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이 국가교육위원회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이원화와 고교 내신 외부평가제 등을 논의한 것을 두고 '비교육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최근 국가교육위 산하 중장기 국가교육발전 전문위원회(전문위)는 수능 이원화와 내신 외부평가제 등을 회의석상에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수능 이원화는 언어·수학·영어·탐구 영역 등을 평가하는 현 수능을 둘로 쪼개 언어와 수학만 치르는 수능Ⅰ과 선택과목을 평가하는 수능Ⅱ로 나누는 방안이다. 모두 절대평가를 도입하고 논·서술형 문항을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됐다.

고교 내신은 내년에 전면 도입하는 고교학점제 취지를 살려 절대평가를 적용하며, 각 학교 성적 부풀리기 등을 방지하고자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등 공신력이 있는 외부 기관이 문제를 출제하고 평가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박 교육감은 26일 간부공무원이 참석한 월요회의에서 "고교 내신이 학부모들에게 완벽하게 신뢰를 받지 못한 것에 대한 반성으로 이것을 바깥에 맡기겠다고 이야기한 것 같다"며 "그러나 우리 스스로 학부모에게 신뢰를 회복하고 내신 공신력을 높여야 하지, 이것을 내팽개치고 바깥에 맡기는 이런 비교육적인 생각을 어떻게 국가교육위라는 정부기관에서 할 수 있는지 참담하다"고 밝혔다.

이어 박 교육감은 "아이들을 제대로 가르치고 평가하고, 그것을 대학이 해석해 자기들에게 필요한 아이들을 선발해가는 고등학교 교육 과정의 정상화 쪽으로 모든 초점을 맞춰야지, 참 기가 막힌 국가교육위 고민의 결과를 보았다"고 말했다.

또 박 교육감은 "수능 이원화로 얼마나 사교육이 또 횡행하게 될지, 교육과 학교 현장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며 "공교육을 회복하려는 국가교육발전계획, 우리 교육의 정상화를 위한 발전계획을 숙의해달라"고 요청했다.

박 교육감은 "국가가 한마디 던지면 학교는 얼마나 혼란스러운지를 이번 의대 정원 증원을 보면서 확인하지 않았느냐"며 "제발 좀 진중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국가교육위는 "여러 대안 중 하나로 언급됐을 뿐"이라며 "아직 확정된 바는 없다"고 해명했다. 또 "전문위에서 충분히 숙고하지 않은 내용이 보고 없이 공개됐고, 전문위원들의 무리한 행동으로 사회적 혼란을 불러왔다"며 유감을 표했다. 국가교육위는 전문위 자문을 바탕으로 내년 3월께 2026∼2035년 국가교육발전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동욱 기자·일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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