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3월 무역적자 사상 최대…관세 본격화 앞두고 수입 급증 영향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시행을 앞두고 기업들이 수입을 대폭 늘리면서 지난 3월 미국의 무역적자가 사상 최고 규모를 기록했다.

/사진=미국 상무부

6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3월 미국의 상품 및 서비스 무역적자는 전달 대비 14% 증가한 1405억달러로 나타났다.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1372억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3월 미국 수입은 전월 대비 4.4% 증가한 4190억달러, 수출은 소폭 증가한 2785억달러를 기록했다.

3월 소비재 수입은 사상 최대 폭으로 증가했는데 특히 의약품 수입이 71% 급증해서 역대 최대 규모인 504억달러를 기록한 영향이 컸다.트럼프 행정부는 향후 몇 주 안에 의약품에 대한 품목별 관세를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TD코웬에 따르면 일라이릴리와 화이자를 비롯한 미국 제약사들이 20여개의 생산시설을 운영하는 아일랜드와의 상품 무역 적자는 293억달러로 급증했다.

반면 캐나다와의 무역적자는 축소됐고 멕시코와의 무역적자는 2월에 기록한 역대 최대 수준과 비슷했다. 중국과의 상품 무역적자는 감소했다.

3월 무역적자 확대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확대되기 전에 미국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수입을 늘렸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는 지난달에 상호관세의 세부 내용을 공개한 바 있다. 또 앞서 3월부터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했고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은 145%까지 끌어올렸다.

앞서 1분기 무역적자가 급격히 확대돼서 미국 경제가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3%를 기록해 2022년 1분기 이후 처음으로 역성장했다. 특히 순수출과 개인소비 급감이 성장률을 크게 끌어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미국의 수입은 4.4% 증가해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는 지난달 16일 이후 중국발 미국행 컨테이너의 해상 운송량이 감소했다며 관세 회피를 위한 선제적 수입 급증 현상이 곧 완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미국공급관리협회(ISM) 조사에 따르면 제조업체와 서비스업체의 수입이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서 관세 시행 전 사전 대비가 막바지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무역적자가 축소되면 단기적으로 경제가 반등할 수 있다.

하이프리퀀시이코노믹스의 칼 와인버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흐름이 바뀌면 수입 규모는 바위처럼 곤두박질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이러한 변동성은 예측이 불가능하다”며 “현대 경제사에서 이런 일을 본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네이션와이드의 벤 에이어 이코노미스트는 이르면 4월 지표에서부터 수입이 감소한 것으로 확인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중국발 해상 운송량이 4월 하순 들어 이미 급감했다”며 “사실상 모든 게 멈춘 상태”라고 진단했다.

최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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