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공개 제품들로 볼거리 풍성
각 군을 상징하는 대규모 방산전시회가 있다. 육군은 카덱스(KADEX, 대한민국 국제방위산업전시회), 해군은 마덱스(MADEX, 국제해양방위산업전), 공군은 아덱스(ADEX, 서울 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가 바로 그것.
이들 전시회는 모두 2년 주기로 개최된다. 마덱스는 올해 5월 이미 부산에서 성황리에 종료된 바 있다. 공군의 아덱스가 지난 금요일부터 본격 막을 올렸다.
아덱스는 공군의 에어쇼와 방산기업이 참여하는 전시회를 모두 성남 서울공항에서 진행해 왔다. 그러나 올해는 에어쇼를 서울공항에서 마친 데 이어, 20일부터는 5일간 일산의 킨텍스에서 기업 전시회를 개최한다.

이례적으로 장소를 달리하는 분산 개최를 택한 이유는 APEC(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 때문이다. 이달 말 경주 회의 일정이 겹치면서 국빈 전용 공항인 서울공항의 사용이 제한됐다.
아덱스는 1996년 ‘서울 에어쇼’라는 이름으로 출발했다. 당시 세계적으로는 파리 에어쇼(Le Bourget), 영국의 판보로(Farnborough) 국제 에어쇼가 항공산업의 마케팅 플랫폼으로 자리 잡던 터였다. 대한민국도 국산 훈련기의 개발, KAI(한국항공우주산업)의 태동과 맞물려 항공산업 전반이 박차를 가하던 때였다.
어느덧 우리만의 에어쇼로 기술력을 과시하는 자리가 필요했고, 이렇게 아덱스는 국방부와 공군 주도로 첫 선을 보이게 됐다. 2009년부터는 에어쇼에 지상 방산 분야까지 통합해 지금의 아덱스로 명칭을 바꾸며 자리 잡았다.
전시회의 규모도 회차가 거듭될수록 역대급이라는 수식어가 붙으며 성장하고 있다. 지금의 프로그램과 유사한 틀을 갖기 시작한 2009년에는 26개국 271개 업체가 참여한 규모였다. 2021년에는 28개국 440개사, 2023년 34개국 550개사, 올해는 35개국 600개 업체이다 보니 매회 ‘사상 역대급 규모’가 맞다.

참가기업 중 가장 큰 규모의 전시부스로 아덱스를 견인하는 기업은 한화그룹이다. 관세전쟁의 공신으로 평가받는 한화가 5월 마덱스에 이어 10월의 아덱스에서도 방산 전시에 힘을 제대로 줬다. 역대 최대 면적인 1960㎡로, 축구장 하나와 맞먹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한화오션의 방산 트리오는 마덱스에 이어 다시 뭉쳤다. ‘AI 디펜스 포 투모로우’를 주제로 AI(인공지능) 기반의 첨단 무기체계 공개에 방점을 찍었다. 이를 대변하듯 ‘한화관’은 전시관 형태마저 AI의 첫 알파벳 ‘A’ 모양을 하고 있는 것이 이채롭다. 구역별로 나누어 AI 기술의 다양한 첨단 제품들을 대거 선보였다.
특히 첫선을 보인 ‘배회형 정밀유도무기(L-PGW)’는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비행 중 AI 기술로 표적을 정찰하고 감지해 정보를 전송하고 타격 시에는 자폭 드론이 분리된다. 한화의 차세대 수출전략 상품이다.

볼거리가 풍성한 전시회를 모두 둘러보는 것도 좋겠지만 축구장 7개가 훌쩍 넘는 면적(4만 9000여㎡)의 전시회장이라면 쉽지 않다. 그럴 때면 각 분야에서 글로벌 명성을 얻고 있는 선두 기업의 최초 공개된 제품과 기술을 챙기는 것도 방법이다.
한화시스템은 초저궤도 초고해상도 지구관측 위성(VLEO UHR SAR)의 실물 크기 모형을 국내 최초로 공개했다. 상공 400km 이하의 초저궤도에서 휴대전화나 생수병 같은 15㎝ 크기의 작은 물체까지 식별할 수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현재 개발 중인 단거리 이착륙 무인기 Gray Eagle-STOL와 한국형 차세대 보병전투차량(K-NIFV) 실물 모형을 첫 공개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는 다목적 무인기(AAP), 차세대 고속 중형헬기의 모형과 차세대 전투체계(NACS)를, LIG넥스원은 KF-21 보라매 전투기에 탑재될 3종의 항공 무장을 처음 선보였다.
현대로템은 메탄엔진, 극초음속 이중램제트 엔진 등 항공우주 산업의 주요 제품을 공개했다. 우주 발사체와 유도무기 등과 같은 비행체에 탑재된다. 현대위아는 해상 무기체계로 주목받는 ‘해상용 근접방어 무기(CIWS) 체계’의 함포를, 대한항공은 유무인 복합 체계의 핵심 기체인 ‘저피탐 무인편대기’ 등 3종의 무인기가 전시회장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아덱스(서울 ADEX 2025)는 24일까지 일산의 킨텍스 제2전시장 7홀부터 10홀까지 총 4개 홀에서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