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홀로 화성에 버려진 남자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절망이 아니라 계산이었다. 남은 식량, 버틸 수 있는 날짜, 그리고 감자 농사. 2015년 국내 488만 관객을 모은 리들리 스콧 감독의 '마션'은 우주 재난극을 가장 유쾌한 생존기로 바꿔놓은 영화다.
화성에 홀로 남겨진 식물학자
화성 탐사 중 모래폭풍에 휩쓸린 마크 와트니는 죽은 줄 알았던 동료들이 떠난 뒤 홀로 눈을 뜬다. 통신은 끊겼고 식량은 부족하다. 하지만 그는 식물학자다. 화성 기지 안에 감자밭을 일구고, 물을 만들고, 지구와 교신할 방법을 찾아낸다. "여기서 죽지 않겠다"는 한 남자의 과학적 사투가 시작된다.

유머로 버티는 조난자, 맷 데이먼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주인공의 태도다. 맷 데이먼이 연기한 와트니는 절체절명의 상황에서도 특유의 넉살을 잃지 않는다. 대장이 남긴 촌스러운 디스코 음악에 투덜대고, 카메라 앞에서 농담을 던지는 그의 모습에 관객들은 웃으면서 응원하게 된다. 비장함 대신 낙관을 택한 재난 영화의 새로운 문법이었다.

과학이 주인공인 영화
'마션'은 앤디 위어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철저한 과학적 고증으로 사랑받았다. 화성에서 물을 만드는 법, 궤도 역학을 이용한 구출 작전까지. NASA가 자문한 디테일들은 "이 정도면 다큐"라는 반응을 낳았고, 과학 교사들이 수업 자료로 쓰는 영화로도 유명해졌다.

전 세계가 한 사람을 구하러 간다
영화의 후반부는 한 사람을 구하기 위해 지구 전체가 움직이는 이야기다. NASA의 두뇌들, 동료 대원들의 결단이 맞물리는 구출 작전은 손에 땀을 쥐게 하면서도 뭉클하다. 국내에서 488만 관객을 동원하며 '인터스텔라', '그래비티'와 함께 우주 영화 흥행 계보를 이었다.

최근 같은 원작자의 소설을 영화화한 '프로젝트 헤일메리'가 극장가에서 흥행하며 '마션'을 다시 찾는 관객도 늘고 있다. 막막한 문제 앞에서 "하나씩 풀어가자"고 말하는 이 영화의 태도는, 우주 밖 우리의 일상에도 유효한 위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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