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왜곡죄’ 일선 판사 고소 현실화… 법관들 소신판결 위축 우려 [‘사법 3법’ 파장]
“판단유탈·법리 오해 부적절 판결”
‘쌍용차 먹튀 의혹’ 재판장 고소
법 시행 전 선고 소급적용 안 돼
악의적 고소·고발 땐 무고 가능성
성폭력 등 해석 여지 큰 형사사건
판례 넘기 어려워… 피해는 국민 몫
조희대 고발 사건 서울청에 이관
서민위는 3대 특검·공수처 고발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스마트솔루션즈(전 에디슨EV) 주주연대 총괄대표 A씨는 14일 국민신문고를 통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김상연 부장판사를 직권남용과 법왜곡죄 등으로 처벌해달라는 취지의 고소장을 냈다. A씨는 “1심 판결에 13만 소액주주의 피해는 배제한 부조리와 모순된 내용이 포함됐다”며 재판장인 김 부장판사의 채증법칙 위배, 법리 오해와 판단 유탈 등으로 적절한 판결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조 대법원장과 박 대법관, 지귀연 부장판사에 이어 법관을 대상으로 한 법왜곡죄 고소 사례가 추가로 파악된 것이다.

법조계에선 일선 형사법관들에 대한 법왜곡죄 고소·고발이 현실화했다는 반응이다. 고소·고발이 남발되면 법관들이 기존 판례에서 벗어나 소신 있는 판결이나 새로운 법리 해석을 내놓길 주저하게 되고, 대법원 선례를 답습하는 판결을 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 부장판사는 “법왜곡죄는 한정된 증거 속에서 진실을 찾는 데 족쇄가 될 것”이라며 “유무죄 판단이 상급심에서 뒤집혔다는 이유로 고소당하는 판사들이 속출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성폭력 사건에서의 유무죄 판단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성폭력 사건은 일반적으로 진술 외에는 정황 증거가 부족하기 때문에 피해자 진술을 적극적으로 해석해 가해자의 유무죄를 판단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또 다른 부장판사는 “유죄보단 무죄가 탈이 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적어 무죄 판단이 늘어날 수 있다”면서 “법관들이 애매한 사건에서는 판단을 주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이날 기우종 차장 명의로 법원 내부망(코트넷)에 공지를 올리고 법왜곡죄 시행 관련 ‘형사재판 보호·지원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제도 정비, 예산 확보 등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기 차장은 “행정처는 법왜곡죄가 법관들의 자긍심을 지키는 데 걸림돌이 되지 않고, 재판작용이 위축되지 않도록 할 정책적 조치들을 세심히 모색하겠다”고 강조했다.
◆경찰, 조 대법원장 사건 서울청에 이관
경찰은 법왜곡죄 시행 초기 단계인 만큼 법리와 판례를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날 정례간담회에서 “(법왜곡죄 사건은) 시도경찰청이 직접 수사하고 접수를 받으면 본청이 보고받도록 조치했다”고 말했다.
경찰청은 시도청 수사심의계에 경찰이 법왜곡죄로 고소·고발당할 것을 대비한 대처방안 등을 담은 참고자료를 전달했다. 수사할 때 법령적용 검토 수사보고서를 작성하고 변호인 의견서에 대한 검토 의견서와 증거 확보에 대한 내용을 남겨 법왜곡죄 고발에 대비하라는 것이다.
한편 조희대 대법원장 고발 사건은 이날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에 이관됐고 공수처에 사건 개시가 통보될 예정이다. 공수처는 별도 이첩을 요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서민위)는 3대 특별검사팀(내란·김건희·채해병)과 공수처 수뇌부 등 28명을 법왜곡죄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서민위는 12·3 비상계엄 수사와 종교재단 관련 수사 등에 부적절한 행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홍윤지·안승진·최경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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