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투어 시작하며 눈물 흘린 이대호

“자꾸 눈물이 납니다. 즐거웠고 행복했습니다. 남은 경기에서 최선 다하고 더 좋은 사람으로 남겠습니다.”
‘조선의 4번 타자’의 은퇴 투어가 ‘별들의 축제’에서 시작됐다. 지난 16일 잠실야구장에서 3년 만에 개최된 프로야구 올스타전에선 5회말이 끝난 뒤 이대호(40·롯데)의 은퇴 투어 시작을 알리는 행사가 열렸다. 허구연 KBO(한국야구위원회) 총재가 그의 고등학생 시절부터 현재까지 모습을 그린 그림을 액자에 담아 선물했다. 액자 하단에는 롯데의 안방인 사직야구장에서 실제로 사용된 1루 베이스와 흙을 담았다.
아내 신혜정씨와 딸 이예서양, 아들 이예승군도 그라운드로 나왔다. 잠실구장을 가득 메운 만원 관중이 박수를 보냈다. 신씨는 “처음 만난 그때부터 21년이 지난 지금까지 최고의 선수이자 최고의 아빠, 최고의 남편으로 함께해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무뚝뚝한 성격으로 이름난 이대호도 결국 울컥해 눈물을 보였고, 아내가 그의 뺨에 흐르는 눈물을 닦아줬다.
전광판에는 일본 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오 사다하루(왕정치) 회장과 외야수 야나기타 유키, 제리 로이스터 전 롯데 감독, 양상문 전 롯데 감독(SPOTV 해설위원), 신종세 전 대동중 감독이 보낸 축하 메시지 영상이 나왔다. 이대호는 소프트뱅크에서 뛰며 일본시리즈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했다. 신 전 감독은 집안 사정이 어려웠던 이대호를 스카우트한 뒤 2년 반 동안 자신의 집에서 함께 지내도록 했던 은사다.
이대호는 이날 유니폼에 이름 대신 ‘덕분에 감사했습니다’라고 새기고 출장해 5타수 1안타를 쳤다. 그는 올해 전반기를 타율 1위(0.341)로 마감했고 홈런 레이스에서도 우승하면서 기량을 뽐냈지만, 당초 공언한 대로 이번 시즌을 마지막으로 은퇴할 예정이다. 오는 22일 시작하는 정규 리그 후반기에 전국 9개 구장을 돌며 은퇴 투어를 이어간다. KBO가 공식적으로 은퇴 투어를 실시하는 것은 이승엽 SBS 해설위원 이후 이번이 역대 두 번째다.
한편 KBO는 이날 프로야구 40주년을 기념해 진행한 ‘레전드 40인’ 투표 1~4위를 발표했다. 선정위원회에서 후보 177명을 추천해 투표에 부쳤고, 전문가 투표(80%)와 팬 투표(20%) 결과를 합산했다. 선동열 전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전문가 투표 156표 중 155표, 팬 투표 63만1489표를 받아 1위를 차지했다.
고(故) 최동원 전 한화 2군 감독은 전문가 투표에서 156명 전원에게 표를 얻고 팬 투표에서 54만5431표를 받아 2위에 올랐다. 이종범 LG 2군 감독이 3위, 이승엽 위원이 4위였다. KBO는 남은 36명을 후반기에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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