 한다. 이후 양쪽 눈을 모두 가려 눈동자가 움직이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김 교수는 “각막 손상을 최소하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명절에는 음식물 알레르기에 따른 급성 두드러기를 호소하는 경우도 많다. 음식물 알레르기란 정상인에게 무해한 음식이 특정인에겐 과도한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주요 인자는 단백질로, 우유, 달걀, 땅콩, 조개, 어류 등이 해당한다. 김 교수는 “최선의 예방법은 원인 음식물을 피하는 것”이라며 “평소 먹지 않던 음식이라면 재료를 확인하는 게 필요하고 만약 두드러기가 조금이라도 났다면 항히스타민제 등을 복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음식을 먹는 과정에서 기도에 이물질이 걸리는 것도 추석 연휴에 자주 발생하는 응급상황 중 하나다. 의료계에 따르면 추석 연휴에 기도 이물로 병원을 방문한 환자만 연평균 1000명이 넘는다. 문제는 어린이 환자 비중이 4명 중 1명꼴로 높다는 점이다. 추석에는 송편 등 질긴 떡을 평소보다 많이 먹게 되는데 아이들은 씹는 기능이 약해 기도 막힘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

김 교수는 “의식이 있다면 먼저 기침부터 하도록 유도해야 한다”며 “기침을 할 수 없을 만큼 위급한 상황이라면 뒤에 서서 허리를 팔로 감은 뒤 주먹 쥔 손을 명치 아래에 놓고 빠르게 위로 밀쳐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응급처치를 ‘하임리히법’이라고 하는데, 전문가들은 기도에 걸린 이물질이 입을 통해 밖으로 배출되기 전까지 하임리히법을 여러번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만약 환자의 의식이 사라졌다면 즉시 119에 신고하고 환자를 바닥에 눕힌 다음 심폐소생용 가슴 압박을 실시해야 한다.

픽사베이
환자가 만약 1세이하의 영아 혹은 체중 10kg미만의 소아라면 명치를 밀쳐올리는 동작 대신 다른 방법을 시도해야 한다. 아이 얼굴이 아래로 향하도록 하고 손바닥으로 어깨뼈 사이에 있는 등을 5회정도 두드린다. 그 다음엔 아이를 앞으로 돌려 양쪽 젖꼭지를 잇는 선의 중앙 부위 약간 아래를 두 손가락으로 4cm정도 강하고 빠르게 눌러주는 가슴 압박을 5회 반복한다. 김 교수는 “아이 입속에 있는 이물질을 잡아 빼내려고 하다간 자칫 안으로 더 밀어넣을 수 있다”며 “손가락을 입안 측면으로 깊숙이 넣은 다음에 밖으로 훑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성묘 전 예초기를 사용하거나 칼을 써서 음식을 만들 때 열상이나 찰과상을 입는 경우도 빈번하다. 이때는 가장 먼저 지혈에 신경써야 한다. 상처 부위를 심장보다 높게 하고 거즈나 깨끗한 수건, 옷 등으로 감싼 뒤 손가락이나 손으로 직접 압박하는 것이 좋다. 이 과정에서 상처를 덮은 거즈나 수건, 옷 등이 피에 다 젖더라도 절대 제거하지 말고 그 위에 덧대는 방식으로 지혈해야 한다. 김 교수는 “출혈이 멈췄거나 느려지면 넥타이나 끈 등으로 거즈 등을 고정하면 된다”며 “이때 너무 세게 조일 경우 혈류가 방해될 수 있으니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허석진 강릉아산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아이스팩 찜질도 다친 부위가 부어오르는 것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만약 절단 사고가 일어난 경우에도 압박붕대나 깨끗한 천으로 즉시 지혈해야 한다. 허 교수는 “다만 지혈대를 이용하거나 출혈 부위의 근위부(몸의 중심부에서 가까운 부위)를 묶는 경우 조직과 신경을 파괴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며 “잘린 부위는 식염수나 깨끗한 물로 씻어낸 후 천과 손수건으로 감싼 뒤 비닐봉지에 밀봉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밀봉한 비닐봉지는 얼음을 채운 또 다른 비닐봉지 안에 한번 더 넣어둔 뒤 가능한 빠른 시간내 병원에 방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