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 포트폴리오 풍향계]맥쿼리PE, 제뉴원사이언스 인수 완료…투자 보폭 넓혔다 [넘버스]

/사진=맥쿼리자산운용 홈페이지 갈무리

맥쿼리자산운용 내 PEF본부(맥쿼리PE)가 제뉴원사이언스 인수를 완료하면서 투자 영역을 바이오로 확대했다. 맥쿼리PE는 그간 폐기물, 가스 업체 등 에너지·인프라 명가로 활약했으나 영역을 확장하면서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보폭을 넓히고 있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맥쿼리PE는 최근 제뉴원사이언스 지분 전량을 인수했다. 지난 7월 IMM프라이빗에쿼티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지 3개월여 만의 딜클로징(거래종결)이다.

순차입금을 포함한 제뉴원사이언스의 기업가치는 총 7500억원, 지분 100%의 가치는 6200억원으로 산정됐다. 인수대금은 블라인드펀드인 맥쿼리코리아오퍼튜니티펀드(MKOF) 6호와 프로젝트펀드, 인수금융 등을 통해 조달했다. 인수금융 주선사는 KB국민은행, KB증권, 하나은행이 맡았다.

국내 위탁개발생산(CDMO) 시장 1위 업체 제뉴원사이언스는 국내외 제약사에서 수주한 합성의약품 제네릭 등을 위탁생산하거나 위탁개발하는 사업을 벌이고 있다. 연결기준 매출은 2022년 3480억원에서 2023년 3929억원으로 12% 증가하는 등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억원대에서 66억원으로 늘어났다. 현금창출 능력을 보여주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618억원 수준이다. 맥쿼리PE는 제뉴원사이언스가 국내 1위 CDMO 업체인 데다 고령화 속도가 빨라짐에 따라 안정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맥쿼리PE는 제뉴원사이언스 인수를 마무리하면서 투자 영역을 바이오 분야로 확대했다. 맥쿼리PE는 그간 폐기물처리 업체, 사회기반시설 사업을 운영하는 법인 등 인프라 범주에 포함되는 기업에 적극 투자하며 에너지·인프라 쪽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보였다. 대표 트랙레코드로는 폐기물처리 업체 WIK그린, 클렌코, 코엔텍, 새한환경과 울산 지역 유류저장 터미널인 UTK(태영호라이즌코리아터미널), 대전열병합발전소 투자건이 꼽힌다.

다만 맥쿼리PE가 2002년 한국 시장에 처음 진출한 뒤 폐기물처리 업체, 발전소, 터미널 등에 투자한 사례가 많다 보니 에너지·인프라 투자 전문 운용사라는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차츰 교통카드 시스템, 보안 서비스, 건물관리 등의 분야에도 투자하며 영역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맥쿼리PE는 롯데카드 자회사였던 교통카드 업체 이동의즐거움(옛 로카모빌리티)을 인수해 유틸리티 투자의 색채를 이어가면서 금융 영역으로 저변을 넓혔다. 2021년에는 LG그룹의 건물관리사업 자회사였던 공간관리전문기업 S&I코퍼레이션의 FM사업부(부동산시설관리)의 지분을 인수하는 투자도 단행했다. 당시 S&I코퍼레이션 FM사업부는 전국 250여개 건물과 1800여개 매장에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었다. 주로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 경기 이천 LG인화원, LG디스플레이 파주 공장, LG화학 청주 공장 등 LG그룹의 굵직한 사업장을 관리했다.

2018년에는 무인경비, 무인주차, 출입통제 등 물리보안 등을 주력으로 하는 보안전문 업체 ADT캡스 등에도 투자해 눈길을 모았다. 멀티플렉스영화관사업자 메가박스나 종합유선방송사업자 딜라이브 등도 맥쿼리PE의 이색 투자처로 꼽힌다.

이번 제뉴원사이언스 투자로 또다시 영역을 넓힌 맥쿼리PE는 자본적지출(CAPEX) 등의 투자로 기업가치 제고에 힘쓸 방침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생산 프로세스 고도화외 생산설비 대형화로 규모의 경제를 강화할 것”이라며 “제약사 고객사에 고품질의 제품을 보다 신속하게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남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