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를 타고 문을 닫을 때, 우리는 무심코 문 안쪽의 손잡이를 잡고 당긴다. 그런데 최근 출시되는 자동차들의 손잡이를 자세히 보면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과거와 달리 손잡이 안쪽이 ‘관통형’으로 뻥 뚫려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이다. 예전에는 컵처럼 막힌 구조가 일반적이었지만, 요즘은 손이 들어갈 정도로 비워져 있는 형태가 많아졌다.

이러한 디자인 변화에는 단순한 외관상의 트렌드가 아니라, 명확한 실용적 이유가 존재한다.
문을 ‘덜 힘들게’ 닫으려면?…그립감이 핵심
관통형 손잡이 디자인이 채택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그립감 개선이다. 기존의 막힌 손잡이는 사용자가 손가락 끝으로만 걸어 당기는 방식이었다. 특히 차량 문이 무겁거나, 문이 덜 닫힌 상황에서는 불안정한 자세로 힘을 줘야 했기 때문에 불편했다.
하지만 관통형 손잡이는 손 전체를 움켜쥐듯 감싸 쥘 수 있어 훨씬 안정적인 자세로 문을 닫을 수 있다. 힘의 분산이 가능해 적은 힘으로도 문을 쉽게 닫을 수 있는 것이다. 자동차 문이 점점 무거워지는 추세 속에서 이는 실질적인 사용자 편의를 크게 높이는 변화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스마트폰 시대’가 만든 수납의 진화…그러나 완벽하지 않았다
두 번째 이유는 다소 예상 밖이다. 바로 스마트폰의 등장이다. 현대인들은 차량에 오르내릴 때 거의 대부분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있다. 이를 인식한 자동차 제조사들은 문 손잡이 내부 공간을 스마트폰 임시 보관소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하기 시작했다.
겉보기엔 똑똑한 발상이지만, 문제도 있다. 손잡이 안쪽 공간은 완전히 막혀 있지 않다. 아래가 비어 있어 작은 물건이 도어 포켓 아래로 미끄러지듯 빠지는 구조다. 실제로 운전자들 사이에서는 이 틈으로 스마트폰, 립밤, 열쇠 등이 떨어져 고생한 사례가 많다. 이런 구조적 허점은 결국 사용자의 불편으로 이어졌다.

결국 소비자 지갑이 열렸다…‘도어 트레이’가 뜨는 이유
이처럼 ‘그립감’과 ‘스마트폰 수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 했던 자동차 손잡이 디자인은, 결국 애프터마켓 시장을 활성화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이를 보완하기 위한 일명 ‘도어 그랩 핸들 트레이’ 또는 ‘틈새 수납함’ 제품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제품들은 손잡이 내부 공간에 쏙 들어맞도록 설계되어 스마트폰이나 작은 소지품들을 보다 안전하게 수납할 수 있게 해준다. 실용성과 미관까지 동시에 챙기며, ‘반쪽짜리 수납’을 ‘완성형 수납’으로 바꿔주는 셈이다.
디자인 하나에도 수많은 고민과 사용자 경험이 녹아 있는 시대다. 자동차 손잡이의 작은 변화 역시, 그 중심에는 사람의 행동을 관찰하고 해석한 결과가 담겨 있다.
하지만 완벽한 기능을 위해선 여전히 소비자의 참여와 적응이 필요하다. 자동차 제조사가 제공하지 못한 10%를, 소비자가 직접 보완해 나가는 시대. 그 속에서 차는 단순한 탈것을 넘어 ‘생활 공간’이자 ‘맞춤형 경험’의 장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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